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이란, 선택과 집중입니다
“열심히 일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 똑같은 길로 출근하고, 일찌감치 새벽 회의하고, 거래처와 업무를 살피고, 골치 아픈 문제를 해결하느라 고민도 많이 하고, 꼬박꼬박 낼 비용 처리하고, 입금 예정 확인하고, 내부 기안 결재하고,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게 정말 바삐 살고 있다. 그런데 가끔 이게 뭔가? 싶은 것이, 이렇게 일해서 남 좋은 일하는 건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 말이 열심히 사는 거지 사실은 개고생이다. 말이 사장이지 직원들과 다른 것이 뭔가? 그럼 이렇게 계속 가도 되는가? 새로운 일을 구상해 보았지만 단지 아이디어에 그칠 뿐이었다.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려고 심각하게 오랫동안 고민할 여유도 없고, 직원들을 보면 고만고만한 일을 가지고 저렇게 허덕거리면서 버벅거리고 있는데, 더 힘든 일을 맡길 수 있을까 하는 염려도 많다. 뭘 하고 싶어도, 이런저런 이유로 그저 ‘지금의 일을 열심히’ 하고 있다.”
“우리 사장님은 왜 그 회사를 인수해서, 잘 나가던 우리 회사를 이 모양으로 만들었는지 이해가 안 된다. 십 년이 넘도록 매년 꾸준히 10% 이상씩 성장해 왔고, 그야말로 알짜배기 회사인데... 느닷없이 웬 회사를 하나 사들이더니 이삼 년 만에 갖고 있던 부동산까지 다 팔아 버리고, 이제는 비상 경영이다 뭐다 하니, 여태껏 죽도록 일한 우리만 이게 뭔가? 우리야 똑똑한 윗분들이 하는 일이고, 뭐라 나설 입장도 아니어서 그동안 쳐다보기만 했는데, 결국 이렇게 되어 버렸네. 지금 다른 회사로 옮겨 갈 수도 없는데 참 억울한 일이다. 회장님이 참 안 됐어. 자식에게 물려주었더니, 다 말아먹게 생겼네. 자식이야 밉지만, 지난번에 회사에 한 번 들리시더니 직원들 손 꼭 잡고 미안해하시더라는데. 우리 회사가 왜 이렇게 된 거야? 그러게, 하던 일 계속하지, 망해 가는 회사를 왜 인수해 가지고...”
“옆 회사는 대박이야. 작년에도 엄청나게 돈 벌었다네. 정년도 없고 비정규직도 없다는데. 사장이 보통 똑소리 나는 게 아니래. 직원들하고는 얼마나 사이가 좋고. 그러니, 직원들이 밤낮없이 열심히 일하잖아. 그렇게 늦게 퇴근하면서 일 많이 해도, 싫다는 사람이 없대요 글쎄. 그 회사 사람들은 좋겠어. 월급 많이 받지, 학자금 다 대주지, 놀 때 화끈하게 놀지, 명절마다 바리바리 선물을 잔뜩 싸 가지. 나라에서 주는 뭔 상도 직원들이 많이 받은 모양이야. 참 좋겠다. 그런 회사에 나도 다녔으면... 우리 사장님은 뭐 하는 거야? 가서 한 수 배워 갖고 오지. 답답한 사장 같으니라고. 부장들도 마찬가지지. 허구한 날 사장한테 깨지기만 하고 한 번도 잘한다고 칭찬받은 적이 없어요. 누구 부장은 사장한테 찰싹 달라붙어서 하라는 대로 하면서, 우리한테는 소리만 지르고, 사실 그런 부장은 우리 회사에 있으면 안 돼. 사장님은 그것도 모르시나... 참 답답하다.”
지금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M&A 한 것이, 현재 사업을 유지하는 것이 절대 잘못은 아닙니다. 경영의 과정과 결과가 상대적으로 미흡한 것입니다. 전략이 왜 필요한가요? 사업에 있어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고 싶은 사업, 해야 하는 사업의 아이디어는 많기도 하지만 모호합니다. 그래도 다 해볼 수 있다면, 하나씩 검증도 가능하고, 좀 실패해도 경영자 개인으로는 미련이나 아쉬움도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하고 싶은 사업을 다 해본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게다가, 기업은 보통 세 가지가 없습니다. 사람, 시간, 돈의 3무無입니다. 이러한 제약 조건이 하고 싶은 것과 해야 하는 것을 쉽사리 결정하지 못하도록 하는 현실입니다.
그러나, 기업 경영은 미래 비전방향과 목표의 구현을 위한 끊임없고 매우 흥미로운 선택의 연속입니다. 또한, 이런 선택은 경영자로서 즐거움이기도 합니다. 미래를 보고 회사의 비전을 위해 승부를 거는 것입니다. 중소기업의 경우, 무엇을 먹고살 것인가에 대해 2~3년, 몇몇 기업은 길어야 5년 정도의 사업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그 정도 기간만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경영자로서는 당연히 불안감을 떨칠 수 없습니다. 신의 계시도 없고, 고객으로부터 대박 나는 연락도 없고, 아이디어를 내는 주인 같은 직원도 없습니다. 결국, 경영자의 피할 수 없는 불안입니다.
전략 수립의 ‘3단 뛰기’는 이렇습니다.
우선, 버릴 것을 찾아서 버립니다. 이것은 더 나아질 것이 없기 때문에 지금 버리는 것이고, 또한 이렇게 버려야만 3무無의 제약 조건이 어느 정도 풀립니다. 그러고 나서, 지금까지 평균 실적의 2~3배 정도의 사업 목표를 잡습니다. 낮은 목표는 전략 수립을 자극하지 않으며, 어떠한 동기부여도 없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판을 새롭게 짭니다. 지금의 것을 현재 수준에서 늘리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다시 구성합니다. 주의할 점은, 가능하면 복사 불가능한 경쟁력을 삽입하도록 합니다.
전략을 만들었지만 불합리한 것들이 들어 있으면 안 됩니다. 뭔가 숨겨져 있는, 의도가 의심이 가는, 너무 급격하거나 과장된 변화를 요구하는 목표나 방법, 기간에 있어 과욕이 있는, 소위 혁신의 기법만을 짜 맞춘, 타사의 핵심 (기술, 플랫폼) 노하우에 종속되는 등등의 덩어리가 있다면, 잘라내거나 다시 만들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어처구니없는 것은 고객 가치를 무시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전략이지만, 철저히 고객 중심으로 구성하여야 합니다.
그렇다면 좋은 전략이란 무엇일까요? 기존의 사업을 어떻게 할 것인가와 새로운 사업을 어떻게 전개할 것인가라는 것이 핵심인데, 기간과 자금에 맞추어 우선순위를 잘 결정해야 합니다. 좋은 전략은 4가지 정도의 항목에서 든든한 골격을 갖추어야 합니다.
좋은 전략은 첫째, ‘무엇을 왜 해야 하는가’에 대해 분명해야 합니다.
고객과 시장의 경쟁 환경 변화에서, 기존 사업의 처리와 신규 사업의 추진 등등은 아무도 알 수 없는 미래에 도전하는 것이고, 그 미래를 누구도 가 보지 않았으니 이 사업을 해야 한다는 주장에 분명한 증거를 미리 내놓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예측 가능한 고령화 저출산, 1인 세대의 증가, 성인병 증상의 증가, 기후 변화, IT 기술의 가속화, 국민소득 4만 불, 사교육 혼란 등등에서 우리가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것을 찾아 준비하고 이익을 내자는 것입니다. 차가 막혀 기차를 놓치면, 비 오는데 우산이 없으면 얼마나 답답한 일입니까? 산의 정상에 안전하게 오르려면 등산 지도 하나는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내부적으로는 미래에 대한 적응이고 대비입니다. 게다가 주주나, 금융 기관, 신용 기관, 관공서 등 외부로부터 향후 사업이나 매출, 투자의 계획 등을 요구받거나 보고해야 합니다. 그 사업을 왜 해야 하는가에 대한 해답은 기업의 생존과 성장에 맞춰져야 합니다. 즉, 이익이 나는 구조를 논리적으로 전개해야 합니다. 그래야 설득과 공감을 할 수 있어 임직원들의 방관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좋은 전략의 둘째는, ‘과감한 목표’가 제시되어야 합니다.
터무니없이 높은 목표가 아닌, 그동안의 작은 성공으로 축적된, 가능성 있는 과감한 목표를 의미합니다. 너무 높은 목표나 늘 해 왔던 목표는 임직원들의 의지만 약화시켜 실망과 회의와 빠지게 합니다. 과감한 목표를 제시함과 동시에, 안 된다는 생각을 버리고, 할 수 있다는 의지를 갖도록 하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하고자 마음먹은 것만 되는 것이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가능한 방법이 나오기 마련이지만, 못한다고 생각하면 죽어도 못합니다.
좋은 전략의 셋째는, 임직원들은 ‘무엇을 얻을 수 있는 가’입니다.
전략은 회사의 변화입니다. 변화의 속성이 위험과 고통인데, 이것들에 도전하는 임직원들로서는 말 그대로 위험과 고통에 빠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그들이 바라는 것은 당연히 크지 않겠습니까? 이것을 모른 척하고 갈 수는 없습니다. 회사의 미래 전략이 완성되어 가는 과정에서 임직원들에게 줄 수 있는, 금전적이든 비금전적이든, 보상을 구체적으로 약속해야 합니다. 여기에서 임직원들은 놀라운 에너지를 자가 발전하게 되는 것입니다. 뻔한 이야기지만, 회사만 성장하고 임직원들은 궁핍한 생활을 면치 못하여 그 상태를 연장하고 있다면 참 나쁜 회사입니다.
좋은 전략의 넷째는, 전략을 이뤄낼 수 있는 ‘실행과 운용체계가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임직원이 좌절을 느낄 때는, 결과가 참담한 실패로 끝날 때가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입니다. 시작이 반인데, 여기저기서 한번 실천에 도전하는 것이 도통 보이지 않고, 오로지 말 뿐이고 핑계뿐인 현실로 드러날 때입니다. 사실 어려운 게 말이지만, 말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또한,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게 말입니다. 그래서 실천이 중요한데, 마음먹고 실천했다고 모두 실적을 거두는 것은 아닙니다. 야구경기에서 4번 타자가 매번 타석에 들어가도 잘 쳐야 3할이고, 축구에서 90분간 스물두 명이 공을 차도 골이 되는 것은 수십 번의 공격 중에 몇 골밖에 안 됩니다. 이렇게 실천에는 실패가 따릅니다. 실패할 수 있다는 전제를 이해하고, 그래서 꾸준히 반복하면, 서서히 강해져서 성공을 이루어 내는 것입니다.
기업의 전략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4가지 장치가 있습니다. 현황관리를 위한 ‘Dashboard, 미팅, 진단, 보상’이라는 네 가지 운용 도구가 사전에 준비되고 하나라도 빠짐없이 운영될 때, 실패도 보약이 되면서 최소한의 시행착오를 거치고도 큰 실적을 거둘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언급한 좋은 전략이 갖는 4가지 요소는, 기업 스스로 진단을 통해 좋은 전략을 수립하고 실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경영자들이나 리더들이 전략의 계획과 운영에서 걸리기 쉬운 덫이나 빠져 버리는 소용돌이가 있습니다.
그중에 하나가, 현상 파악의 오류입니다.
즉, 경영진 중심의 전략 수립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인데, 보고 받은 내용이나 예측을 확인도 하지 않고 중요한 전략을 수립하면 여지없이 실패하게 됩니다. 보고로 올라오는 것들의 대부분은 본질적인 문제가 숨겨져 있거나, 심하면 축소 또는 왜곡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문제 해결의 미래 방향도 늘 제안되었던 것들이 반복적으로 나타납니다. 이런 자료나 데이터를 가지고 전략을 수립한다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입니다. 그런 상태에서 만들어진 요란한 전략은 의미 없는 구호 속에 펄럭이는 깃발과 같습니다. 매번은 못하더라도, 전략 수립의 시기에는 경영자나 리더가 현장과 현상을 직접 살피고 진단해야 합니다. 보고서는 필요하지만 그걸 다 믿어서도 안 됩니다.
또 하나 있습니다. 전략 수립에 직간접으로 참여하는 리더 중에 경영자에 대한 충성심이 과한 경우에 발생합니다.
그런 충성심 때문에 회사의 미래 구상보다는 경영자의 호불호好不好 반응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어 전략의 오류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이런 잘못된 충성심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경영자 스스로 의사 결정의 습관을 올바르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경영자의 판단 기준도 중요하지만, 경영자로서 오랫동안 내린 의사 결정의 결과가 그간 어떻게 드러났는가를 잘 살펴보고 반성한다면 오류를 막는 좋은 피드백이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전략을 실행하다 보면 많은 우여곡절을 겪게 됩니다.
어찌 보면, 잘되는 것보다 잘 안 되는 것이 더 많기도 합니다. 이쯤 해서 그만두자, 맞지도 않는 지도를 보면서 계속 고난의 행군을 해야 하느냐는 말이 수도 없이 터져 나옵니다. 이게 심하게 반복되면 경영자 자신도 흔들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거의 모든 회사가 이런 문제들에 항상 직면한다는 사실이고, 훌륭한 경영자와 리더들, 좋은 회사들은 이런 문제를 잘 해결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량한 회사와 부실한 회사의 확실한 차이입니다. 신세계를 향한 힘든 항해를 하면서 예측하지 못했던 날씨 변화를 몇 번 만났다고 항구로 되돌아올 것인가? 거친 폭풍과 거센 비바람을 극복해야 비로소 훌륭한 항해사가 될 수 있다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한두 달 해보다가 안 맞는다고 때려치우고
쉽게 원위치로 되돌아와 버리면,
그 회사는 경영도, 리더도, 미래도 없습니다
결국, 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