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든 성공이든
빨리 끝내야 합니다
제조업을 하는 중소기업에 해당하는 이야기이지만, 의미를 파악하여 잘 활용하면 비제조업이나 서비스업에도 쓰임새가 있을 것입니다.
“뭘 좀 하라고 맡겨 놓으면 몇 날 며칠이고 소식이 없고, 기다리고 기다리다 어찌 되고 있는지 물어보면 아직 해결이 안 됐다고 하고, 뭐 좀 되는 듯하다가 다시 문제가 생기고, 방법을 찾았지만, 비용이 엄청나게 추가된다고 하니, 직접 현장에 내려가 확인해 보면 직원들이 고생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이거 괜히 시작했나는 생각이 듭니다.”
신제품을 만들거나 고객의 요구사항을 맞추거나, 개선이 꼭 필요해서 새로운 시도를 할 때, 그중에는 잘 풀리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 쉽지 않은 문제에 부딪힙니다. 게다가, 문제라는 것을 잠시 해결했다 하더라도, 안정이 안 되어 들쭉날쭉한 경우엔 그냥 넘어갈 수 없게 됩니다. 이쯤 되면, 사장이 직접 나서서 그 일을 직접 해 보며 해결해야 합니다. 직원들이 해결하지 못한 것을 사장이 직접 나선다고 척척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만, 해결이 안 된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그렇게 해야 하는 이유가 몇 가지 있습니다.
첫째, 사장이 직접 사실을 명확하게 파악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무엇이, 언제부터, 어떻게 된 것이고, 그래서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파악하면서, 처음부터 그랬는지, 어떤 조건의 변화가 있어서 그런 건지, 설비 문제인지, 작업자 문제인지, 재료의 문제인지를 다시 한번 파악해 들어가야 합니다. 이런 것들은 이미 현장근무자나 팀장들에게서 들었고, 그들이 허위 보고를 하지 않았겠지만, 직접 작업을 수차례 하면서, 추측이나 예상이 아니라 드러난 사실만 수집하고 분석해야 합니다. 재현성再現性이 나타나 사실로 증명되는 문제를 확정確定할 수 있다면 문제 해결의 절반은 된 것입니다.
둘째, 더 미룰 수 없으니 계속하던가, 아니면 그만둘 것인가를 사장이 마지막으로 결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천신만고 끝에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면, 그에 적합한 후속 조치를 하면 됩니다. 하지만, 몇 가지 문제가 있는데 포기할 수 없거나, 고객의 양해를 구하거나, 가격을 다시 산정하거나, 매출을 조정하거나, 투자를 더 해야 하는 등의 종합적인 판단으로 의사 결정할 때가 있습니다. 이런 종합적인 판단을 내리는데, 사장이 상황을 잘 모르고 있다면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가 곤란할 것입니다. 물론 포기해야 할 때는 포기해야 하지만, 왜 그럴 수밖에 없는지는 확실히 알아야 차후에 재발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셋째, 사장이 중요한 작업을 모르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작은 제조업을 하면서, 창업자이든 창업자의 2세이든, 최고 경영자는 생산과 기술을 잘 알아야 합니다. 작업이 쉬우면 왜 쉬운지, 어려우면 왜 어려운지, 그 작업의 목적과 원리, 작업 조건이 무엇인지를 본질적으로 누구보다도 더 꿰뚫고 있어야 합니다. 특히,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문제의 재발을 막기 위해, 생각대로 잘 안 되는 일은 사장이 직접 해봐야 합니다. 그래야 기술적 역량에서 우리의 강점과 약점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하여 기술 전략도 세울 수 있습니다.
넷째, 사장이 할 수 있을 정도로 작업을 쉽게 만들어야 합니다.
문제 해결 이전에 문제를 만들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최고 숙련자만 할 수 있고 상당한 주의력이 요구되는 작업은, 당연히 현장에서 적용할 수 없고 돈이 안 됩니다. 작업은 안전하고 쉬워야 합니다. 그래야 잘할 수 있고 빨리할 수 있어 생산성이 높습니다. 이 정도가 되어야 주부 사원, 신입사원, 외국인 근로자라도 작업이 가능하여 여러 가지로 유리합니다. 다기능 훈련도 완성도 높게 가능해집니다. 현장근무자의 일은 쉽게 하도록 하고, 쉽게 해도 불량이 나오지 않도록 미리미리 장치를 만드는 것이 생산 기술입니다.
다섯째, 일을 제대로 알아야 직원을 제대로 뽑습니다.
꼭 필요한 사람을 채용해야 하고, 채용된 직원을 회사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도록 육성에 힘써야 합니다. 그러니 사람을 뽑을 때 잘 뽑아야 하는데, 최종 면접을 보는 사장이 그 사람에게 맡길 일을 상세하게 모른다면, 저 사람이 그 일에 적성이 맞을지, 어떤 점은 좋고 어떤 점은 부족한지, 심지어 급여 수준까지 정확하게 고려하는 데 부족함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제목은 ‘사장이 직접 하세요’라서 사장이 할 일이지만, 임원이나 팀장들의 역할이기도 합니다.
방 안의 코끼리Elephant in the Room
모두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면서도
먼저 그 말을 꺼낼 때 초래될 위험이 두려워,
그 누구도 먼저 말하지 않는 커다란 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