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수렁에서 올려다본 희망의 새벽

죄를 기록하지 않으시고 용서하시는 사랑을 기다리며

by Joseph H Kim

오늘 묵상할 시편 130편은 '깊은 곳(De Profundis)'에서 부르는 노래입니다. 인생을 살다 보면 내 발이 닿지 않는 깊은 수렁에 빠질 때가 있습니다. 죄책감의 깊은 곳, 절망의 깊은 곳, 혹은 끝이 보이지 않는 문제의 깊은 곳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인은 그 깊은 바닥에서 절망하는 대신 '부르짖음'을 선택합니다. 그리고 파수꾼이 간절히 아침을 기다리듯, 하나님의 은혜를 기다립니다. 어둠이 짙을수록 새벽은 반드시 옵니다. 오늘 아침, 깊은 곳에 있는 나를 건져 올리실 주님을 파수꾼의 심정으로 바라보시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나의 죄를 낱낱이 기록하고 계실까 봐 두려워합니다. 그러나 시인은 놀라운 고백을 합니다. "주께서 죄악을 지켜보실진대 누가 서리이까?" 하나님은 감시자가 아니라 용서자이십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용서하시는 이유는 우리가 뻔뻔하게 살게 하기 위함이 아니라, 그 사랑에 압도되어 하나님을 경외(Fear)하게 하기 위함입니다. 용서받은 자만이 가질 수 있는 거룩한 기다림으로 오늘을 채우십시오.


시편 130편 (현대인의 성경)


130:1 여호와여, 내가 깊은 곳에서 주께 부르짖었나이다.

130:2 주여, 내 소리를 들으시며 나의 부르짖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소서.

130:3 여호와여, 주께서 죄악을 지켜보실진대 주여, 누가 서리이까?

130:4 그러나 사유하심이 주께 있음은 주를 경외하게 하심이니이다.

130:5 나 곧 내 영혼은 여호와를 기다리며 나는 주의 말씀을 바라는도다.

130:6 파수꾼이 아침을 기다림보다 내 영혼이 주를 더 기다리나니 참으로 파수꾼이 아침을 기다림보다 더하도다.

130:7 이스라엘아, 여호와를 바랄지어다. 여호와께서는 인자하심과 풍성한 속량이 있음이라.

130:8 그가 이스라엘을 그의 모든 죄악에서 속량하시리로다.


시편 130편은 어떤 시입니까?


시편 130편은 성전에 올라가는 노래이자, 기독교 역사상 가장 사랑받는 참회시(Penitential Psalms) 중 하나입니다. 라틴어로 '데 프로푼디스(De Profundis, 깊은 곳에서)'라고 불리며, 마틴 루터는 이 시를 가리켜 "성경의 정수"를 담은 '바울적 시편(Pauline Psalms)'이라고 극찬했습니다. 인간의 전적인 타락과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용서)가 가장 극적으로 만나는 장면을 노래합니다.


말씀 속으로


1. 깊은 곳에서의 부르짖음 (1-2절) 시인이 처한 '깊은 곳(Depths)'은 히브리어로 깊은 바다나 수렁을 의미합니다. 발이 닿지 않아 허우적거리는 생존의 위기 상황입니다. 성도는 깊은 곳에 빠지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깊은 곳에서 "여호와여!"라고 부르짖을 대상을 아는 사람입니다. 바닥을 쳤다는 것은, 이제 위를 쳐다볼 때가 되었다는 신호입니다.


2. 용서하시기에 경외합니다 (3-4절) 3절은 복음의 핵심입니다. 만약 하나님이 블랙박스처럼 우리의 죄를 다 기록하고 계신다면, 아무도 그 앞에 설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기록을 지우시고 사유(Forgiveness)하시는 분입니다. 여기서 놀라운 역설이 등장합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경외하는 이유는 무서운 심판 때문이 아니라, 나 같은 죄인을 용서하신 그 사랑이 너무 크고 놀랍기 때문입니다. 진짜 경외감은 은혜에서 나옵니다.


3. 파수꾼의 기다림 (5-6절) "파수꾼이 아침을 기다림보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성을 지키는 군인에게 아침은 생존의 문제입니다. 파수꾼이 아침을 기다리는 것은 막연한 희망이 아닙니다. 해는 반드시 뜬다는 자연 법칙을 믿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기다림도 그렇습니다. 하나님의 도우심은 '올지 안 올지 모르는 것'이 아니라, 새벽처럼 반드시(Surely) 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지치지 않고 기다릴 수 있습니다.


삶의 자리에서


첫째, 바닥에서 기도를 시작하십시오. 지금 상황이 '깊은 곳'이라고 느껴진다면, 사람을 찾기 전에 먼저 하나님께 부르짖으십시오. 바닥은 하나님을 만나기에 가장 좋은 장소입니다.


둘째, 죄책감에서 자유하십시오. 과거의 실수나 죄 때문에 괴로워하고 있다면 4절을 묵상하십시오. 하나님은 당신을 정죄하기 위해 지켜보시는 분이 아니라, 용서하기 위해 기다리시는 분입니다. 회개했다면, 이제 용서받은 자의 자유를 누리십시오.


셋째, '확신'을 가지고 기다리십시오. 기도 응답이 더디다고 낙심하지 마십시오. 파수꾼에게 아침이 오듯, 당신의 인생에도 은혜의 새벽은 반드시 옵니다. 조급해하지 말고 말씀(5절)을 붙들고 버티십시오.


기도


깊은 수렁에서 건지시는 주님,

제 힘으로는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는 깊은 곳에서 주님의 이름을 부릅니다.

저의 허물을 기록하지 않으시고 덮어주시는 주님의 용서하심 앞에 떨리는 마음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캄캄한 밤을 지키는 파수꾼이 새벽을 기다리듯, 제 영혼이 간절히 주님의 은혜를 기다립니다.

반드시 떠오르는 아침 해처럼, 제 삶에도 구원의 빛을 비추어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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