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에 잠들기전 고흐(Vincent van Gogh)의 그림에 대한 생각을 하다가 잠이들어서인가 꿈에 Gogh에게 해꼬지를 하는 동네 녀석들 무리가 꿈에 나왔다. (아침에 눈떠서 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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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기말고사 시험을 보는 날이다. 뭐 그렇게 불편하게 사는 건 아니지만, 나에게 굉장히 여유가 많다면 우리 학생들 모두에게 맛있는 고급 밥 한끼 사주고 싶다는 생각을 문득해본다. 대학원생들과는 이따금씩 함께 밥을 먹지만, 학부학생들과는 밥 먹을 시간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빠리에서 유학할 때 나는 유독 교수님들로부터 많이 얻어 먹으며 유학생활을 했었다. 배고프면 교수님들을 찾아가서 밥 좀 사달라고 하기도 했다. ( 너무 직설적으로 말하기 민망하면…‘식사 하셨어요?‘라면 이미 교수님들은 바로 알아차리곤 ’On y va’(가자!) 라고 했다.) 그게 두고두고 고마워서 이제는 내가 갚아야 할 차례라는 생각을 자주한다. 그림은 그리고 싶은데 아뜰리에 지불할 돈이 없다며, 교수님 작업에 방해하지 않을테니 함께 쓰도록 해 달라고 하여, 사모님과 교수님이 나오시지 않는 요일에 내가 가서 교수님 아뜰리에를 쓰기도 했다. 결국, 나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못 되었다. 교수님 아뜰리에를 쓰고도 말이다. 나에게는 그림을 그리는 실력이 없다는 걸 이미 알았지만, 빠리에서 너무 직선적으로 나에게 이론으로 접근하라고 하신 교수님 덕분이다. 어쨌든 나는 그 교수님 덕분에 오늘날 내 직업에 대충 만족하며 살고있는 셈이다.
교수님들과의 아름다운 학창시절의 추억이 있기에 오늘 날 나는 우리 학생들에게도 애정이 각별하다. 이번학기에 내 준 과제 <나는 누구인가?>라는 리포트를 읽어보며, 특히 더 토닥여주고 싶은 아이들이 몇 있다.
이번주말 대학원생들과 함께 가기로 한 현장학습(미술관)에 몇 명의 학부생들도 데려가려고 한다.
이 푸른 젊은시절…
꿈을 꿀 시간만으로도 모자란데 용을 쓰고 반항하는 아이들의 그 마음이 아무 이유없이 그럴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밥 한끼 맛나는 거 사주고싶다. 그냥 별 이야기는 안 해도 밥한 끼 사주며 토닥여주고싶다.
오늘 시험을 마치고 남으라고 한 아이는 완전 수업시간에 놀러오는 아이다. 단 한 번도 수업을 제대로 들은 적이 없고, 지적을 해도 안되고, 가만히 있는 날에는 심지어 잠을 자 버린다. 오늘은 그 반항아 아이를 남으라고 했다. 밥한 끼 사주고 싶어서다.
때로는 아무것도 묻지 않고, 그냥 ‘먹자’ 그 한 마디가 훨씬 많은 걸 함축하고 있다는 걸 아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