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이 습관인 교실

by 담빛노트


새학기 입학.

아이들 마음속은 교과서보다 먼저 복잡해진다.

“어떤 친구를 만나게 될까?”

“선생님은 무서운 분이면 어떡하지?”

교실의 책상 배치는 어른들이 정하지만,

아이들의 세계는 ‘누구 옆에 앉게 되느냐’에서 시작된다.


물리적 환경은 내가 바꿔줄 수 없다.

하지만 친구는 가능성이다.

열어보지 않은 상자 같은 존재.

1호도 2호도 새 출발선에 섰다.


나는 습관처럼 묻는다.

“학교 어땠어?”

“밥은 맛있었어?”

“친구들은?”

그중 2호의 대답이 마음을 탁 건드렸다.

입학 전 캠프에서 협동훈련을 하고,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단다.

그리고 서로의 좋은 점을 발견해

직접 말로 칭찬해 주는 시간을 가졌다고.

“그래서 어때?” 하고 묻자

2호는 아무렇지 않게 말한다.

“엄마, 우리 반은 칭찬을 많이 해.

그게 좀 습관 같아.”


습관처럼 하는 칭찬.

그 말이 왜 이렇게 뭉클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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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늘 “인성교육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종종 그것을 교과서 속 문장으로 가둬버린다.

‘바른생활 3페이지를 펼치세요’ 하는 순간,

마음은 이미 닫혀버리기도 한다.


그런데 말이다.

칭찬 한마디는 교과서가 아니라 공기처럼 퍼진다.

누군가 나의 좋은 점을 먼저 발견해 주는 경험.

그건 사춘기 아이에게

“너, 괜찮은 사람이야”라는

보증서 한 장을 건네는 일과 같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다.

아이들은 고래보다 더 섬세하다.

한마디에 날아오르고

한마디에 깊이 잠긴다.

정체성이 자라는 시기,

아이들은 거울을 찾는다.

그 거울은 집이기도 하고

또래이기도 하다.


친구가 건네는 말 한마디가

아이 마음속 거울이 되어

“나는 이런 사람이구나”를 만들어간다.

팀 협동 활동,

또래 간 관계 형성 프로그램,

사회·정서 교육.

뭔가 거창하지 않아도

서로의 장점을 찾아 말해주는 5분이면 충분하다.


아이들이

“우리 반은 칭찬을 많이 해.”

라고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교실.

그 교실에서 자라는 아이는

성적이 아니라 존재로 인정받는다.


그리고 인정받은 아이는

굳이 누군가를 밀어내지 않는다.

이미 자기 자리가 단단하기 때문이다.


오늘 나는 2호의 한마디 덕분에

조금 안심했다.


우리 아이가

공부를 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를 괜찮은 사람이라고

느끼며 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사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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