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일기 4]
나와 같이 일했던 상사분들은 나를 평할 때 꾸준하고, 성실한 친구로 말씀해 주신다.
정말 감사한 평가다. 그러나 본래의 나는 그렇지 않다.
일의 영역에서 나의 꾸준함은 의무감에서 비롯된다. 더 정확히는 타인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은 마음에서 비롯된다. 더 더 정확히는 남을 그만큼 신경 쓰고 눈치를 많이 본다는 말이다. 어찌 보면 모든 직장인들이 갖춰야 할 태도 일 수도 있다. 상사의 눈치를 보고 맡은 바를 다 해내는 것. 그러나 이런 마인드는 나를 괴롭힐 때가 많았다.
에디터 업무 특성상 마감에 치여 자정에 가깝게 퇴근하는 일이 잦았다. 피곤한 몸을 택시에 태워 집으로 향하는 길내일 아침에 올라갈 인스타그램 소재를 찾고, 원고를 쓰고 있자면 '지금 뭐 하고 있는 걸까, 이게 맞는 삶인가'하는 회의가 밀려오곤 했다. 퇴근 후에도 업무가 이어지는 삶. 그 의무감으로 나는 꾸준히 일을 지속해 나갔다.
퇴사 후, 의무감이 사라진 나는 꾸준함도 같이 잃어버린 듯하다.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나의 콘텐츠'를 찾고 있는 지금, 이것저것 매일 인스타그램 올려보기라는 목표를번번이 실패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소재가 없다는 나름의 핑계를 대고 싶다.) 무엇보다 나에게 집중하고, 진짜 내가 좋아하는 것과 나를 알아가는 시간을 지속하는 꾸준함이 부족한 것 같다.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유튜버든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든 꾸준히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이 존경스럽고 부럽다. 일적으로 콘텐츠 스킬만 배웠지 아직은 나에 대한 콘텐츠를 만드는 방법을 잘 모르는 것 같다. 나를 잘 알아가기 위해서는 때론 나를 괴롭히는 의무감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