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변수
이 명제를 스스로 참으로 인정하기까지는 먼 길을 돌아왔다. 더 이상 노력이 중요해 보이지 않는 시대에 살면서 노력을 지속한다는 게 쉽지 않았다. 노력을 얘기하면 젊은 꼰대가 되는 것 같아 창피했다. 그렇지만 여전히 노력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성공'이라는 단어가 있다. 사전적 정의로는 '목적한 바를 이루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세계에서 성공은 인정받을 만한 어떤 것을 소유하거나 어떤 상태가 된 것을 주로 의미한다.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를 가지게 되었거나 남들이 부러워할 만큼 멋지고 비싼 물건을 소유하거나 아주 단순히는 돈이 많으면 우리는 성공했다고 말한다.
우리는 성공하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지만 성공을 위해 사는 것이 왠지 당연하다. 성공을 위해 사는 사람이 정답인 것만 같다. 세상을 관찰하다 보면 성공은 크게 4가지 변수로 이루어지는 것 같다.
이 중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변수는 '노력'이다. 요즘 꺼내면 비웃음 당하기 십상인 단어다. 노력은 다른 변수들에 밀려 힘없이 압도당하고 만다. 운, 재능, 환경은 내가 통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렇게 태어났기 때문에 그렇게 살아야 하는 것이다.
'1만 시간의 법칙'으로 잘 알려진 말콤 글래드웰의 저서 <아웃라이어>도 사실은 노력이 아닌 운과 환경의 가치를 역설한다. 흔히 알려진 것과 같이 1만 시간을 노력하면 누구나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주장하는 책이 절대 아니다. 오히려 1만 시간의 노력을 할 수 있는 환경과 외부적인 기회가 만나 성공이 꽃피운다고 이야기한다. 그럼에도 그는 노력이 성공의 가장 기본이 된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성공은 대개 보통사람이 30초 만에 포기하는 것을 22분간 붙잡고 늘어지는 끈기와 지구력, 그리고 의지의 산물이다.
- 말콤 글래드웰, 『아웃라이어』, 21세기 북스, 283p
우리는 말콤 글레드웰과는 반대 순서로 생각하는 것 같다. 운과 재능, 그리고 좋은 환경이 없으면 우리는 성공할 준비를 포기해버린다. 노력할 이유가 없다. 그냥 소소하게 행복만이라도 하고 싶다.
부모세대를 통해 성공과 행복은 그다지 상관관계가 높지 않으며 하다못해 성공의 가능성도 매우 제한되어 있다는 것을 학습한 세대에게 노력의 가치는 과거의 그것과는 매우 다르다.
노력을 하라는 윗세대의 조언은 꼰대의 상징이다. 노력은 노오력으로 폄하된다.
얼마 전, 한 학생으로부터 '적게 일하고 많이 버세요'라는 덕담(?)을 들은 적이 있다. 찾아보니 요즘 흔히 주고받는 '좋은 말'이었다. 기분은 괜찮았다. 노력하지 않아도 괜찮게 누리는 삶은 매우 달콤하다. 중용의 삶이란 이런 건가 싶을 정도다.
그럼에도 최근에 나는 여전히 노력이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른 사람이 아닌 오로지 나를 위해서.
성공 함수를 다시 보자.
불행하게도 노력을 하지 않으면 우리는 절대 달라질 수 없다. 노력이라는 변수는 운과 재능,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노력을 지속하다 보면 재능을 발견하기도 하고 환경이 변하기도 한다. 새로운 기회가 나타나 행운을 얻기도 한다. 노력하지 않는 사람은 다가오는 행운을 잡을 수 없다. 아니 행운이 오는 것조차 모를 수도 있다. 아무것도 안 하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노력은 돈을 벌거나 사회적 성공을 하기 위함이 아니다. 내 인생의 성공을 위한 것이다. 결국 지금의 나를 이루고 있는 것은 과거 나의 노력들이다.
조금씩 발전하고 있는 나를 보면서, 언젠가 퀀텀점프를 하게 될 나를 기대하면서 나는 그냥 열심히 노력하며 살려고 한다.
우리는 곧 자기가 주변에서 가장 잘생긴 사람이 될 수 없다는 걸 깨닫게 된다. 가장 똑똑한 사람도 될 수 없고, 가장 교양있거나 조예가 깊은 사람이 되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런 면에서는 남들과 경쟁할 수 없다. 하지만 언제나 경쟁이 가능한, 성공에 있어서 진정으로 평등한 측면이 하나 있다. 바로 '노력'이다. 옆에 있는 사람보다 더 열심히 노력하는 건 언제나 가능하기 때문이다.
- 팀 페리스, 『타이탄의 도구들』, 토네이도, 102-103p
여전히 노오력은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