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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에서 일주일

¡buenos dias!

by 파사드

디종에 오기 전, 바르셀로나를 여행했다. 사실 나는 파리를 워낙 좋아해서 스페인에 대한 환상이 별로 없었다. 그런데 막상 떠날 준비를 하면서, 건축 공부를 하며 배운 수많은 것들이 떠올랐다. 일데폰스 세르다가 계획한 만싸나(Manzana) 도시 계획, 미스 반 데어 로에의 바르셀로나 파빌리온, 그리고 무엇보다 가우디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부푼 마음을 안고 바르셀로나로 향했다.


바르셀로나 한 주택의 발코니 풍경

바르셀로나 한 건축물의 벽돌 파사드

바르셀로나의 건축은 예상과는 달랐다. 주황빛이 도시 전체를 부드럽게 감싸는 느낌이었다. 창문과 발코니의 모양이 조금씩 다르고, 그 다름이 모여 하나의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냈다.

안토니오 가우디를 연상시키는 장식


가우디의 사그리다 파빌리아

건축을 공부하는 입장에서, 가우디라는 건축가는 '독보적'이라는 말로밖에 표현할 수 없다. 그의 건축적 언어는 기존 사조에 기대지 않고, 스스로 독창적인 흐름을 만들어냈다. 가우디와 피카소 같은 천재들의 움직임은 바르셀로나에 자유로운 이미지를 불어넣었다고 생각한다.

미스 반 데어 로에의 바르셀로나 파빌리온

사실 내가 바르셀로나를 꼭 가고 싶었던 이유는 바르셀로나 파빌리온 때문이었다. 1929년 바르셀로나 만국박람회의 독일관으로 지어진 이 건축물은, 그 가치를 인정받아 1986년에 복원되었다. 공간의 분위기는 다르지만, 처음 프랑스 푸아시(Poissy)에서 친형과 함께 본 르 코르뷔지에의 '빌라 사보아'를 떠올리게 했다. 1930~40년대에 이런 현대적인 건축이 가능했다는 사실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남아 있는 것과 사라진 것을 통해 역사를 추적하고, 상상해 보는 과정 — 아마 그것이 건축을 공부하는 매력 중 하나일 것이다.


바르셀로나는 자유롭고 매력적인 도시였다. 잘 구획된 도시 블록의 질서는 프랑스에서 느낀 것과는 또 다른 인상을 남겼다. 교통 체계, 도로 폭, 보도 폭의 미묘한 차이가 도시 풍경을 새롭게 만들어냈다. 도시마다 품고 있는 질서와 리듬은, 그렇게 저마다의 고유한 시간을 흐르게 하고 있었다.

¡Nos vem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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