현장근무자들의 사기士氣, 기초 질서, 대화와 소통,
현장 조직 간 갈등, 관리자와 현장근무자의 갈등, 현장근무자들의 R&R,
현장감독자의 권한과 처우, 현장근무자의 기능 수준
우리 생산 현장의 힘이 있는가를 보려면, 정리정돈과 청소상태, 제품과 자재 재고량, 재공품의 보유량, 그리고 현장 데이터(작업일보)의 구성과 작성 상태, 게시판의 내용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정리정돈이 되어있고, 수시로 청소하는 모습이 보이면 좋습니다. 제품과 자재, 재공품이 아주 적다는 것은 공장의 실력을 잘 보여줍니다. 수요예측, 생산 우선순위 결정, 구매나 외주업체 관리, 설비의 안정 등이 종합적으로 실행되어야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ERP로 입력하더라도 작업일보의 구성, 즉 현장근무자나 감독자가 자신이 무엇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도록 항목이 구체적이고 많으면 수준이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게시판은 현장근무자들이 무엇을 어떻게 하려고 하고, 그들이 무엇에 관심이 있으며, 무엇이 부족한 상태인지를 말해주는 정보가 됩니다. 솔직한 소통의 내용을 직원들이 표현하고 있다면, 좋은 현장 분위기라고 해도 좋습니다.
물론 현장의 최종 결과물인 원가, 중간 결과물인 품질과 납기 등이 관리의 목적으로 중요한 사항이지만, 인력과 자재, 유틸리티 등을 투입하여 산출물을 만들어 내는 ‘과정’을 따져본다면 그렇다는 것입니다. 이런 생산성의 과정(프로세스)에 놓여있거나 출현하는 요인 중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지속적으로 좋아지는 현장을 만들어 갈 수 있는가에 대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첫째, 현장근무자들의 사기Morale를 관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기와 절실함이 같은 의미는 아니지만, 그들이 변화를 원하는지, 원한다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할 필요가 분명히 있습니다. 현장근무자 10명의 심정이 모두 똑같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아무 말이 없고 멍한 눈빛을 가진 사람들이 회사에 부정적인 말을 하는 사람들과 별 다를 바는 없습니다. 말하거나 말하지 않는 차이일 뿐입니다. 구내식당에서 점심식사 하는 모습, 근무복과 안전 장구를 착용한 상태, 걷는 모습, 머리 상태, 인사했을 때의 반응, 근무자들 간 대화의 빈도, 퇴근 후 모임의 분위기나 대화 내용 등을 눈여겨보면 현장근무자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에 데이터가 필요하다면 설문 조사를 해보는 것도 괜찮은데, 설문 조사의 항목 설계를 잘해야 합니다. 단순한 아마추어적 질문보다 진정성 즉, 문제의 파악과 개선의 의지가 담긴 전문가다운 질문으로 나타내야 합니다. 설문 조사 잘못하면 안 하느니만 못합니다. 설문의 종합 요약은 적절한 자리에서 그 결과와 함께 변화 시도의 방향 정도는 언급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궁금하니까.
현장근무자들이 변화를 얼마나 원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소한 것이든 엄청난 것이든 변화를 원하긴 원하는지에 관한 의견부터, 가능하면 증거까지 찾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절실함이 없는 사람들의 머리에 무엇을 넣고, 손에 무엇을 쥐여준 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변화에 대한 요구도 요구지만, 대부분은 회사, 정확히는 경영진에 대한 신뢰의 부족이 변화와 혁신에서 그들을 멀리 떨어지게 합니다. 경영진은 억울할 수 있겠지만, 사정이 이렇다면 직접 나서야 합니다.
경영진이 가장 힘을 쏟아야 할 것은 ‘알려주고, 알게 하는 것’입니다.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일하는데 천지 차이가 있습니다. 알고 하면 잘하려고 합니다. 모르고 하면 실수를 하게 됩니다. 변화의 요구와 분위기가 절실하지 않은 이유가 회사에 대한 불신도 있겠지만, ‘무엇을 변하게 해야 하는지? 뭐가 정상이 아닌지? 뭐가 문제란 거야?’ 등등을 몰라서 그런 경우도 있습니다. 하긴 거의 십 년에서 이십 년간 똑같은 일을 하고, 똑같은 밥을 먹고, 똑같은 사람들만 보고 살았는데, 이런 직원들에게 새로운 꿈과 희망을 품어봅시다, 개선과 혁신을 해보자는 말은 통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뭘 알아야 뭐라도 해볼 텐데, 저 시골 산골짜기에 가서 KTX 고속열차를 말한다면, 알지도 못할 것이고, 그게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현장근무자들의 사기는 어떻게 올리고, 변화에 대한 절실함을 어떻게 만들어 낼 것인가? 이것은 범위가 넓고, 쉽지 않습니다.
우선, 없는 시간을 쪼개서라도 교육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기서 ‘시간을 쪼개서’라는 말이 중요한데,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현장의 상황은 생산량을 맞추거나, 설비를 보전하거나, 미뤄 놓은 일을 해야 하기에 사실 전체 직원이 함께 또는 교대로 작업을 중지하고 교육을 진행하는 것이 언제나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항상 어렵고 안된다고 생각했지만, 어느 날부터 과감히 생산을 줄이거나 잔업을 해서라도 교육을 하거나 소집단활동을 뜻있게 진행한다면 직원들은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게 될 것입니다. 한 번이야 어쩌다 하는 것으로 생각하다가, 이런 교육이 수차례 반복되면 직원들의 생각도 달라질 겁니다. 어떤 생각? ‘이제는 무엇인가 확실히 하려고 하는구나!’라고 믿음이 조금씩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어떤 교육이라도 좋습니다만, 회사의 현재 상황을 소상히 알리는 것이 첫째이고, 힘들어도 함께 가야 할 방향을 전달해 주는 것이 둘째이고, 어떻게 하면 제대로 옳게 그 과업을 추진할 수 있는지 제시하고 토론하여 공감하면서 실천방법에 서서히 접근하는 것이 셋째입니다.
이런 교육 프로그램에는 ‘진정성’이 정말 중요합니다. 진정성을 가지려면, 이런 프로그램을 담당자나 사외강사에게만 맡겨서는 안 됩니다. 임원, 팀장 등 리더 그룹에서 직접 교육 내용을 수정하고, 보완하고 보완해야 합니다. 이런 점을 지나치면 실패합니다. 이런 교육을 꼭 사외 전문강사에게 모두 맡겨 진행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말이 좀 서툴어도, 자료를 많이 준비하지 못해도, 팀장이나 파트장, 임원이 손수 준비한 교육자료를 가지고 직원들 앞에서 현상은 솔직하게, 해결방법은 자신 있게 말하면 됩니다. 사내강사의 빈틈을 보완하고, 외부전문가가 보는 시각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확인하기 위한 정도로만 외부 강사를 활용해도 괜찮습니다. 아무튼, 이런저런 이유로 거의 하지 못했던 전체 직원들에 대한 전면적이고 반복적인 교육이 제대로 진행된다면, 그러한 움직임과 내용에 직원들은 긍정적 영향을 받게 될 것입니다.
둘째, 현장에서 스스로 지켜야 하는 기초 질서의 상태를 관찰하는 것입니다.
월급을 받으면서 일하는 사람들은 어린이가 아니라 성인입니다. 그런데, 가끔 어른들이 아이들 같이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문제가 됩니다. 어린이는 불편하면 참지 못하는데, 어른들은 본인이 익숙하지 않아도 불편함을 참으면서 자기는 물론 동료와 현장을 위해 지켜야 할 것이 많습니다.
제일 중요한 게 출근입니다. 자영업을 하는 사장도 고객과 직원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아무리 힘들어도 노력합니다. 심지어 월급 받는 사람이 이유도 없이 출퇴근이 분명하지 않다면 직장인으로서 자격이 없습니다. 삼진아웃으로 처리해야 하며, 이런 사람이 있으면 안 됩니다. 어떤 이유라도, 안 되는 것은 분명히 안 되는 것으로 해야 합니다.
시간 지키기도 중요합니다. 작업이 시작되는 시각, 중간의 휴식시간과 점심시간, 퇴근 전에 정리하는 시간, 퇴근 시각, 가끔 있는 회의와 같은 모임 시각 등등 시작과 종료의 시각이 관리되고, 스스로 지키려 노력하는 분위기인지 아닌지가 관찰의 대상입니다. 시간을 지키지 않는 직장의 특징 중 가장 큰 문제는 관리자들이 이걸 뻔히 알면서도 내버려 두고 있다는 것입니다. 휴식시간이 지났거나 아닌데도 아직도 그 자리에 남아있는 것을 뻔히 보면서, 지적하여 바로잡지 못하는 모습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까?
주로 현장의 어떤 계층이 규칙을 위반하는지 파악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선임직원인지, 중간직원인지, 신입직원인지를 파악해 봅니다. 보통 이런 현상은 ‘묻어가는’ 심리입니다. 선임이 하면 중간과 신입이 따라 합니다. 선임부터 규칙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누구도 예외 없이 통제해야 합니다.
우선, 시간 지키기 캠페인을 시작합니다. 모든 휴식 장소와 근무 장소에 규정된 시간[시각]을 명확하게 게시, 공지해야 합니다. 그리고 조회나 모임을 할 때마다 강조합니다. 현장 직제상 리더나 선임들이 솔선수범할 수 있도록 계기를 만듭시다. 물론, 시간을 지키기 곤란한 상황이 있다면 서로 의견을 모아 합리적으로 신속히 개선해야 합니다. 지킬 수 없는 상황, 지키면 손해 본다는 상황을 계속 줄여가야 합니다. 시간 지키기는 기초 질서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지만, 현장의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큽니다. 가용시간可用時間 중에서 비상식적인 낭비 시간을 줄여 유효시간을 늘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생산에 유효한 시간으로 전환해야 회사도 직원도 모두 좋아집니다.
복장과 용모에 대해서도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합니다. 대부분 현장에서 안전모, 상의, 하의, 안전화 등등 안전과 움직임의 편리함을 위한 복장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머리 상태나 수염, 손톱의 상태, 귀걸이나 목걸이, 향수까지도 통제하고 있는 곳도 많습니다. 얼마나 규정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관찰합시다. 복장과 용모는 타인을 위해서라기보다, 실제로는 근무 중 본인의 절대 안전을 위한 보조 도구입니다. 모자를 올바르게 써야 하는 이유가 있고, 안전화를 꺾어 신으면 안 되는 이유가 있고, 상의 지퍼를 잘 올려야 하는 이유도 있으며, 귀걸이를 하면 안 되는 이유가 있고, 화장하면 안 되는 이유 등등이 분명히 있을 겁니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이유’가 있는데, 그 이유를 모르고 있거나, 이유를 충분히 설명해 주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분명한 지적이나 ‘처벌’로 불이익이 없습니다. 자기 몸 관리를 잘하고 있는지 관찰해야 합니다. 작업복이 더러운 것과 작업을 열심히, 잘하는 것은 똑같지 않습니다. 오히려, 능숙한 작업자의 모습은 옷에 땀 차거나 기름이 묻은 작업 후에도 항상 청결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사실 기초 질서는 간단합니다. 습관만 되면 쉽습니다. 기초 질서는 간단하고 쉽기 때문에 어기는 것도 간단하고 쉽습니다. 그래서 기초 질서의 수준이 그 현장직원들의 생각 수준, 일의 수준, 사는 수준입니다. 기초 질서에 대해 반응하는 그들의 태도를 보면 사람들 마음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변화의 기본이 됐는지, 안 됐는지가 보입니다.
셋째, 서로 말을 하나, 안 하나를 관찰해 봅니다.
일종의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꼭 목적을 가진 소통이라기보다는, 우선 사소한 말 섞기라도 되는 분위기인지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생산량이 많은, 생산성이 높은, 엄청 바쁜 현장은 자기 일하느라 작업 중에 누구랑 이야기하는 것은 상상할 수조차 없다고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 우리나라 기업의 현장이 그런 상태는 아니고, 한 사람이 여러 대의 기계를 운전하는 곳을 빼면, 서로 얼굴 볼 시간 정도는 있습니다. 일하는 건 일하는 거고, 현장의 통로를 오가면서, 짧은 휴식 중에도, 식사 중에도 같이 걷거나 앉을 수 있는 시간은 있습니다. 그때, 우리 현장직원들이 서로 눈을 보면서 인사하고, 먼저 말을 걸고, 대답해 주는지 좀 살펴봅시다.
아무리 바빠도 인사할 수 있습니다. 특별히 할 말이 없어도 식사했냐고, 바쁘냐고, 반갑다고 가볍게 말은 걸 수 있습니다. 누가 묻는데 모르면 모른다고 대답할 수도 있습니다. 서로 말하지 않는 것은 당연히 서로에게 관심이 없다는 것이겠지요. 이게 인간관계라는 점에서도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지만, 현장이란 곳에서 이것으로 인해 벌어지는 문제는 아주 심각합니다. 서로에게 관심이 없다는 것은 내 일밖에는 관심이 없다는 것이니, 본인의 다음 사람이나 앞 사람이 하는 일엔 관심이 없게 됩니다. 이래서는 함께 일하는 연속작업인 현장 전체가 나쁠 수밖에 없습니다.
현장은 쉽고 재미있는 일이 별로 없습니다. 그럴수록 서로서로 이해하면서 도와야 합니다. 그게 되기 위해서 일단 친해야 합니다. 친해지려면 상대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그 사람을 알기 위해 작은 것이라도, 사소한 것부터 스스럼없이 서로 이야기하는 분위기여야 합니다. 누가 누구에게 자기가 원하는 것을 말한다고 전부를 얻을 수 없습니다. 그래도, 말은 할 수 있지 않습니까? 말을 하면 답답함은 좀 줄어들겠고, 말을 하지 않으면 자기만 알고 있는 고민은 몇 배가 될 것입니다. 현장근무자들이 서로를 얼마나 알고 있고, 스스럼없이 이야기하고 있는가? 이 상태를 잘 관찰하면 그 현장에서 어떤 변화가 얼마나 가능할지 어림잡을 수 있습니다.
현장근무자 간의 대화가 아닌, 조직 계층 간 대화 중 눈여겨볼 것으로 경영자나 임원이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경영설명회’라는 것이 있습니다. 재무적 데이터만 제시하는 것이 아니고, 소상하게 회사의 상황을 정확히 알리자는 목적입니다. 그 자리에서 어느 정도는 정리된 이야기가 나옵니다만, 경영설명회를 진행하는 사람이 참석자 모두를 이해시키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경영설명회가 끝난 다음에 부서별로 자리를 만들어, 궁금한 것에 대해 부서장이 설명을 추가하는 것이 좋습니다. 경영진의 대화 방법과 부서장의 대화 방법, 현장근무자의 대화 방법은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것으로 부서장과 현장근무자 일부나 전체가 모인 ‘간담회’라는 것도 있습니다. 억지로 시켜서 될 일은 아니지만, 가능하면 한 사람도 빠짐없이 말하도록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평소 또는 이런 자리에서 말이 없는 사람을 원래 말이 없다고 넘어가지 말고, 부서장은 말할 수 있게 잘 유도해야 합니다. 그런데, 간담회라 하면 오히려 부서장들이 부담스럽게 생각합니다. 요구사항만 잔뜩 나오기 때문이랍니다. 그런 요구를 부담스럽다고 생각하는 것은 동업자 의식이 없기 때문입니다. 생각과 태도를 바꿔야 합니다. 또한, 간담회에서 거론하는 내용도 가능하면 우리 부서, 우리 현장에 국한된 우리 문제의 해결방안을 열심히 찾고, 회사 전체적인 이야기는 메모하여 나중에 따로 해결합니다.
넷째, 현장 조직 간의 갈등은 없는가를 잘 살펴봅니다.
조직 운영이란 것이 서로 맡은 일이 있고, 그 맡은 일이 작동이 잘돼야 하며, 맡은 일 사이사이에 끼인 일도 먼저 처리해줘야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이 당연합니다. 서로가 필요할 때, 미리미리 조처를 해주면 문제가 생겨도 신속하게 해결될 것입니다. 하지만, 관계가 좋지 않아 본인들의 형편만 고집한다면, 문제 해결도 어렵고 일은 더 꼬이게 됩니다. ‘관계’가 좋지 않은 것입니다.
이런 현상과 반대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는 것이 뭐냐면, 누가 뭐라 할 것 없이, 자기가 먼저 열심히 하면, 다른 사람들이 도와주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대부분 ‘관계’는 ‘바라는 것’이 충족될 때 지금보다 좋아지는데, 도움을 바라기 전에 본인이 먼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진정으로 보이는 것입니다. 자기가 자기 할 일에 최선을 다하지 않고 손만 벌리고 도와 달라고만 하면 누가 도와주겠습니까? 이렇게 심사를 뒤틀리게 하는 것이 바로 갈등의 시작입니다. 말과 행동이 잘못된 것입니다.
변화와 혁신의 큰 목적 중 하나가 바로 현장 조직 간의 갈등을 없애는 것입니다. 무엇이 옳은 것이라는 것을 알아도 이 갈등이 심각하다면, 변하기 위해 누구도 앞에 나서지 않게 됩니다. 나서는 순간 모두의 적敵이 되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장 조직 간의 갈등을 제삼자는 쉽게 찾아낼 수 없습니다. 누구보다 그 본인들이 잘 알고 있습니다. 정당하게 일이 분업 되지 않고, 내 일과 네 일이 그들만의 방식과 생각대로 업무가 나뉘어 있었다면, 이것이 바로 갈등의 증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럴듯하게 보이지만, 사실은 철저하고도 완벽하게 장벽을 쌓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장벽을 그들 스스로 무너뜨리지 못합니다.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회사는 조직이기 때문에 당사자들이 해결할 수 없거나 충돌이 빈번한 것은 그들의 상위 계층이 풀어야 합니다. 즉, 관리자 중 담당이, 담당이 안 되면 부서장이 풀어야 합니다.
우선, 현장 갈등이 존재하는 부서장들의 협력이 좋아야 합니다. 부서장들이 먼저 사이가 좋아야 합니다. 부서장들이 위로부터 이해와 협력을 시작하면서, 그러한 모습과 실제 업무수행을 현장에 보여주면서 각자의 현장 조직을 통제해 나아가야 합니다. 현장관리자, 현장감독자, 현장근무자의 순서로 하나씩 돌파해야 합니다. 다른 접근방법은 이미 위에서 언급했지만, 도움을 요청하기 이전에 스스로 최선을 다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스스로 애쓰는 모습이 눈앞에 보이면 돕지 않을 사람은 없습니다. 사실, 이것이 더 중요합니다. 해보면 압니다.
다섯째, 무능한 관리자와 현장근무자와의 갈등입니다.
당연히 이 갈등의 99%는 무능한 관리자의 문제입니다. 일단 말이 안 통하는 겁니다. 말이 안 통하는 관리자가 권한을 휘두르게 되면 임원조차도 막을 수 없는 일로 꼬이게 됩니다. 이런 관리자는 회사보다 본인을 항상 먼저 생각합니다. 본인 생각만으로 우깁니다. 협박과 권한으로 줄을 세웁니다. 결정적으로, 이 모든 흠결을 주변에서 다 알고 있는데 본인만 모릅니다. 게다가 뻔뻔하게도 본인에게 예의를 갖추고 자신의 비위를 맞추라고 요구합니다. 갈등을 증폭시키는 절대 요인인데, 보통 회사의 인사 명령은 일 년에 한 번 하는 거라 중간에 이런 관리자를 교체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눈치만 보고 있지 아무도 일하려 하지 않기에 문제는 계속 터지게 되고, 관리자와 현장의 갈등이 커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이런 관리자를 제거하는 것입니다. 그 어떤 방법도 노력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런 사람이 사라지면 정상으로 돌아옵니다.
관리자와 현장근무자와의 갈등 요소는 사람 말고, 업무 처리 과정에서도 발생합니다. 현장근무자는 위에서 빨리 결정해 주지 않는다고 하고, 관리자는 왜 지시한 대로 처리하지 않느냐고 합니다. 사실 이런 갈등을 꼭 나쁜 갈등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일단 일을 하고자 하는 데서 드러나는 의견이나 반응이라면 말입니다. 하지만, 조직에서 일할 때 서로 약속하는 ‘언제까지’라는 것이 있습니다. 설사 결정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시간을 지켜주는 것이 이러한 갈등을 예방하는 것이고, 미리미리 또는 중간에 일 처리가 올바르게 되도록 요구사항 등을 확인해 본다면 현명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 집단의 갈등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우선은 관리자가 잘해야 합니다. 현장근무자를 대하는 관리자들의 표정과 태도가 현장근무자와의 관계를 파악하는 결정적인 증거임은 틀림없습니다.
여섯째, 현장 조직에서 현장감독자, 현장직원의 역할과 책임R&R(Role & Responsibility)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가를 보아야 합니다.
일상 업무를 수행하는데도 R&R은 꼭 필요한 운영 기준이며, 변화와 혁신 즉, 새로운 일을 추진하기 전에는 반드시 확인해 보아야 합니다. 누가, 무슨 일을, 언제까지 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현장은 정해진 일을 반복적으로 수행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일의 계획-실행-확인-조치단계가 작동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관찰하고 파악해야 할 점은 그 과정에서 현장감독자나 조장들의 역할이 적정한가입니다. 이들이 확인하고 조치하는 사항들이 꼭 필요한 것이고, 필요한 것이라면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그저 결과를 봤다는 사인만 하는 것인지, 문제에 대한 원인분석과 재발 방지를 제시하고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늘 하는 일에서도 ‘누가’라는 부분이 간혹 생략되기도 합니다. 이럴 때는 누구한테 말하지? 이것은 누구하고 결정하지? 이런 것들이 미리 정해지지 않으면 혼란이 발생합니다. R&R을 결정해 놓는 것이 형식적인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막상 어떤 처리 절차에 따라 일을 하기로 하여 프로세스를 만들고 담당을 결정할 때는 네가 하는 거 아니냐? 그걸 왜 내가 하느냐? 일이 많은데 그것까지 어떻게 해주냐? 나중에 정하자 등등으로 결정되지 않고 소란스러워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R&R을 결정하지 않으면 프로세스가 중간에서 뚝뚝 끊어지게 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일곱째, 현장감독자의 권한이나 그들에 대한 처우의 상태를 점검해 보도록 합시다.
현장감독자에게 요구되는, 바꿔 말하면, 그의 능력으로 갖춰야 하는 2가지 지식과 4가지 기술이 있습니다. ‘업무의 지식, 직책의 지식, 가르치는 기술, 인력관리 기술, 개선 기술, 안전작업 기술’입니다. 맞는 말이지만, 사실 그러한 능력을 체계적으로 차분히 육성해주는 회사는 거의 없다고 봅니다. 결국, 현장감독자 입장에서는 업무적, 도의적 책임은 크고 많지만, 실제 권한은 별로 없습니다.
현장근무자들에게 현장감독자란 그들의 꿈이자, 그들이 바라고 원하는 모습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현실은 현장감독자를 만들어 내기도, 현장감독자가 되기도 힘듭니다. 왜? 대부분 현장근무자가 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그걸(현장감독자를) 왜 하냐고 합니다. 일단 처우가 특별하지도 않고, 책임만 크니 말입니다. 신경 쓰지 않고 널널하게(?) 회사에 다녀도 되는데 사람들 때문에 늘 속상하고, 해야 할 일만 많기 때문이랍니다. 게다가 추가되는 수당도 턱없이 적다고 합니다.
변화와 혁신은 모두가 함께하면 참 좋은데, 시작할 때나 추진의 중간에 어려움이 닥쳤을 때, 현장감독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현장감독자들이 하고자 하면 되고, 안 한다고 등을 돌리면 안 됩니다. 현장감독자에 대한 처우가 어떠한지? 규정된 권한과 실제 권한의 차이는 있는지? 그들은 하루 동안 어떤 서무, 관리적인 일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현장근무자들은 현장감독자들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알아봅니다. 리더? 리더십의 측면으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현장감독자에 대한 처우는 특별해야 합니다. 그러나, 나이가 많으니 현장감독자가 된다는 식으로 현장감독자가 되면 절대 안 될 것입니다. 오랜 기간의 근무 성적, 다면평가, 마지막 인터뷰까지 심사숙고해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아니다 싶으면 아닌 겁니다. 일단 현장감독자로 선임하면, 금전적인 처우부터 본인이 ‘대접받고 있다, 존중받고 있다’라는 느낌이 들도록 배려해야 합니다. 그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별도 사무실, 본인의 책상이나 업무 처리용 장비 등등은 기본입니다. 팀장이나 임원과의 정례적인 협의 등도 계속해야 합니다. 또, 설비도입이나 훈련의 필요로 외국에 파견할 때도 우선하여 배려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런 배려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현장감독자가 현장근무자들을 평가할 수 있고, 그 평가에 따른 포상과 처벌을 결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다 못해도 이건 해야 합니다. 당연히 현장근무자들이 평가받기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으니, 문제가 발생할 것입니다. 다툼도 많아지고 어쩌면 노동조합과의 불편한 논쟁도 생길 것입니다. 그러나, 입장의 차이 때문에 정당한 일을 못 해서는 안 됩니다. 논의하고 논의하되, 시간이 얼마나 걸려도 옳은 일을 옳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현장감독자들을 선임할 때는 잘 뽑아야 합니다.
과연 우리 생산 현장이 변화와 혁신의 기회를 잡아낼 수 있을까? 여덟 번째로 파악해 보아야 할 것이 우리 현장근무자들의 기능 수준입니다.
이 기능 수준 자체가 변화와 혁신의 대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만, 혁신의 범위를 전체로 본다면 부분이 되기도 합니다. 기능 수준이 고객의 요구 수준에 적합한 제품을 만들어 내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면 당연히 혁신보다는 안정화가 더 급합니다. 정해진 작업을 제대로 할 수 없는 미숙련의 상태를 일단 정상화해야 하고 그다음으로, 좋고 나쁨이 들쑥날쑥한 불안정한 상태를 확인해야 합니다. 차라리 고장 나거나, 어쩌다 실수해서 확실히 드러난 것이라면 조처가 쉬운데, 원인이 불명확한 만성적 문제가 계속 발생한다면 현장근무자 한 사람 한 사람 기능 수준을 반드시 살펴야 합니다.
또 한 가지, 현장만의 문제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이 이직률입니다. 신입으로 입사하자마자 수습이 종료되기 전에 못 하겠다고 그만두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직률이 높으면 현장의 안정화가 매우 어렵지 않습니까? 처음부터 채용을 잘해야 한다고는 하지만, 사람을 구하기 어려운 현실에 있는 회사들은 그렇게 잘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급하게 현장에 투입해서 작업은 작업대로, 사람 관계는 관계대로 곤란을 초래하여 후회하기보다는, 채용을 서두르지 않는 편이 더 나을 것입니다. 현장 기능의 문제와 더불어 아마도 자재의 문제가 현장을 곤란하게 만들 것입니다. 외주 또는 일반 구매로 들어오는 자재가 품질 규격에 맞지 않아도 문제가 되고, 공급이 맞지 않아도 문제가 됩니다. 이런 부분은 기술과 관리 두 가지 문제가 복합된 결과입니다. 공장 안에서 노력하여 해결할 수 있는 것을 빼고, 외주나 구매회사를 엄격히 관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개선의 효과를 얻어내기는 절대 쉽지 않습니다.
기능은 열심히 배워라, 연습해라, 잘하라고 한다고 바람직한 수준으로 쉽게 올라가지 않습니다. 잘하든 못 하든, 어려운 일을 해도, 쉬운 일을 해도, 받아가는 월급이 똑같은데, 뭐 하러 힘들게 사느냐가 현장근무자의 생각입니다. 그래서, 차이가 나도록 해야 합니다. 잘하는 사람은 더 많은 보상을 해주어야 합니다. 급여 규정을 고칠 수 있다면 능력에 맞도록 받아갈 수 있게 고치고, 규정을 바꿀 수 없다면 규정 안에서 챙겨줄 수 있는 최대한을 챙겨주는 것이 맞는 일입니다. 일 잘하고 일 많이 하는 사람이 좀 더 많이 받아가는 것에 대해 대부분 현장근무자는 반대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막상 평가하려고 하면, 돈을 많이 받는 것은 좋은데, 평가는 받고 싶지 않다고 합니다. 모순입니다. 이렇게 어렵긴 어렵습니다. 그러나, 안 되는 것도 아닙니다. 이런 문제까지 해결하는 것이 함께하는 변화와 혁신입니다.
8가지를 관통하는 행운의 열쇠는
그 기업의 ‘교육훈련역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