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하지 않는 경영진
생산량 급증이나 급감의 대처 능력 부족
직무 품질의 저하
처음부터 꼬인 구직과 구인
직장 생활 10년이나 15년쯤 되면 보이고, 들리고, 느낌이 오지 않습니까? 거래와 협상이 힘든 고객도 많이 겪어보고, 회사의 이런저런 사건 사고도 처리해보고, 간다는 사람을 보내고, 온다는 사람은 맞이하고. 그러다 무슨 일이 생기면, 예전엔 어떻게 했던가 경험도 돌아봅니다.
매년 성장하든, 한동안 정체되든, 지금의 상황이 왠지 전과 같지 않다는 진단을 내립니다. 그런데, 있는 사람들도, 새로 온 사람들도, ‘위기에 반응이 전혀 없다’라는 느낌입니다. 사람은 반응하는 존재라, 반응이 각각 다른 사람들의 태도가 예전 같지 않습니다. 사람만 봐도 이런데, 도대체 무슨 문제인지!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제조업의 문제를 조심스럽게 정리해보겠습니다.
첫째, 반성하지 않는 경영진의 문제입니다.
가장 큰 문제입니다. 창업했거나 2~3세 경영자로서, 또는, 전문 경영인으로서 오랜 시간 숱한 어려움을 극복해서 그 자리에 있는데, 어찌 된 일인지 지금도 지난 몇 년간의 비슷한 실패와 어려움을 반복합니다.
제품 개발의 문제, 거래처와의 협상, 노사 문제 등 결국, 투자 실패를 이상하리만큼 반복하고 있습니다. 문제가 없는 조직은 없고, 실수 없는 사람은 없다지만, 똑같거나 거의 비슷한 문제가 반복된다면 실수라고 할 수 없습니다.
이런 경영 리더에겐 도무지 ‘반성’이란 프로세스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아마 두 가지 이유가 아닐까 추측합니다. 절대 권력과 거기에 기댄 교만입니다.
실제는 절대(!) 권력이 아닌데, 그런 줄 알고 그렇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철저히 ‘나의 이로움’을 좇기 때문입니다. 그는 그렇지 않다고 항변하지만, 주위의 모든 사람의 상식엔 그렇습니다. 나는 아니라고 하지만, 대부분 결과는 죄가 있다고 판명된 다른 그들과 똑같은 벌을 받습니다.
그 누구보다도, 사업이든 고객이든 직원이든 내가 가장 잘 알고 있으니, 내가 내린 결정은 이 어려운 상황에서 분명 ‘신神의 한 수’가 될 것이라는 결심을 서슴지 않습니다. 물론 그 촉觸의 작용이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면 좋습니다만, 촉을 밀어붙여 설사 잘 돼도 문제고, 잘 안 돼도 문제입니다. 만약 실패로 이어진다 해도, 나는 그것을 또 해낼 수 있고 지금까지도 그렇게 해왔다고, 실패 극복의 이상한 확신까지 갖고 있다면 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이건 불굴의 정신이 아닙니다). 마치 자신만의 세상에서 본인에게 쥐여준 면책 특권을 가진 것처럼 용인합니다.
실패의 반성과 인정은 부끄러운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인정과 반성을 숨기지 않는 경영 리더를 존경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끔 생각을 정리하면서 ‘종이에 적어보아야!’ 합니다. 사건의 시작과 결말을 표시하고, 그 과정을 찬찬히 적어보는 것이 새삼스럽지만 훌륭한 방법입니다.
생각하는 것과 자세히 적어보는 것은 차원이 다릅니다. 내면內面의 괴물怪物을 끄집어내어 잘 길들여야 합니다. 누구에게나 괴물이 있으니까.
둘째, 생산량의 급증急增이나 급감急減이라는 위기의 대처 능력 부족입니다.
제조회사의 주요 사례에서 볼 때, 이유가 무엇이든 갑자기 생산이 증가하면, 제일 먼저 품질과 재고가 발목을 잡고, 이 두 가지 문제의 해결과 클레임 처리로 경영 이익이 악화합니다.
양을 맞추려고 몹시 서두르다 보니, 부적합한 품질 문제가 빈번히 발생하고, 그 와중에 생산과 판매에 경영진의 관심이 집중되어, 담당자는 문제를 숨기고, 리더는 근본적인 해결의 의견을 뭉갭니다. 또한, 최대 재고를 확보하라는 데, 품질 문제가 발목을 잡습니다. 재고 확보도 안 됩니다. 그래서, 그동안 번 돈을 사고 수습과 결품 처리에 쏟아부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런 후유증은 경영진과 임직원의 교체, 시스템의 붕괴까지 이어집니다. 조직의 문화는 치명상을 입습니다. 가장 나쁜 사례지만, 글로벌 제조회사에서도 잊을 만하면 터지는 사례입니다. 그래서, 설계와 기술 기반의 품질이 중요한 것입니다.
판매와 생산이 급증한다는 것은 매우 신나는 일입니다. 우리 제품의 품질, 성능, 가격 등이 고객의 선택을 차지했으니 말입니다. 이때는, 불확실한 수요에 맞추지 말고, 우리의 확실한 생산 능력에 맞추어야 합니다. 고객의 수요는 공급을 기다려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유혹을 따르는 무리無理가 위기를 초래합니다.
생산량이 뚝! 소리가 날 만큼 떨어지는 것 역시 대처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 국가 간 정치적인 문제로 시장의 반응과 무관하게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경우는, 억울하다 못해 분노에 이릅니다. 하지만, 평소에 좀 더 세밀하게 시장과 고객의 움직임을 관찰했다면, 사실 뚝! 떨어지기 전에 분명히 어떤 ‘전조前兆’가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 전조를 모른 척했든, 방법을 찾으려 노력을 했든, 지금의 현실이 생산량의 급감이라면 매우 어렵습니다. 회복이 잘 안 되기 때문입니다. 짧게는 3개월 (운이 좋으면), 길게는 2년 이상 가기도 합니다. 부채가 엄청나게 늘어나고, 못 버티면 망합니다. 전화위복轉禍爲福의 큰 사건(행운?)을 기다리지만 좀처럼 만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전조를 소홀히 하고, 항상 긴장하지 않고, 막연한 자신감 때문에 비롯된 일입니다. 그래서 항상 잘 될 때 조심하고, 항상 주위를 살피라고 합니다. 사막의 파수꾼으로 불리는 미어캣Meerkat의 두려움과 경계를 우리 경영 리더도 피할 수 없습니다.
시장과 고객은 신기루Mirage고, 실적은 모래성입니다. 재무제표를 늘 꼼꼼히 살피고, 지금의 고객과 미래 고객의 동태를 짧고 길게 바라볼 줄 알면, 속절없이 망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늘 경계하십시오, 경영 리더의 운명입니다.
셋째, 직무 품질의 저하입니다.
정해진 일도 똑바로 못하고, 새로운 일이나 개선과 혁신은 꿈도 꾸지 못합니다. 혁신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벌어지는 장면은 어느 회사 할 것 없이 비슷합니다. 우선, 프로젝트를 함께 할 사람이 없습니다. 전담할 TF팀을 구성하기조차 어렵습니다. 구성이 된다 해도, 회의나 교육할 시간도 없고, 어찌어찌 이만큼의 자료를 만들거나, 무엇을 실행하자고 하면, 난색을 짓고, 결국 결과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아니, 이럴 것이면 도대체 왜 혁신 프로젝트를 하자고 한 것일까요? 계속할 수 없고, 그렇다고 당장 그만두는 것도 고민인데, 이럴 거면 처음부터 시작하지 않는 게 낫습니다.
그동안 사람을 줄여도 너무 줄였습니다(분명 경영진은 이 말에 동의하지 않습니다만!). 두세 사람을 줄였는데, 남아있는 사람의 능력이 두세 배가 된 것이 아니라, 업무만 두세 배가 되었습니다. 남아있는 직원들은 열심히 할 생각도 없고, 잘 해낸다고 처우가 좋아지는 것도 아닙니다. 또 회사는 협업인데, 그 협업(남의 일까지?)을 절대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지금도 죽겠고, 먹고 살기가 더 힘들어졌다고 푸념하고 저항합니다.
오죽하면 사람을 집에 보냈겠습니까? 회사가 너무 어려워서, 그 사람이 너무 성과를 내지 못하니까 등등 이유가 많겠지만, 너무 대비 없이 일을 벌였습니다.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가족과 나, 일과 삶의 균형 따위는 없습니다. 불합리하고 가혹한 근무 조건에서 무슨 동기부여가 일어나겠습니까? 그러니, 사무실이나 현장에서 그들의 태도는 여전히 불성실하다는 경영 리더의 항변도 맞습니다. 직원 월급쟁이들이 부득이 선택한 부적절한 대응이고, 자기 위안慰安이라 그렇습니다. 어쩌겠습니까?
생산성이 낮아서, 불필요한 인원이 많아서 정리한다는 것이 아니라, 그전에 생산성이 높도록, 그 사람이 꼭 필요하게 만드는 것이 경영 리더입니다. 그들에게 지급되는 고정비와 변동비를 잘 알고 있다면, 그 비용 이상의 수익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인력을 운영하는 것이 훨씬 훌륭한 전략입니다. 그렇게 하지 못하면 그것이 바로 리더의 무능력입니다. 오늘의 일만 하기에도 어려울 만큼 사람을 너무 줄이지 마십시오, 우리에겐 내일도 있지 않습니까?
넷째, 처음부터 꼬인 구인과 구직입니다
요즘 구직자들은 3가지를 보고 직장을 고른(?)다고 합니다. 월급과 복지, 수도권인가 지방인가? 전공 또는 할 만한 직무인가? 여기에 정규직인가 비정규직인가도 포함될 것입니다. 이것 중 당연히 으뜸은 연봉입니다. 회사가 다 똑같은데, 월급이라도 많이 받자는 셈입니다.
사람을 뽑는 회사는 어떻습니까? 회사의 매출과 규모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그 흔한 ‘인재상’이란 것을 기준으로 한다고 보기엔 마뜩잖습니다.
취업을 위해 준비하는 객관적인 각종 스펙, 인적성 등등을 짜임새가 매우 촘촘한 시스템으로 거르고, 문제를 일으킬 것 같지 않은 인재(?)를 선택합니다. 결국엔 가장 평범한 모범생입니다. 하나 더 붙인다면, 지시를 거절 못 하는 성격의 인물도 있습니다.
상위권 구직자들은 부모님이 적극적으로 추천한 연봉 많이 주는 대기업에 입사합니다. 애초 예상대로 월급은 달콤합니다. 미혼인 당사자는 대기업이라는 배경 덕분에 배우자 선택에 유리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회사의 상황은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거친 고객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비용을 줄여야 하고, 품질을 높여야 한다는 흔히 벌어지는 문제에 예외 없이 봉착합니다. 그런데, 해결이 어렵습니다. 재미로 하는 일은 아니지만, 그는 짜증을 내고, 이 어려운 문제를 꼭 내가 해결해야 하나? 잘 알지도 못하고, 알고 싶지도(!) 않은데 말입니다.
자동차회사에서는 자동차를 좋아하고, 전자회사에서는 전자 제품을 좋아해야, 그가 하는 일이 그나마 흥미롭지 않겠습니까? 제품에 재미가 없으니, 일이 싫고, 일이 싫으니 사람도 싫어지는 악순환입니다. 남들이 연봉 높고 복지가 빵빵한 좋은 직장이라고 해서 왔는데, 정말 좋습니까?
‘억지 춘향’보다 ‘평안감사’ 이야기에 가깝습니다. 현실이 어쩔 수 없다지만, 그 어쩔 수 없는 현실을 의미 있는 미래 현실로 바꾸려면 말입니다.
‘우리 제품의 가치, 제품에 대한 애정’과 ‘일에 대한 흥미로운 도전’과 같은 생각과 태도가 중요합니다. 사람의 생각과 태도를 쉽게 알 수 없지만, 사람을 뽑는 사람이 진지하게 고민한다면 어느 정도는 가능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우리 제조업의 4가지 문제를 살폈습니다
거창하지만, 현실의 단편입니다
이 발제보다 더 심각한 것은,
이것들이 겪어보지 못했던 문제가 아니라
이미 겪었던 문제라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