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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바람 May 18. 2022

예측 불가능성

지진은 왜 예측할 수 없는가?

    

이탈리아의 라퀼라시(L’quila)는 중세 신성로마제국 때에 건설된 이탈리아의 첫 계획도시로 중세의 보석이라 불리던 도시이지만 2009년 대지진으로 초토화되었다. 이 지진 때문에 2012년 이탈리아의 과학자 6명은 과실치사죄로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그들의 죄목이 무엇이었을까? 왜 과학자들이 감옥에 갇혔을까? 사실 이 재판은 “제2의 갈릴레이 재판”이라고 비판받은 재판이다. 이 재판은 “현재의 과학 수준으로 100% 지진을 예측할 수 없다는 과학적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은 재판으로 알려져 있다. 6명의 과학자 중 3명은 지진학자이고, 1명은 화산학자, 2명은 지진공학자였고, 이들은 클라우디오 에바 제노바대학 물리학과 교수들이었다. 이 재판에서 배심원들은 이들이 2009년 3월 31일에 시청주관의 민방위청 주최 회의에 참석하여 “대지진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부정확하고, 불완전하며, 모순된 정보를 제공해 많은 인명 피해를 불러왔다고 평결하였습니다. 참사를 부른 지진은 2009년 4월 6일에 발생했으며 309명이 사망하였으며 많은 건물이 파괴되었다. 이 재판이 열릴 때 전 세계 5,200여 명의 과학자들이 현재의 과학으로는 지진을 100% 예측할 수 없다고 탄원하였지만 이 과학자들은 징역형을 받았다. 이 평결 이후 이탈리아에서 지진에 대해서 과학적 자문이나 언론 인터뷰를 하는 과학자들이 사라질 것이라고 우려하였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그 이유를 살펴보기 위해서 지진의 규모와 지진의 강도에 따른 발생 비율을 생각해 보야야 한다. 지진의 세기는 규모란 단위를 사용한다. 규모는 리히터 스케일(Richter scale)이라 부르며 발생한 지진의 에너지의 로그값에 비례한다. 규모와 발생하는 에너지의 관계는 규모가 1단위 증가하면 발생한 에너지는 약 30배 증가한다. 예를 들어 작은 핵폭탄의 위력인 규모 4.0 지진은 TNT 1천톤의 위력에 해당하지만 규모 5.0의 지진은 TNT 3만2천톤의 위력에 해당한다. 2차 세계 대전 중에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의 위력은 TNT 1만6천톤 규모였다. 지진 5.0은 히로시만 원자폭탄의 2배의 위력을 갖는다.


   구텐베르크와 리히터는 1956년에 지진의 발생규모를 가로축으로 하고 그 규모에 해당하는 지진의 발생빈도를 세로축으로 하여 분포함수를 그려보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지진의 분포는 멱함수 법칙을 따라서 감소하였다. 이를 구텐베르크-리히터 법칙이라 한다. 멱함수 법칙은 예측 불가능성이라는 복잡계의 대표적인 특징이 내포되어 있다. 이탈리아의 과학자들은 이런 지진의 예측 불가능성을 알고 있었으며 사실 민방위청 회의에서도 그 예측 불가능성을 얘기했을 것이다. 어느 누구도 지진이 언제 일어날지 일어나지 않을지 확신에 차서 주장할 수 없다. 앞으로 복잡계가 무엇이고 멱함수 법칙이 가지는 다양한 특징을 살펴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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