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상

by 담빛노트

나태주 시인을 참 좋아한다.

글 속에는 늘 따뜻함이 한가득 담겨 있다.

그의 시에서는 사람 냄새가 난다.


꾸미지 않은 마음,

인간만이 지닐 수 있는 고유의 연민과

애잔한 위로가 조용히 스며 있다.


그의 시집 속 ‘자화상’을 바라보며,

나는 오늘도 그 따뜻함 앞에

가만히 머문다.



자화상


어려서 어려서부터

먼 곳이 그리웠고

멀리 잇는 사람이 보고 싶었다.

그리운 마음 보고 싶은 마음이 모여

가늘고도 긴 강물이 되었고

일생이 되었다.


때로는 나무가 되고 싶었고

이름 모를 꽃이 되고 싶었고

하늘 위에 두둥실 구름이 되고 싶었다

그런 헛된 소망이 나를 키웠고

나를 이끌어 노인의 날에 나를 이르게 했다


이제 내가 그리운 사람이 되고

보고 싶은 사람이 되고

더러는 나무가 되고 꽃이 되고

흰 구름이 좀 되어보고 싶은데

그런 소원이 잘 이루어질지

안 이루어질지는 나도 모르겠다.


나태주


image.png?type=w1


왕흥초등학교 교장으로 있을 때

1학년 어린이가 그려준 나태주 시인





작가의 이전글고명환이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