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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싸이피 Aug 24. 2021

생각의 기록

직장인이자 마케터이자 소비자이자 투자자로서 생각의 기록

기록을 좋아한다. 수 년동안 생각을 기록해왔다. 일기를 쓴 지는 만 9년이 다 됐고 이것저것 떠오르는 생각을 적은 공책은 수십 권이 쌓였다. 과거의 기록을 보면 부끄럽기도 하고 의외로 배울 점도 많다. 기록 혹은 메모의 장점은 효율성과 효과성 측면에서 내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중요성을 역설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 외에 내 의견을 하나 보태자면, 그 순간의 나를 계속 살려둔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때 그 수준에서 느끼고 표현할 수 있는 것들, 당시의 내가 경험했던 일들을 글로 기록해두면 마치 사진을 찍어서 추억을 보관하는 것처럼 그 순간을 소유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 사진보다 더 좋은 점이 있다면 나의 감정을 보다 구체적으로 기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그 과정에서 생각이 좀 더 날카로워짐은 물론이다.


후회한다. 단순히 하루의 경험이나 감정을 기록하는 수준의 일기를 넘어 주제별로 좀 더 체계적으로 글을 써왔다면 지금의 나보단 훨씬 더 생각이 다듬어진 사람이 됐을 텐데 말이다. 후회하지 않기 위해 지금이라도 내 생각을 정리해보려 한다.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은 아니지만 누가 볼 수도 있는 곳에 글을 쓴다면 고민을 좀 더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내가 독자로서 애용했던 브런치를 이용하기로 했다.


고민이 있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이제 3년 차 직장인으로 근근이 살고 있는 평범한 내가 뭐에 대해 글을 쓴단 말인가. 고민 끝에 내린 답은 '그냥 쓰자'였다. 그냥 쓰기 위해 나의 삶을 객관적으로 돌아봤다. 나는 마케팅 일을 하는 마케터다. 가끔은 아무 생각없이 직장생활을 하는 월급쟁이다. 물건과 경험을 사고 콘텐츠를 소비하는 소비자이기도 하며 한편으로는 주식 투자에 관심이 많은 투자자이기도 하다. 축구하는 것을 좋아하고 체력증진을 위해 작년부터는 크로스핏을 하고 있다. 책 읽는 것을 완전히 좋아하지는 않지만 왜인지 호기심은 있어서 책을 꾸준히 읽어오고 있다. 

그냥 이런저런 일들에 대해 글을 써나가면 되지 않을까? 그냥 내 생각을 정리해서 글을 쓰다 보면 내 생각도 정리되고 우연히 지나가던 과거의 나 같은 사람들이 도움을 받을 수도 있지 않을까? 


글을 쓴다. 이런저런 이유를 나열해도 결국은 나를 위해 글을 쓴다. 글 쓰는 건 꽤 재밌다. 재밌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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