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과 헤어짐

by 담빛노트


한참 졸업 시즌이다.

우리집 아이 역시 아이티를 벗어버리고,

청소년이라는 이름의 한 걸음을 내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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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장을 받을 때,

화면에는 아이의 장래희망과 졸업 한마디가 함께 띄워졌다.

그 문장을 읽는 순간, 나는 잠시 숨을 멈췄다.


‘아이가 정말 이렇게 말했나?’

마음을 정면으로 두드리는 문장이었다.


“즐거웠어.

한 걸음 나아가 더 좋은 사람이 되기를…”


나는 아직도 이 아이를

장난만 치고,

머리에 귀여운 핀을 꽂고 다니는

어린아이로만 여기고 있었는데,

저런 말을 할 줄 아는 사람으로

이미 자라고 있었다는 사실이

엄마인 나에게는 새삼스럽고,

조금은 미안했다.


900%EF%BC%BF20260107%EF%BC%BF091639.jpg?type=w1 노란 색이 어울리는 아이


아이들 하나하나의 장래희망을

보는 일은 참 재미있다.

돈 많은 백수, 유튜버, 아이돌, 작곡가

우리 때의 ‘선생님, 과학자, 대통령’ 같은

정형화된 꿈들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다.

세상은 바뀌었고,

아이들의 언어도 달라졌다.


학부모 회장님의 인사가 이어졌다.

“그동안 아이 키우느라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 한 문장에

나는 끝내 고개를 들지 못했다.

창피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울컥, 눈물이 났다.


그 말은 축하가 아니라

지난 시간에 대한 조용한 인정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900%EF%BC%BF20260107%EF%BC%BF091557.jpg?type=w1 우아한 담임 선생님

졸업은 늘 이런 말들로

마무리된다.

잘 지내라는 말,

또 만나자는 말,

즐거웠다는 말.


생각해보면,

이별의 순간에 이런 말을 건넬 수 있다는 건

그 시간 속에 분명

좋은 만남이 있었다는 증거일 것이다.


“좋은 만남은

떠날 때를 원망하지 않게 하고,

좋은 헤어짐은

다시 만날 날을 두렵지 않게 만든다.”

담빛 노트


우리는 살아가며

수없이 만나고, 수없이 헤어진다.

그 모든 관계가 오래 남을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서로에게

조금은 아쉬운 작별을 건넬 수 있다면 좋겠다.

그래야 다시 만나도 반갑다.

그게, 어른이 되는 일의 한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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