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우리들의 교복 시절>
교복이란, 입어야 할 땐 입기 싫고, 입지 못할 때가 오면 그리워하게 되는 옷이다.
교복을 입는 시절, 10대 자체가 그렇다. 10대를 지나갈 때는 공부도 고민도 마냥 싫지만, 막상 10대를 끝내고 돌아보면 빛나는 시절이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대만 영화 <우리들의 교복 시절>은 국적과 시대를 넘어선,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10대 시절의 향기를 불러일으키는 영화이다. 치열한 학구열과 엄마의 강요 속에 주인공 ‘아이’는 대만 최고 명문인 제일여고에 입학한다. 하지만 그녀는 ‘주간반’이 아닌 ‘야간반’에 입학하게 된다.
그것은 마치 그녀에게 ‘가짜’가 된 것 같은 기분을 갖게 한다. 주간반에 다니는 우등생 아이들이 진짜이고, 자신은 우등생인 척하는 가짜인 것처럼 말이다. 과도한 입시 경쟁이라는 주제와 더불어 ‘가짜’라는 주제는 한국 관객들에게 또 다른 공감대를 형성한다. ‘진짜’라는 감각은 단순히 10대뿐만 아니라 인생 전체에 걸쳐 갖기 어려운 감정이다. 어디에 포함되어야 하고, 무엇을 욕망해야 하며, 누구와 어울려야 ‘진실된 나’가 되는 것인지는 늘 판단하기 어렵다.
와중에 ‘아이’는 주간반의 학생 ‘민’과 친해지게 된다. ‘아이’는 ‘민’과 빠르게 가까워지지만, 그녀와 가까워질수록 ‘진짜’ 그녀에 대해서는 점점 잊게 된다. ‘민’은 ‘아이’와 다르게 부유한 집에서 살았으며, 공부도 잘했다. 그런 ‘민’의 친구들은 자연스럽게 공부를 잘하는 우등생, 그리고 부유한 집안의 아이들이었다.
학교를 땡땡이치고, 밴드의 노래를 들으러 가고, 문구점에 가는 등 새롭고 다양한 세계를 경험하던 중 둘은 제일고의 우등생 ‘루커’를 동시에 좋아하게 된다. 가장 친한 친구와 같은 사람을 좋아하는 것이 안 그래도 껄끄러운데, ‘아이’는 ‘루커’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점점 더 꾸며내기 시작한다.
전체적으로 영화는 ‘서로 다른 세계’에 속해 있는 인물들을 조명한다. ‘아이’는 아무리 거짓말하고 스스로를 위안해도 ‘루커’, 그리고 ‘민’의 세계 속에 포함되지 못한다. 이것은 10대 시절이라고 해도 숨길 수 없는 서로의 배경에 대한 이질감을 지적한다. 순수한 마음 하나만으로는 가까워질 수 없는 것이다.
영화를 보며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아이’만 스스로를 ‘가짜’라고 생각하는 줄 알았지만, 사실은 ‘민’도 스스로를 ‘가짜’라고 여긴다는 것이다. 우리는 진정으로 욕망하는 것을 스스로 마주하고, 그것을 위해 노력하고, 때로는 싸울 줄 알아야 하며, 조건과 배경에 갇혀 스스로의 정체성을 외면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준다.
교복을 입는 시절이 아름답다는 것을 늦게 깨닫지만, 사실은 교복을 입는 시절만이 아름답지 않다는 것 역시 기억하고 싶다.
어떤 시절 속에서 우리가 무엇을 계기로 스스로 ‘진짜’가 되는 경험을 겪는지가 중요한 것 아닐까. 필자가 그랬던 것처럼, 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도 진정한 스스로에 대한 감각을 고민해 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출처 : https://www.artinsight.co.kr/news/view.php?no=765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