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일기 3]
올해 서른에 들어섰다.
아래는 서른에 대한 나의 이런저런 생각들.
우선 좋은 점은 '불안함'이 생각보다 덜하다는 거다.
27살, 지금과 똑같이 취준을 준비하고 있을때 그때는 나란 존재가 과연 쓸모가 있을까하는 걱정과 과연 내가 밥벌이를 할 수 있을까하는 두려움이 앞섰다. 첫 취준이라는 무게 때문이기도 하지만 모두 성공적인 커리어에 안착한 주변의 친구들의 모습과 비교해 더 그랬던 것 같다.
30살, 지금은 (짧지만) 경력이 생겼고 동시에 나이가 주는 무던한 마음이 생겼다. 나름의 경험치에서 오는 것도 있고, 왜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29살보다 30살이 체감상 더 젊게 느껴진다.(왜일까...?) 그래서 뭐든지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마음을 갖게 된 것 같다.
한편 나이를 무기로 이런저런 핑계도 생긴다.
회사에 퇴직 의사를 비췄을때도 나는 괜히 서른이라는 핑계를 댔다. '서른이 되니까 변화가 필요한 것 같더라구요', '서른이 되니까 새로운 걸 해보고 싶더라구요' 등등... 꼭 일적인 부분이 아니더라도 개인적으로 서른이 되니까 더 새로운 환경을 맞이해야 할 것 같고, 새로운 사람들도 많이 만나야 할 것 같고 그런 생각이 든다.
그리고 내 인생을 바꿀만한 엄청난 변화가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이 든다.(이건 왜 일까..?)
나는 서른이라는 나이를 생각하면 가수 이효리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예전에 방영되었던 오프더레코드 라는 프로그램에서 그녀는 가수 엄정화를 만나 자신의 서른에 대해 이야기하며 눈물을 보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저런 대단한 사람도 서른이라는 나이를 두려워했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또 하나는 그녀가 서른이 되었을 때 김광석의 서른즈음에를 다시 들으니 감회가 새롭더라 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이건 아마 놀러와 라는 프로그램에서 말한 것 같다.) 그 당시 서른이라는 나이보다 한참 어렸던 나는 '나도 서른이 되었을때 이 노래에 공감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서른이라는 나이가 뭔가 특별하게 느껴진 것 같다.
어느 덧 서른의 반에 접어든 지금, 이제까지는 내가 기대한 엄청난 큰 변화는 없다. (사실 재취준이 큰 변화 중 하나긴 하다.) 어쩌면 이렇게 무난하게 31살을 맞이하게 될지도, 혹은 내 인생을 바꿀만한 긍정적인 변화가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