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조건은 별이 빛나지 않는 밤인지도 모른다.
도시에서 나고 자란 나는 쏟아질 것 같은 밤하늘의 별을 본 적이 없다. 그래서 몇 해 전, 합천 황매산에서 바라본 밤하늘의 별은 낯설면서도 경외스러웠다. 사진으로야 그저 밤하늘의 별뿐만 아니라 우주 전체 별들의 향연까지 볼 수 있건만, 직접 내 두 눈으로 본 밤하늘의 별은 비현실적일 정도의 묘한 괴리감과 동시에 강렬한 생의 감각을 일깨웠다.
물론 내가 찰나의 감동을 느꼈을 뿐, 별은 늘 우주에 존재해 왔다. 인류 역사는 낮에는 해를 등지고, 밤에는 별을 바라보며 나아간 역사라고 할 수 있다. 예부터 별은 인간들에게 나침반이자, 계절 변화의 지표로서 농사 시기를 알려주는 거대한 시계였다. 뿐만 아니라 별은 인간 상상력의 원천으로서 별자리와 신화가 펼쳐지는 무대가 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gps가 나침반을 대신하고, 인터넷 영상이 인간의 유흥거리로 대체된 지금은 어떠한가. 이제 인류는 별을 바라보는 것을 넘어 그곳으로 직접 향하려 한다. 고대부터 우주시대인 지금까지도 별과 인류는 운명의 공동체나 다름없다.
그래서인지 별은 단순히 밤하늘에 빛나는 천체뿐만 아니라, 가장 풍부한 상징성을 지닌 단어 중 하나다. 별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을 우리는 스타라고 부르며 칭송한다. 또, 사랑하는 사람이 유명을 달리했을 때 우리는 그 안타까움을 빗대어 그가 밤하늘의 별이 되었을 것이라며 스스로를 달랜다. 그리고 '밤하늘을 봐야 별을 따지'라는 속담은 우리가 원하는 바가 있다면 응당 노력과 준비가 필요함을 일깨워준다. 어디 그뿐인가. 미식가들의 성경책이라 불리는 미슐랭 가이드는 전 세계 식당에 별 개수로 등급을 부여한다. 이 외에도 별은 별별 뜻을 지니며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
내 삶 속에서 역시 별은 별별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인생이라는 긴 여정 속에서 글을 쓰는 행위는, 어두운 밤하늘에서 별을 찾아내고 그것들을 잇는 과정과 매우 닮아있다. 내 인생은 단 한 번도 명쾌했던 적이 없었다. 그래서 앞이 보이지 않는 막막한 밤처럼 느껴질 때가 많았다. 하지만 빛이란 어둠 속에서야 보이는 법이라, 삶이 밤처럼 어두워질 때마다 나의 이야기는 시작되곤 했다. 어떤 별은 너무 뜨거워 눈물이 나고, 어떤 별은 너무 시려 안아주고 싶다. 이 별들을 조심스레 이어나가다 보면 별자리 하나가 고요히 떠오른다. 파편화되어 흩어져있던 삶의 조각들을 엮어나가다 보면, 나라는 사람의 인생이 담긴 성도가 완성되리라. 그리하여 내가 그랬듯 삶이 진흙탕처럼 느껴지는 순간을 지나고 있을 누군가에게 연 없이 닿아 나로 인해 위로가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