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밤
어떤 분이 내 몸을 보며 말했다.
“왜 거미몸인지 알 것 같아요. 잘 드시잖아요.”
그 말은 가볍게 웃고 넘길 수도 있는 말이었지만,
나는 그 순간 묘하게 들킨 기분이 들었다.
내가 잘 먹는다는 사실보다,
그걸 알아차릴 만큼 나를 지켜봤다는 느낌 때문이었다.
괜히 무언가를 감추고 싶어졌다.
나만 알고 싶은 나의 습관,
나만 알고 싶은 나의 모습 같은 것들.
작고 사소하지만, 그래서 더 들키기 싫은 것들.
그 마음이 밤으로 이어졌던 걸까.
나는 꿈을 꾸었다.
평소에 특별한 관심도, 애정도 두지 않았던 한 사람.
그런데 꿈속의 나는 그를 보며
아이처럼 기뻐하고 있었다.
손흥민.
그는 내 집 안에 있었고,
나는 그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좋았다.
출처 ; 네이버 나무위키백과
괜히 더 잘 보이고 싶었고,
괜히 더 조심스러워졌다.
그런데 동시에,
그는 나만의 사람이 아니었다.
문 밖에는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그를 보고 싶어 하는 수많은 시선들.
나는 외출을 해야 했고,
문을 몇 번이고 확인하며 꼭꼭 닫았다.
마치 나만의 무언가를
들키지 않기 위해 애쓰는 사람처럼.
그리고 잠에서 깼다.
이게 뭔 꿈이지? 하며 비몽사몽 거실로 나와 주방을 정리하던중
아이가 마시던 음료수 컵을 발견했다.
나는 잠시 멈춰 섰다.
그곳에, 방금 꿈에서 만났던 얼굴이 있었다.
환하게 웃고 있는 얼굴.
이상하게도 그 미소가
“괜찮아.”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나는 그 컵을 일부러 본 적도 없었는데,
정말 미스테리 하다.
하필 그 꿈을 꾼 날
아침에 그 그 못브을 발견한게
신기했고,조금은 섬뜩했고,
무엇보다도 이상하게 마음이 놓였다.
꿈은 무의식의 초대라고 한다.
나는 어쩌면
나만의 무언가를 숨기고 싶어 하면서도,
그게 들켜버렸을 때의 민망함과 당황스러움을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더 감추고 싶었고,
그래서 더 들키는 꿈을 꾸었을지도 모른다.
왜 하필 그 사람이었는지,
왜 하필 그 얼굴이 그곳에 있었는지는
여전히 설명할 수 없지만,
조금 덜 숨기고 살아도 괜찮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들켜버린 나도,
생각보다 괜찮은 사람이니까.
미스테리 손홍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