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리더를 향한 신뢰가 무너지는 9가지 증상

by 김동순


만남 회피, 엉뚱한 말, Big Picture 없음, 사소함에 빠짐, 화火,

불공정한 인사人事, 속 보이는 처리, 살 궁리, 회삿돈 유용



리더십이 완벽, 완전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특히 경쟁이 치열한 기업의 경우, 외부 환경이나 내부 역량이 항상 불안정한 상태에 있기 때문에 경영자나 리더가 평가받는 리더십은 언제나 ‘진행형’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불편한 사건으로 리더십이 망가져 버려, 조직이 혼란한 지경이 된다면, 조직은 물론 구성원 모두 엄청난 충격과 실의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모든 사건은 전조前兆가 있을 텐데, 그 신호Sign을 알아채지 못했거나, 무시해버렸던 결정은 큰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한 징조를 살펴보고, 역지사지易地思之로 풀어보기 바랍니다.


첫째, 경영 리더가 직원들을 자주 만나지 않으면 신뢰는 나빠집니다.


10년이 넘도록 근무한 직원이 아직 단 한 번도 오너의 얼굴을 직접 본 적이 없다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회장님, 사장님을 멀리서만 봤을 뿐 가까이서 한 번도 인사를 나눠본 적이 없다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물론 그런 자리가 있었지만, 본인이 참석하지 않았다면 그 사람의 잘못입니다만.


섬김의 리더십Servant Leadership. 말 그대로 섬기기까지는 아니더라도, 직원 없이 조직이 성립되지 않는 뻔한 이치理致에도 직원들을 만나지 않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요? 여기서 리더의 사정을 굳이 들어 볼 필요는 없습니다. 많은 동서양 경영의 구루(Guru, 대가)들이나 극적인 회생을 해낸 회사의 존경받는 경영자들은 리더에 대한 믿음이 겸손함과 경청하는 태도에서 형성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민간 기업 중 아주 큰 위기를 극복했던 대부분 사례에서 최고 경영자가 가장 먼저 했던 행동이 먼저 직원들에게 달려가서 만나고, 대화하는 것이었습니다. 겸손과 경청은 직원들의 경영 리더에 대한 부담감이나 두려움을 줄이고 안전감을 높입니다. 또한, 지시하기보다 질문을 곁들여 설명해 준다면,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가족’이라고 경영 리더가 말하는데, 자주 만나고 서로 생각을 주고받는 것이 ‘가족’ 아니겠습니까?


둘째, 경영 리더가 엉뚱한 말을 하면 신뢰가 나빠집니다.


직원들은 온종일 자료를 만들어 내고, 끊임없이 보고하고, 수정하기를 반복합니다. 또한, 업무와 관련하여 상당한 데이터가 머릿속에 저장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경영자의 특별 지시 사항이나, 결재 서류의 최종 결정 의견이 타당성 없이 직원들의 데이터나 해결 방향과 완전히 다르다면, 아니! 도대체 사장님은 무슨 생각으로 일을 이렇게 풀어 가시는 거야? 이렇게 해서는 문제 해결이 안 된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경영진은 일반 직원들보다 더 많은 고급(?) 정보를 갖고 있기에, 직원들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말하는 것은, 그것도 어느 정도라는 것입니다. 엉뚱한 소리를 하지 않기 위해서는 자기를 보좌하는 직원들을 존중하고 함께 풀어가야 할 것입니다.


해결방안이 효율적이고, 경제적이고, 지속 가능하다면 누가 엉뚱한 소리라고 반발하겠습니까? 물론 현안의 해결이 아닌, 대대적이며 근본적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큰 그림이라면 이것과 차원이 다른 사안입니다.


셋째, 위기 극복의 큰 그림Big Picture이 없으면 신뢰가 나빠집니다.


여기서 Big Picture는 홈페이지에 화려한 문구로 치장된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조직이 이익을 못 내는 어려운 상황이 수년간 계속되고 있는데도, 그것을 극적으로 해결 가능한 그림이 없는 상황에서 필요한 ‘무엇’입니다.


직원 모두가 계속 큰 걱정을 하고 있는데 검토한다, 검토한다고 하면서 확실한 의사결정을 미룬 채, 시간은 흐르고, 상황은 더 나빠지고 있습니다. 경영 리더 자신도 그 문제를 모를 리 없는데, 결정을 못 하고 있습니다. 리더십의 부재가 뻔합니다. 보안상의 문제가 있습니다만, 어느 정도는 직원들에 설명하고, 동의를 구할 부분은 논의하면서 계획을 다듬고 실행을 신속히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경영 리더가 걱정하고 해결해야 할 것을! 직원들이 걱정하게 하면 안 됩니다.


넷째, 사소한 것을 너무 정열적으로(?) 관리하면 신뢰가 나빠집니다.


경영 리더의 일에서 중요한 것은 ‘방향 잡아주기’ 아니겠습니까? ‘어디로?’ 와 ‘왜 그리로?’라는 답안을 제시하는 것만으로도 경영 리더는 엄청난 에너지를 쏟고 있습니다. 그 답을 얻기 위해 정확한 정보를 모으고, 확인하고, 조직의 역량을 점검하여 잘 추스르는 것이 얼마나 힘듭니까?


그런데도, 작은 지출까지 챙기고, 사소한 문제 해결까지 본인이 다 처리하게 되면, 직원들을 못 믿는 꼴이 되어버립니다. 물론 맡겨 놓은 게 마음에 쏙 들진 않겠지만, 그 못 믿는 고비를 잘 넘기면 성공할 것입니다. 믿어주는 사람을 배신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이런 사람은 경영 리더가 빈틈없이 챙겨도, 무슨 수를 내서라도 손해를 끼칩니다. 이것은 직원들의 협업이나 시스템으로 예방되도록 하는 것이 올바른 선택입니다. 사소한 것에 매몰되지 말자는 것이 조직의 일을 챙기지 말자는 의미가 아니라, 권한을 위임하고, 더 책임질 큰일에 집중하시라는 것입니다.


다섯째, 화를 자주 내면 신뢰가 나빠집니다.


경영 리더가 왜 화를 내는지 생각해 봅니다. 우선, 지시한 대로 진행이 안 되었거나, 의도한 만큼의 성과가 없거나, 직원들이 제 몫만큼의 일 처리를 안 해서 회사 성장의 기회를 계속 놓치는 때입니다.


그런데, 경영 리더가 이와 같은 이유가 아닌데 화를 내는 건? 사업과 조직 운영의 흥미, 호기심, 동기부여를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스스로 조절이 필요한 개인적인 문제입니다. 그래서, 화가 나는 이유를 분명히 밝힐 수 없고, 그러다 보니 강도가 점점 강해지거나 불규칙해집니다. 그러니 직원들은 불안합니다. 이유를 모르는 불안에서 해답을 찾을 수 없기에, 화만 내는 경영 리더와 마음의 거리가 점점 멀어지게 됩니다.


여섯째, 예상치 못한 사람이 승진하고 리더가 그런 사람을 곁에 가까이 두게 되면 신뢰는 나빠집니다.


직원들이 도무지 이해가 안 되고, 화가 나고, 일하기가 싫어진다고 합니다. 승진 발표나 평소 의사결정에 관련된 사람들을 보면 말입니다. 경영 리더가 고심한 끝에 높은 자리에 사람을 올리고, 보좌하도록 임명하였는데, 직원들의 판단이 ‘저 사람이? 왜?’라고 합니다. 직원들이 오해한 것이라면, 그가 실력을 발휘해서 결과를 보여주면 됩니다. 그러나, 대부분 직원들의 판단이 더 옳습니다.


경영 리더의 최우선 책무가 바른 인재를 구하여 쓰는 것인데, 만약, 정말 만萬에 하나라도 경영자의 사심이 들어있다면, 절대 벌여서는 안 될 일입니다. 게다가, 채용 압력과 같은 것을 행사해서도 안 됩니다. 이런 떳떳하지 못한 처리가 우리 조직 내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공공연히 진행된다면, 이것을 누가 용납하겠습니까? 불통과 부패, 전횡은 항상 권력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공정하지 않게 시작된다는 것은 어디서나 증명되고 있습니다. 가장 경계할 것은 자신이고, 둘째는 측근입니다. 다 아는 이야기입니다.


일곱째, 속 보이는 일을 추진하면 신뢰가 나빠집니다.


조직의 실제 오너, 전문경영인, 간부들이란 경영 리더가 욕망이 없겠습니까? 스스로 삼가는 것이 맞습니다만. 지명됐든, 선출됐든, 본인이 해보겠다고 나섰으니, 그 자리까지 가게 된 것입니다. 하지 않겠다는 사람이 거기까지 갈 순 없습니다. 오너도 성과를 보여야 할 정도이니, 오너가 아닌 경영 리더들은 오죽하겠습니까? 그렇다 보니, 철저히 오너를 향한 충성심(어쩔 수 없다고 하는데)을 보여야 그 자리가 연장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합니다.


조직과 거창하게 말하자면 국가, 사회, 고객에 맞춰 일해야 직원들이 이해할 수 있는데 말입니다. 오너만을 향한 충성에 연연한 모습을 보이는 경영 리더의 말로末路와 그런 조직의 쇠퇴를 두 눈으로 목격했던 직원들이 과연 그런 경영 리더를 따를 수 있겠습니까? 월급쟁이의 속성이라고 비하할 수 없지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그만큼 밖에는 갈 수 없는 것입니다. 그래도 그런 태생적 운명(?)은 버릴 수 없고, 변하지 않겠지만 좀 크게, 길게 볼 수 있으면 더 좋겠습니다.


여덟째, 경영 리더들이 자기들 살 궁리만 하고 있다면 신뢰는 나빠집니다.


사실, 이건 역설逆說로 증명됩니다. 경영 리더에 대한 신뢰가 없으니, 직원들도 다들 자기 살 궁리만 하는 것입니다. 리더가 무능하니까.


경영 리더들이 자기 살 궁리만 하는 것을 어떻게 알아챌 수 있습니까? 가장 두드러지는 현상이 위만 보고 모든 것을 결정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입니다. 철저하게 윗사람의 입맛(?)에 맞춰 결정하는 것은 물론이고, 부하 직원들의 의견은 절대 듣지 않습니다. 본인의 결정 기준은 없고, 윗분의 지시만 받습니다.


이런 나쁜 경우도 있습니다. 요즘은 명예퇴직으로(이게 명예로운 건 아닌데) 이 틈에 한몫 챙겨서 나가겠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들은 리더십 따위? 윗분 따위? 부하 직원 따위의 말은 듣지도 따르지도 않습니다. 눌러 앉아있을 정도만 적당히 유지합니다. 이런 사람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면 그 조직의 경영 리더가 과연 존중받을 수 있겠습니까?


아홉째, 금전적 문제로 소문이 안 좋으면 신뢰는 나빠집니다.


좋은 표현은 아닌데, 경영 리더로서 가장 치사한 게 금전적인 나쁜 소문입니다. 사실이라면, 감추려고 할수록 더 소문이 나게 되는 이상한 것입니다. 주어진 한도에 맞도록, 규정에 따라 사용하면 아무 문제 될 일이 없는데, 규정을 적당히 무시하고, 여태껏 그렇게 처리했다는 핑계로, 자신의 소소한 것까지 회사의 소중한 자금을 사용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법인카드 지출명세를 추적해보면, 차마 당사자에게도 말하기 거북한 내용이 의외로 많습니다. 이 업무의 담당 임원이 이용 명세를 체크하고, 경영 리더들에게 정기적으로 통보해야 합니다. 그것이 관리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것입니다.


저수지 제방의 작은 구멍으로 물이 새기 시작하면, 그 둑은 무너지는 것은 당연한 순서입니다. 둑이 터지기 전에 적은 노력과 실천으로 예방할 수 있는 것이 보통의 상식입니다.



직원들은 리더십이란 큰 덩어리보다,

사소한 것에 상당히 예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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