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달 무슨달.

by 담빛노트

학기 초가 되면 늘 그렇듯

학교에서는 ‘교육설명회’라는 이름으로

학부모총회를 연다.


교사 소개를 하고,

교육과정을 설명하고,

빠지지 않고 학교폭력 예방 교육까지 이어진다.

꼬박 한 시간 반,


담임선생님을 만나기까지의 여정은 참 길고도 길다.

어쩌면 익숙하고 조금은 의례적인 시간.

총회를 다녀오면 연간 학사일정

달력을 받는다.


매년 받았던 달력이었는데,



1월 2월이 아닌

물오름달. 시샘달, 등의 말이 적혀있었다.

그저 흘러가는 숫자였던 달들이

이름을 갖는 순간

표정이 생기고,

온기가 생기고,

이야기가 생겼다.


우리는 늘

1월, 2월, 3월을 살아간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아무 의미 없이

숫자를 넘기듯 시간을 건너고 있었다.


그런데 이름을 붙여주니

달마다 살아야 할 이유가

한 줄의 문장처럼 또렷해졌다.


학교는 3월에 시작한다.

3월 물오름달 ; 산과 들에 물 오르는 달

4월 잎새달 물오른 나무들이 저마다 잎새를 돋우는 달

5월 푸른달 마음이 푸른 모든이의 달

6월 누리달 온우리에 생명의 소리가 가득차 넘치는 달

7월 견우직녀달 견우직녀가 만나는 달

8월 타오름달 하늘에선 해가 땅위에서는 가슴이 타는 정열의 달

9월 열매달 가지마다 열매 맺는 달

10월 하늘연달 밝은 달 위에 아침의 나라가 열린 달

11월 미틈달 가을에서 겨울로 치닫는 달

12월 매듭달 마음을 가다듬는 한해의 끄트머리의 달

1월 해솟음달 새해를 맞이하는 달

2월 시샘달 봄을 시샘하는 겨울의 끝달.


이렇게 이름을 불러주니

한 편의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나는 그동안 몇 개의 달을

그저 숫자로만 흘려보냈을까.


앞으로는

달력을 넘기듯 살지 말고,

한 달, 한 달을

문장처럼 살아가고 싶다.


어떤 달은 물이 오르듯 차오르고,

어떤 달은 마음이 푸르게 번지고,

어떤 달은 조용히 매듭지어지기를 바라면서.


나의 3월은 어떤 달일까?


달달 무슨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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