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적 기이한 일들을 기억하며, 절망의 밤을 건너는 법

하나님의 침묵이 영원할 것처럼 느껴질 때

by Joseph H Kim

여러분이 오랫동안 의지해 온 가장 가까운 친구나 멘토가 있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그런데 어느 날 당신의 인생에 가장 큰 위기가 닥쳤을 때, 그 친구는 아무런 응답도, 위로도 없이 침묵으로만 일관합니다. 당신은 밤새도록 그에게 연락하며 도움을 청하지만, 그는 마치 당신을 영원히 버린 것처럼 보입니다. 그때 당신의 마음속에는 "우리의 관계는 끝난 것인가? 과거에 나에게 베풀었던 그의 친절과 약속은 다 거짓이었나?"라는 고통스러운 질문들이 피어오를 것입니다.


시편 77편은 바로 그와 같이, 고난의 밤 속에서 침묵하시는 하나님을 향해 드리는 한 영혼의 고통스러운 질문과 씨름을 담은 기도입니다. 아삽이 지은 이 시는, 시인이 겪는 현재의 극심한 고통과, 그 고통 속에서 아무런 응답도 없는 듯한 하나님의 부재 경험 때문에 거의 절망 직전까지 이르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이 시는 절망의 기록이 아닙니다. 이 시는 한 신앙인이 어떻게 ‘과거에 행하신 하나님의 위대한 일들’을 기억해내는 믿음의 행위를 통해, 현재의 고통스러운 질문들을 뚫고 마침내 변함없으신 하나님을 다시 발견하게 되는지를 보여주는 위대한 ‘기억의 순례’입니다.


시편 77편 (현대인의 성경)

1 내가 하나님께 소리 높여 부르짖으니 그가 내게 귀를 기울이실 것이다.

2 내가 어려움을 당할 때 주를 찾고 밤새도록 손을 들고 기도하여도 내 영혼이 위로받기를 거절하였다.

3 내가 하나님을 생각하고 불안하여 탄식하니 내 마음이 약해지는구나.

4 주께서 나를 잠 못 들게 하시니 내가 괴로워서 말할 수도 없다.

5 내가 옛날과 지나간 세월을 생각하고

6 밤에 부르던 내 노래를 기억하며 내 마음속으로 깊이 생각하고 내 영혼이 열심히 탐구하였다.

7 “주께서 우리를 영원히 버리실까? 다시는 우리에게 은혜를 베풀지 않으실까?

8 우리에 대한 그의 사랑이 영원히 사라진 것일까? 그의 약속은 영영 무산된 것인가?

9 하나님이 은혜 베푸시는 일을 잊으셨는가? 그가 노여움으로 우리에게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거두셨는가?”

10 그 때에 나는 “가장 높으신 분이 예전처럼 능력을 나타내시지 않는 것이 나의 슬픔이다” 하고 말하였다.

11 여호와여, 주께서 행하신 일을 내가 기억하고 주께서 옛날에 행하신 기적을 내가 기억하겠습니다.

12 내가 주의 모든 일을 묵상하고 주께서 행하신 위대한 일들을 깊이 생각하겠습니다.

13 하나님이시여, 주의 길은 거룩합니다. 우리 하나님처럼 위대한 신이 누구입니까?

14 주는 기적을 행하는 하나님이시니 주께서 주의 능력을 모든 민족에게 알리셨습니다.

15 주께서 주의 능력으로 주의 백성, 곧 야곱과 요셉의 자손을 구하셨습니다.

16 하나님이시여, 물들이 주를 보고 두려워하며 깊은 바다도 무서워 떨었습니다.

17 구름이 물을 쏟아 붓고 하늘이 천둥 소리를 내며 주의 화살이 사방으로 날아갔습니다.

18 회오리바람 가운데 주의 천둥 소리가 나고 번개가 세상을 비추니 땅이 흔들리고 떨었습니다.

19 주의 길이 바다에 있었고 주의 길이 큰 물에 있었으나 주의 발자취는 아무도 볼 수가 없었습니다.

20 주께서는 모세와 아론의 손으로 주의 백성을 양떼처럼 인도하셨습니다.


시편 77편은 어떤 시입니까?


시편 77편은 아삽의 시로, 극심한 개인적 혹은 국가적 재난 속에서 하나님의 침묵을 경험하며 드리는 ‘개인의 탄원시’입니다.


이 시는 크게 두 부분으로 명확하게 나뉩니다. 전반부(1-9절)는 현재의 고통과 하나님의 부재 경험으로 인해 발생하는 고뇌와 의심 가득한 질문들을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후반부(10-20절)에서 시인은 의지적으로 시선을 과거로 돌려, 하나님께서 과거에 행하셨던 위대한 구원의 역사(특히 출애굽 사건)를 기억하고 묵상함으로써, 현재의 절망을 극복하고 하나님의 변함없는 신실하심을 재확인합니다.


말씀 속으로


1. 잠 못 이루는 밤의 질문들 (1-9절)

시는 “내가 하나님께 소리 높여 부르짖습니다”라는 간절한 기도로 시작합니다. 그러나 그의 부르짖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영혼은 위로받기를 거절하고, 하나님을 생각할수록 오히려 더 불안해지며 마음이 약해집니다. 그는 잠 못 이루는 밤, 과거의 좋았던 시절(“밤에 부르던 내 노래”)을 떠올리며 현재의 비참함과 비교합니다.


이 고통스러운 묵상은 마침내 7-9절의, 심장을 찌르는 듯한 6개의 신학적인 질문으로 폭발합니다. “주께서 영원히 버리실까?”, “은혜를 베풀지 않으실까?”, “사랑이 사라졌는가?”, “약속은 무산되었는가?”, “은혜 베푸심을 잊으셨는가?”, “긍휼을 거두셨는가?” 이 질문들은 단순한 불평이 아니라, 그가 알고 있던 하나님의 성품과 현재 그가 경험하는 현실 사이의 끔찍한 불일치 때문에 발생하는, 신앙인의 가장 정직한 고뇌입니다.


2. 기억을 통한 믿음의 전환 (10-20절)

이 모든 고통스러운 질문의 정점에서, 10절과 11절 사이에 극적인 전환이 일어납니다. 그는 자신의 고통에만 집중하던 시선을 의지적으로 돌립니다. “여호와여, 주께서 행하신 일을 내가 기억하고 주께서 옛날에 행하신 기적을 내가 기억하겠습니다.”


그가 기억해 낸 것은 무엇입니까? 바로 출애굽의 역사입니다. 홍해를 가르시고, 광야에서 백성을 먹이시며, 마침내 약속의 땅으로 인도하셨던 그 위대한 구원의 역사입니다.


그는 물들이 하나님을 보고 두려워 떨고, 주의 길이 바다 가운데 있었던 그 장엄한 장면을 묵상합니다. 특히 19절의 고백은 심오합니다. “주의 길이 바다에 있었고… 주의 발자취는 아무도 볼 수가 없었습니다.” 가장 위대한 구원의 역사 한복판에서도, 인간의 눈으로는 하나님의 구체적인 발자취를 다 볼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3. 기억의 최종 결론 (20절)

이 모든 기억의 순례 끝에, 시인은 최종 결론에 도달합니다. “주께서는 모세와 아론의 손으로 주의 백성을 양떼처럼 인도하셨습니다.” 과거에 그러하셨듯이, 하나님은 지금도 여전히 당신의 백성을 인도하시는 선한 목자이심을 그는 다시 한번 확신하게 됩니다.


현재의 고통은 이해할 수 없지만, 과거의 역사를 통해 증명된 하나님의 신실하심은 변함이 없다는 믿음의 재확인입니다.


삶의 자리에서


당신의 고통스러운 질문을 정직하게 하나님께 가져가십시오.

하나님이 느껴지지 않고, 그분의 사랑과 약속이 다 거짓말처럼 느껴질 때, 그 의심을 억누르거나 죄책감을 느끼지 마십시오. 아삽처럼, 당신의 모든 신학적인 질문과 고뇌를 정직하게 하나님 앞에 쏟아놓으십시오. 하나님은 우리의 정제된 기도가 아닌, 우리의 상한 마음 그대로를 받으시는 분입니다.


현재의 고통이 너무 클 때, 의지적으로 과거의 은혜를 기억하십시오.

우리의 감정은 현재의 상황에 쉽게 지배당합니다. 고통이 너무 크면, 과거에 받았던 모든 은혜를 잊어버리고 절망에 빠지기 쉽습니다. 그럴 때 아삽처럼 의지적인 결단이 필요합니다. “이제부터 나는, 하나님께서 과거에 내 삶에 행하셨던 일들을 기억해내겠다.” 당신이 처음 예수님을 만났던 순간, 가장 힘들 때 응답받았던 기도, 당신을 위로했던 말씀들을 하나하나 떠올리고 묵상하십시오. 기억은 믿음을 회복시키는 가장 강력한 도구입니다.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발자취를 신뢰하십시오.

하나님께서 지금 아무 일도 하지 않으시는 것처럼 보입니까? 홍해를 가르시는 그 위대한 순간에도,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구체적인 ‘발자취’를 보지 못했습니다. 하나님은 종종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가장 깊은 혼돈의 바다 한가운데서 우리를 위한 길을 내고 계십니다. 지금 당장 보이지 않더라도, 그분이 여전히 당신을 양 떼처럼 인도하고 계심을 신뢰하십시오.


기도

나의 하나님,

고난의 밤이 깊어질 때, 주께서 저를 영원히 버리신 것은 아닌지,

주의 모든 약속이 끝난 것은 아닌지 두려움에 휩싸입니다.

이 모든 고통스러운 질문 속에서,

이제 제 시선을 들어 주께서 과거에 행하신 위대한 일들을 기억하기 원합니다.

홍해를 가르시고 광야에서 백성을 인도하셨던 그 능력으로,

오늘 저의 삶의 바다에도 길을 내어주소서.

지금은 주의 발자취가 보이지 않을지라도,

주께서 여전히 저의 선한 목자가 되셔서 저를 인도하고 계심을 신뢰하며,

이 절망의 밤을 믿음으로 건너가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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