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샘이 주께 있사오니

두 개의 샘, 두 개의 운명

by Joseph H Kim

인간의 마음 가장 깊은 곳에 있는 어둠과, 하늘에까지 이르는 하나님의 광대하신 사랑이 극명하게 교차하는 이 시편 속으로 함께 깊이 들어가 보겠습니다.


우리 안에는 두 개의 샘이 흐르고 있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하나의 샘은 어둡고 탁하며, 그 깊은 곳에서는 “괜찮아, 하나님은 없어. 네 마음대로 살아”라고 속삭이는 독의 샘입니다. 이 물을 마실수록 우리의 영혼은 병들고, 눈은 멀어지며, 스스로 파놓은 기만의 감옥에 갇히게 됩니다.


그러나 또 다른 샘이 있습니다. 그 샘은 하늘과 맞닿아 있고, 그 근원은 영원하며, 그 물은 수정처럼 맑고 생명으로 가득합니다. 이 샘은 하나님의 심장에서부터 흘러나오는 사랑과 진리의 강물입니다. 이 물을 마시는 자는 메마른 영혼이 소생하고, 어두웠던 눈이 빛을 보며, 참된 자유와 영원한 만족을 누리게 됩니다.


시편 36편은 바로 이 두 개의 샘을 우리 앞에 극명하게 보여주는 거울과 같은 시입니다. 시인은 먼저 악인의 마음속에서 솟아나는 죄의 독백을 낱낱이 해부하고, 이어서 그 어둠을 압도하고도 남는, 하늘에까지 이르는 하나님의 광대하신 사랑과 생명의 샘을 노래합니다. 이 시는 우리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지금, 어느 샘물을 마시고 있습니까?”


시편 36편 (현대인의 성경)

1 악인들은 그 마음속에 죄의 충동이 있어 하나님을 두려워할 줄 모릅니다.

2 그들은 잘난 체하며 자기 죄를 깨닫지도 못하고 미워하지도 않습니다.

3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죄와 거짓투성이이며 지혜와 선을 행하는 데서 완전히 떠났습니다.

4 그들은 잠자리에 누워서도 악한 일을 계획하고 한번 들어선 악한 길에서 발을 돌리지 않으며 악을 미워하지도 않습니다.

5 여호와여, 주의 한결같은 사랑은 하늘에까지 이르고 주의 성실하심은 창공을 찌릅니다.

6 주의 의로우심은 높은 산과 같고 주의 공정한 심판은 깊은 바다와 같습니다. 여호와여, 주께서는 사람과 짐승을 다 같이 보호하십니다.

7 하나님이시여, 주의 한결같은 사랑이 어찌 그리 보배로운지요! 사람들이 주의 날개 그늘 아래 피합니다.

8 그들이 주의 풍성한 집에서 마음껏 먹고 마실 것이니 주께서 그들에게 주의 기쁨의 강물을 마시게 하실 것입니다.

9 생명의 샘이 주께 있으니 우리가 주의 빛 가운데서 빛을 볼 것입니다.

10 주를 아는 자들에게 주의 한결같은 사랑을 계속 베푸시고 마음이 정직한 자들에게 주의 의로우심을 베푸소서.

11 교만한 자가 나를 짓밟지 못하게 하시고 악인이 나를 쫓아내지 못하게 하소서.

12 죄를 범하는 자들이 거기에 쓰러져 다시는 일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시편 36편은 어떤 시입니까?

시편 36편은 악인의 내면을 깊이 성찰하는 ‘지혜 시’의 성격과, 하나님의 무한하신 성품을 찬양하는 ‘찬양 시’의 성격이 결합된 독특하고도 아름다운 시입니다. 시는 인간의 죄악이 얼마나 깊고 자기기만적인지를 먼저 보여준 뒤, 그 어둠과 비교할 수 없는 하나님의 사랑(헤세드)의 광대함과 아름다움을 대조적으로 노래함으로써, 우리가 어디에 피하고 무엇을 구해야 하는지를 분명하게 가르쳐줍니다.


말씀 속으로


1. 악인의 해부학: 죄의 신탁(神託) (1-4절)

시는 악인의 마음 가장 깊은 곳을 해부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악인들은 그 마음속에 죄의 충동이 있어.” 여기서 ‘충동’으로 번역된 히브리어는 ‘느움(נְאֻם)’으로, 이는 본래 선지자가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할 때 쓰던 ‘여호와의 말씀이니라’와 같은 단어입니다.


즉, 악인의 마음속에는 마치 ‘죄의 신탁’, ‘죄의 계시’가 있다는 충격적인 통찰입니다. 그의 마음에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음성 대신, 죄를 부추기고 정당화하는 악한 선지자의 목소리가 끊임없이 울려 퍼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 ‘죄의 신탁’은 그를 완전한 자기기만으로 이끕니다. 그는 “잘난 체하며(스스로에게 아첨하며) 자기 죄를 깨닫지도 못하고 미워하지도 않습니다.” 스스로의 눈을 가렸기 때문에, 잠자리에 누워서까지 악한 일을 계획하고, 한번 들어선 악한 길에서 결코 돌아서지 않습니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의 영적인 자화상입니다.


2. 하나님의 해부학: 네 가지 차원의 사랑 (5-9절)

악인의 좁고 어두운 마음에 대한 묘사 이후, 시인의 시선은 갑자기 하늘로 향하며 하나님의 광대하신 성품을 노래합니다. 그가 노래하는 하나님의 성품은 네 가지 차원으로 펼쳐집니다.

주의 한결같은 사랑(חֶסֶד, 헤세드)은 하늘에까지 이릅니다: 그 사랑은 측량할 수 없이 넓고 높습니다.


주의 성실하심(אֱמוּנָה, 에무나)은 창공을 찌릅니다: 그 신실함은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투명하며, 흔들림이 없습니다.


주의 의로우심(צְדָקָה, 체다카)은 높은 산과 같습니다: 그 의는 결코 무너지거나 변하지 않는 절대적인 기준이 됩니다.


주의 공정한 심판(מִשְׁפָּט, 미쉬파트)은 깊은 바다와 같습니다: 그 지혜와 판단은 우리가 다 헤아 릴 수 없을 만큼 깊고 오묘합니다.


이 위대하신 하나님의 품은 너무나 넓어서, 사람뿐 아니라 “짐승까지 다 같이 보호하십니다.” 모든 생명 있는 것들이 그분의 날개 그늘 아래 피할 수 있습니다. 그곳에는 풍성한 잔치가 있고, 마르지 않는 ‘기쁨의 강물’이 흐릅니다.


그리고 마침내 시는 가장 눈부신 고백에 다다릅니다. “생명의 샘(מְקוֹר חַיִּים, 메코르 하임)이 주께 있사오니 우리가 주의 빛(בְּאוֹרְךָ, 베오르카) 가운데서 빛을 볼 것입니다.”


모든 생명의 근원이 하나님께 있으며, 우리가 세상을 바로 보고 진리를 깨닫는 ‘빛’ 역시 오직 하나님의 빛 안에서만 가능하다는 심오한 진리입니다. 그분의 빛을 떠나서는, 우리는 눈을 뜨고도 아무것도 보지 못하는 소경과 같습니다.


삶의 자리에서


시편 36편은 우리의 영적 상태를 진단하는 정밀한 진단서이자, 치유의 길을 제시하는 처방전입니다.


첫째, 내 안의 ‘죄의 신탁’을 잠재우십시오. 오늘날 우리 안에도 세상의 가치관, 이기적인 욕망, 자기 합리화의 목소리가 끊임없이 “괜찮아, 이 정도는 다 해”라고 속삭입니다. 이 ‘죄의 신탁’에 귀를 기울일수록 우리는 영적으로 무감각해지고 죄를 미워하는 마음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날마다 하나님의 말씀 앞에 서서 내 안의 거짓된 목소리를 잠재우고, 나를 살피시는 하나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는 결단이 필요합니다.


둘째, 측량할 수 없는 하나님의 품으로 피하십시오. 세상이 우리를 위협하고, 나의 연약함이 나를 절망시킬 때, 하늘까지 이르는 하나님의 사랑과 산과 같은 그분의 의로우심을 기억하십시오. 당신이 어떤 존재이든, 어떤 실패를 경험했든, 하나님의 날개 그늘은 당신이 피하기에 충분히 넓고 안전합니다. 그 품 안으로 달려가십시오.


셋째, 당신의 영혼이 마시는 물을 점검하십시오. 당신의 기쁨과 만족, 삶의 에너지는 어디에서 나옵니까? 세상이 주는 일시적인 쾌락과 인정이라는 오염된 강물입니까, 아니면 오직 주님께로부터 흘러나오는 마르지 않는 생명의 샘물입니까? 우리의 영혼은 우리가 마시는 것으로 결정됩니다. 세상의 강가에서 서성이지 말고, 생명의 샘 근원이신 하나님께 더 깊이 나아가십시오. 그분의 빛 안에서만 우리는 참된 빛을 볼 수 있습니다.


오늘, 내 안의 어두운 샘을 십자가의 보혈로 덮고, 오직 주님께로부터 흘러나오는 생명의 강물을 길어 올리는 복된 하루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기도

생명의 샘이시며 참된 빛이신 하나님 아버지,

제 안에 끊임없이 속삭이는 ‘죄의 신탁’을 잠재워주시고,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청결한 마음을 주옵소서.

하늘에까지 이르는 주의 한결같은 사랑과 산과 같은 의로우심을 신뢰하며, 오늘도 주의 날개 그늘 아래로 피합니다.

세상의 헛된 강물에서 방황하던 제 영혼을 불쌍히 여기사, 오직 주께로부터 흘러나오는 기쁨의 강물을 마시게 하소서.

주의 빛 가운데서 참된 빛을 보게 하시고, 제 평생이 주를 아는 자에게 베푸시는 그 놀라운 사랑과 의로움 안에 거하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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