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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해영 Feb 07. 2024

운명을 적당히 믿고 이것을 해!
(곽박 설화)


운명이 궁금해, 알고 싶어


살아 있는 한 우리는 운명이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하고  나쁜 운을 미리 막으려고  알고 싶어 한다. 운명에 대해 긍정적 기대가 되면 좋은데 두려움 등 부정적으로 전개될 염려가 많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이런 분야에 대해 전문적으로 공부를 하기도 하고 또는 운명을 알려준다는 예언자(점치는 사람, 혜안이 있는 종교인, 사주 보는 사람)를 찾아보기도 한다. 그런 노력의 결과 운명에 대한 궁금증이 해소되고 살아가는데 도움을 받았는가?    

 

운명이 제일 궁금할 때는


일생 중 운명에 대해 궁금함이 많을 때는 변화 가능성이 무척 많은 성장기와 큰 어려움에 당했을 때가 아닐까 생각한다.  성장기는 인생의 변화 가능성이 클 뿐만 아니라 본인도 의지와 노력 여하에 따라 이것도 될 것 같고 저것도 이룰 것 같다고 여긴다. 이때는 선택을 잘하려고 운명에 대해 궁금해한다. 


예언자에 도움을 받아 잘 선택하고 싶고 또 자기 능력과 노력으로 변화를 이뤄내려고도 한다. 그러나 큰 고통을 당해 본인이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으면 슬기롭게 넘어가기 위해 운명에 대해 점을 친다 사주를 본다 등 도움받기를 절실히 원한다. 이때는 자기의 의지나 노력보다는 예언자에게 더 의지하려 한다.     


나의 경우 이런 경험이 있다.


일이 풀리지 않을 때 운명이 궁금하여 일간지에 매일 게재된 오늘의 운세 기사를 유심히 살펴본 적이 있다. 이 기사는 띠와 태어난 연도를 기준으로 매일의 운세를 설명하는 방식으로 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 기사를 살펴보다가      


예언가에 따라 설명내용이 다름을 확인하고 왜 다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사람마다 같은 여건에서도 운명이 다름은 당연함일까 아니면 이분들도 잘 모름일까?    

 





곽박과 며느리


곽박이라는 유명한 선생이 있었는데 돈을 받아야 점을 쳤다. 그 집의 며느리가 생각하길

 ‘돈 없는 사람이 점하러 왔다가 뒤통수를 치고 도루 가면 그거 보면 딱하잖아요.’ 


그러면서 슬그머니 뒷 꽁무리에 가서 점을 해줬다. 백발백중이었다. 며느리 때문에 돈도 못 벌게 생겼다고 생각한 곽박은 며느리를 처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루는 며느리가 산통(점쟁이가 점칠 때 쓰는 통)을 쳐 점괘를 보니 시아버지가 자기를 해치려 한다는 점괘가 나왔다.


 ‘이거 어떡하나 도망치자!’


곽박도 앉아서 산통을 치니 며느리가 도망가는 유괘(태어난 해 운의 주기)인 거야. 그래서 며느리는 도망을 가고 시아버지는 잡으로 쫓아가고...   또 며느리가 산통으로 점괘를 치니 시아버지가 뒷 꽁무니를 쫓아오는 거야!


‘붙잡히면 죽는다.’


 도망치다 길 옆에 소 길마(소등에 얹어 물건 운반 때 쓰는 도구)가 있는 거야. 거기에 쪽박이 하나 있어 며느리는 쪽박으로 물을 한 그릇 떠다가 길마 위에 놓고 길마 속으로 들어갔다. 

    

시아버지가 점괘 따라 길마가 놓여 있는 곳에 와서  ‘이리로 도망을 쳤는데? ’ 없는 거야. 산통을 흔들어 점괘를 쳐 풀기를  “질마는 물, 질마는 물.” 


질마(길마의 사투리) 위 바가지에 물을 떠다 놓았거든, 빠져 죽었구나라고 생각하고는 가버렸다. 

그래서 며느리는 살아서 갔다.     






운명은 바뀔 수 있고 삶이 성장하는 한 더 변할 수 있다     


한 개인의 삶의 궤적을 살펴보면 부모나 주변 환경의 요인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끼치는 어린 시절에는 외부적인 요인에 따라 운명이 변하는 것 같고 자기 주도권이 강해지는 시기부터 본인의 노력이나 능력에 따라서도 운명의 방향이 많이 바뀔 수 있는 것 같다.  

    

그러한 성장기를 지나 성숙기에 접어들면 외부 요소와 노력등에 따라 변할 수 있는 부분을 짐작할 수 있다고 믿으며 운명을 객관화해보려 한다.  그러다가 어떤 큰 자극이나 충격을 받게 되면 수용하거나 견디어 보지만 한계이상을 받게 되면 궤적의 이탈이 일어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극의 강도나 내용보다는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냐 이다. 이 부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삶이 크게 후퇴하여 망가질 수도 있으며 반대로 이 자극을 발판으로 인생의 제2의 변화와 성장을 도모할 수도 있게 된다.      


그리고 우리가 유념해야 할 점은 아직 일아나지 않을 미래에 대해 걱정하면서 시간과 감정을 많이 기울이지 말고  현재에 충실함이다     


곽박


 그는 오행, 천문, 점술에 뛰어난 재능을 가졌다. 276년 중국의 서진 시기에 태어나 324년 한족이 강남으로 쫓겨가서 세운 동진 때인 324년에 죽는다. 50년도 못살았다. 


 동진 시기 형주지역에서 관리를 하는데 그의 상관이 반란을 계획하면서 곽박에게 운세를 점쳐달라 하자 흉하다고 나온다 말하여  살해당하였다 한다. 상관은 곽박을 죽이면서 자신의 수명을 헤아려 봤냐는 물음에 오늘까지 산다고 대답하였다는 이야기가 있다. 


아산지명


아산지역은 백제 시기의 탕정군 일대로 경덕왕이 한화로 개명할 때 음봉현으로 하고 탕정군에서 관리하게 하였다. 탕정은 경덕왕의 전국지명을 일제히 개정할 때 개명하지 않은 5개소 중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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