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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향기 Apr 28. 2022

나는 나답고 감자는 감자 다울 때 가장 멋지다!

-이미소의 감자가 내게 가르쳐 준 것들  1부. 나다움으로 승부하라

찐 감자, 감자전, 감자튀김, 감자칩.

감자로 만들 수 있는 요리는 많습니다.


그런데 감자보다 더 감자 같은 빵이 등장했습니다.     

농업회사법인 밭 주식회사 대표 이미소. 춘천에서 감자 모양의 감자빵을 만든 사람입니다. 주요 저서로는 <오늘도 매진되었습니다>가 있습니다.   

  

고난을 극복하고 사업 시작 후 3년 만에 연 매출 200억을 달성한 이야기, 그리고 오늘날 성공하기까지 지켜 온 가치와 철학에 관한 이야기를 살펴봅니다.   

  

포인트 1. 아버지로 인해 시작된 감자와의 인연! 처음엔 원망과 미움이 가득했다.     


우리가 흔히 먹는 감자는 뽀얀 속살의 수미 감자입니다. 수미 감자는 분이 많고 저장성이 좋습니다. 그리고 판매와 유통이 편리해 단일 작물로 재배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전 세계에는 3천 종의 감자가 있다는 것을 아시나요?      


감자와 이미소 대표의 인연은 ‘아버지’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이 대표의 아버지는 신생 기업 투자자였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일 때도 아버지는 꿈과 미래를 위해서 투자를 했다고 합니다. 단 한 곳도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했고, 마지막 투자처가 <감자 종자 개발회사>였습니다.     


2012년, 감자 종자 개발회사는 아버지의 투자금을 삼키고 부도가 나게 됩니다. 아버지는 수많은 투자처 중 그 회사를 좀 사랑했다고 합니다. 그 회사가 망하자마자 사비를 털어 감자 품종들을 사들였고, 밭 한 뙈기 없는데 갑자기 4천 평을 빌려 감자 품종들을 직접 농사를 지을 정도로 사랑했다고 합니다.     


아버지께서 사들인 감자 품종은 10가지가 넘는데...

빨간 껍질과 노란 속살의 고구마를 닮은 로즈 홍감자. 속까지 진한 보라색인 보라밸리 감자. 알이 아주 굵은 태복. 구우면 맛이 있는 구이. 모양이 독특하고 되게 맛있지만, 문제는 잘 팔리지가 않는다는 것!     


2015년 겨울, 감자 30톤을 팔지 못한 아버지에게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당시에 서울의 대학에서 패션 디자인을 전공했고 진로를 변경하여 IT 회사에 막 취직했던 상황이었던 이미소 대표. 갑자기 전화로

“내려와서 함께 감자 좀 팔아주면 안 되겠느냐?”

부탁하셨고, 그녀는 오랜 고민 끝에 춘천으로 돌아오게 됐습니다.


고된 노동과 인정받지 못한 감자 가격으로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미움도 있었다고 합니다. 저온 창고에 가득한 감자를 보면 심장이 막 벌렁거리고 숨이 가빠오기도 했다고 합니다.      


포인트 2. 감자에 대한 확신으로 감자 본연에 더 집중하게 되다.      


그러던 어느 날, 유기농 감자협회(Organic Potato Association)의 초청으로 미국 Idaho(아이다호주)를 다녀오며 생각이 바뀌고 확신이 생기게 되었다고 합니다. 아이다호주는 한국의 강원도처럼 미국에서 감자로 유명한 곳입니다. 미국 감자 생산량의 3분의 1을 담당할 정도라고 합니다.     


다양한 나라의 육종가, 농부, 마케터 등의 농업 관련 전문가들과 수십 가지 품종들을 캐서 직접 보고 다양한 감자 요리를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누던 중 다들 감탄사를 연발하였다고 합니다.     

“코리아 감자 퍼펙트. 퍼펙트. 최고다!”      

라고 엄지를 치켜세운 사람들을 보며 아버지가 왜 감자 품종을 지키려고 했는지 다양한 감자가 시장에 풀리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해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강원도의 토지는 90% 이상이 임야라서 농사를 짓기가 적합하지 않습니다. 열악한 지역에서 어디에 심어도 잘나고 굶주린 배를 채워준 작물이 단연 감자입니다.     


그리고 각 지역마다 다양한 지역 빵이 있습니다. 강릉에는 커피콩빵. 안흥에는 찐빵. 강원도에는 왜 이렇게 맛있는 감자를 두고도 괜찮은 디저트가 없을까라는 질문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다 많은 사람들이 감자에 대한 향수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할머니 집에 가서 설탕에 찍어 먹던 따근따근한 감자…추울 때 밖에서 호일에 싸서 후후 불어먹던 구워 먹던 감자…그래서 감자 본연에 더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시중에 나와 있는 많은 빵들은 특정 재료가 3~5%만 들어가도 〇〇빵으로 표기합니다. 이 대표는 감자가 절반 이상 가득 차서 묵직하게 들어가 있는 농산물 빵을 만들고 싶었다고 합니다.


감자가 관심을 받기 위해서는 재미 요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평소 재미에 죽고 재미에 살던 성향이자 남편인 최동녘 농부는

“감자 모양으로 빵을 만들어 보라”고 조언을 했고 홍상기 셰프가 감자빵 레시피를 개발해주어 실현되었고 은인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합니다.


포인트 3. 감자빵의 비결은 쌀가루, 전분, 국내산 감자만 넣었고, 감자를 오븐에서 100분 이상 굽는 것이다.     


빵을 처음 본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을까요?


실제 감자랑 너무 똑같이 생겼기 때문에 “어머 이게 뭐야. 왜 매장 매대에다가 감자를 올려놨나요?” 콩가루만으로는 흙의 느낌이 부족해서 흑임자와 검정콩 가루를 추가했는데 감자인지 빵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였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한번 맛보면 감자빵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된다고 합니다. 맛은 물론이고, 실제 감자와 놀랄 만큼 똑같은 모양으로 가족들끼리 모였을 때 장난칠 수 있는 재미 요소까지 있어 입소문이 났다고 합니다.     


맛의 비결은 무엇일까요?     


첫째, 쌀가루, 전분, 국내산 감자만 넣었습니다. 밀가루를 넣지 않습니다. 둘째, 감자를 오븐에서 100분 이상 굽습니다.     


긴 시간 동안 수분을 날리면 본연의 당분이 남아 응축된 단맛을 낸다고 합니다. 삶거나 찌는 게 경제적이지만 맛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정성으로 구운 감자 본연의 맛은 따라올 수가 없었습니다.      


손으로 감자를 하나하나 손질해야 해서 한계가 많습니다.  감자를 일률적으로 까줄 기계가 없습니다. 그런 어려움 때문에 미국산 감자 분말로 다른 감자빵들이 만들어집니다. 효율적인 감자 분말이 아닌 하나하나 손질해서 구운 감자빵이 많은 사랑을 받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고 합니다.     


포인트 4. 나다움으로 승부하라! 나는 나답고, 감자는 감자 다울 때 가장 멋지다.     


이미소 대표는 사람이든 브랜드든 제품이든 나다움을 잃어버리면 생명력이 훨씬 짧아진다고 말합니다. SNS를 보면 잘 나가는 인생이 너무나도 많아서 농사를 짓는 자신이 보잘것없는 사람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내가 가장 나다울 때 힘이 생긴다는 사실을 과정을 통해서 배웠다고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미소 대표의 오늘의 한 줄 리뷰는?     


나는 나답고 감자는 감자 다울 때 가장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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