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잘할 수는 없지 않은가?’
학생들이 시험 기간에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아, 공부하기 싫다”입니다. 여기에 눈치 없는 부모님이나 선생님들이 논리적(!)으로 이렇게 타이릅니다. “세상일이 다 그렇지. 평소에 공부를 안 해서 하나도 모르니까 어렵지, 어려우니까 당연히 하기 싫은 거지. 공부한 대로 문제를 술술 풀면 쉽잖아. 하기 싫어도 열심히 공부하다 보면, 공부도 재미있는 거야. 그러니까 꾹 참고 책상에 일단 붙어 앉아서 열심히 해 봐. 학생이 공부 안 하면 뭐 하냐? 세상 먹고사는 걱정 없이 공부만 할 때가 제일 좋은 거야” 아니, 요즘 똘똘한 학생들이 이렇게 간단한 것을 모르겠습니까? 이유를 따질 것도 없이 그냥, 지금 공부하기 싫은 것입니다. 성적이 좋은 학생들도 시험 때 공부하는 건 싫다고 합니다. 하지만, 시험 기간에 시험공부를 해야 하는 것은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이것도 알고 있습니다.
회사에서도 보고서를 작성한다, 미팅에 참석한다, 출장을 간다 등등 늘 하는 일이지만 가끔 정말 하기 싫을 때가 있습니다. 일하기 싫은데 해야 할 때, 그 상황을 어떻게 흘려야 할지 생각해 보겠습니다. 하기 싫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오늘은 도무지 아무런 의욕이 없다, 개인적인 일로 머리가 복잡하다, 몸 컨디션이 안 좋다. 등등 일하기 싫은 이유는 아흔아홉 가지를 넘습니다.
첫 번째 힌트는 많은 분이 예상하는 것처럼 당연히 ‘멘탈Mental’입니다. 멘탈이 위아래로 흔들리고 있으니, 얼른 내리거나 올려서 평상시와 같이 맞춰야 합니다. 축구든 야구든 골프든 탁구든 모든 스포츠 경기에서 다 이긴 게임을 놓치거나, 초반부터 엉뚱한 실수가 이어지면서 끝까지 감당하지 못해 와르르 무너지는 게임을 보면 그렇습니다.
두 번째는 ‘멘탈 유지’와 연관된 것인데, 그냥 하던 대로만 하자고 자기 최면이라도 거는 것입니다. 지금 상태에서는 더 잘할 수도 없으니, 더 잘하겠다는 생각을 버려봅니다. 이렇게 몸과 머리의 긴장을 푸는 것입니다. 야구에서 투수가 몸에 힘을 빼는 것도 같은 이치입니다.
세 번째는 ‘잘하겠다는 생각을 버리는 것’과 연관된 것인데, 예상되는 결과에 너무 비관적일 필요는 없습니다. 경험해 보면, 지금 뭐가 좀 잘 못 됐다고, 내가 회사를 그만둬야 하는 엄청난 일이 벌어지지는 않습니다. 조직에서 일할 때도 굴곡이 있지 않습니까? 만약 수습할 일이 있으면 잘 수습해서 다음에 잘하면 됩니다.
위와 같은 세 가지 생각은 그야말로 ‘하기 싫을 때’ 입니다. 설마 매일 매시간이 그렇다면, 여기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지금부터는 몇 가지 상황을 놓고 나름대로 해결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
하기 싫은데 하는 일이, 앉아서 하는 일이라면 ‘그냥’ 앉아 있으면 됩니다. 일이 손에 안 잡힌다고 자꾸 여기저기 왔다 갔다 하지 말고, 엉덩이로 ‘버티기’를 하는 것입니다. 단, 이런저런 생각을 버리고, 가능하면 해야 할 일만 붙들고 있는 편이 좋습니다. 밤에 잠이 안 올 때가 있습니다. 억지로 자려고 애쓰지 말고 그냥 뒤척이는 게 낫다고 합니다. 살짝살짝 쪽잠이 들기도 한답니다. 더 빠르게 편히 잠들려면 생각을 하지 말라고 합니다. ‘생각 전원의 OFF’입니다. 그냥 앉아서, 많이 생각하지 말고 버티기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흥분이 가라앉습니다. 이제 루틴Routine이 회복되면, 해야 하는 일의 주요 내용 3가지 정도만 메모하면 좋은데, 이것도 하기 싫다면, 차분한 심리 상태만 유지해도 성공입니다. ‘그냥 앉아서, 버티면’ 최소한의 답이 나옵니다.
어디를 가야 하는 일이면, 이런저런 핑계로 미루지 말고 ‘그냥’ 일어나서 출발하면 됩니다. 가는 도중에 기분이 좀 나아질 수도 있고, 어차피 나선 길이란 걸 받아들이면 상황 변화가 일어납니다. 막상 그곳에 도착하면, 그 현장이 당신에게 답을 알려줄 것입니다. 생판 모르는 곳도 아니고, 생판 모르는 일도 아니지 않습니까? ‘그냥 가서, 한번 보자’라고 들이대면 최소한의 답이 나옵니다.
누구를 만나는 일이라면, 부담을 버리고 ‘그냥’ 만나면 됩니다. 물론 미팅의 준비를 잘해서, 좋은 결과를 얻어내는 것이 기본이지만, 지금 기분이나 준비가 그렇지 못하니 어쩌겠습니까? 그냥 만나는 겁니다. 대신, 가능하면 최소한의 준비를 알리고, 상대방의 말을 잘 경청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상대방도 눈치를 채겠지만, 적당히 둘러대고 대화하면서 풀어가는 것도 나쁜 방법은 아닙니다. ‘그냥 만나서 말하다 보면’ 최소한의 답이 나옵니다.
어쩌다 보니, 하기 싫어서 선택지選擇肢가 없는 경우가 가끔 누구에게나 찾아옵니다. 자연스러운 상황이니 스스로 닦달하지 말고, 쉽고 단순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면 됩니다. 하지만, 너무 심각한 결과가 걱정되는 일이라면, 그때라도 SOS 신호를 누구에게 발신하십시오.
사람이 얽혀서 하는 일은 사람들이 할 수 있는 데까지만 하게 됩니다. 좀 삐걱거려도 큰 방향과 큰 일정을 망가뜨리지만 않는다면, 다음에 잘하면 됩니다. 인력으로 안 되는 건 안 됩니다.
큰 실수만 하지 마십시오
그래도 걱정되면, 보스Boss에게 알리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