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끌 같은 인생이 영원을 잇대어 사는 법
어제 우리는 다윗 왕조의 멸망이라는 역사적 절망 속에서 하나님의 언약을 붙들었던 에단의 시를 묵상했습니다. 오늘은 시편 전체에서 가장 오래된 시이자, 광야 40년의 세월을 통과한 '하나님의 사람' 모세가 드리는 기도를 통해, 덧없는 인생 속에서 영원하신 하나님을 우리의 거처로 삼는 지혜를 배우고자 합니다.
우리는 종종 인생이 영원할 것처럼 계획하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장례식장에 서거나, 예상치 못한 질병과 사고를 마주할 때 비로소 깨닫게 됩니다. 우리의 인생이 얼마나 짧고 연약한지, 그리고 우리가 쌓아올린 것들이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말입니다. 밤의 한 경점처럼 지나가는 인생, 아침에 피었다 저녁에 시드는 풀 같은 인생. 이 허무함 앞에서 우리는 절망해야 할까요?
모세는 그렇지 않다고 말합니다. 그는 인생의 덧없음을 처절하게 인정하지만, 바로 그 지점에서 눈을 들어 '영원부터 영원까지' 계시는 하나님을 바라봅니다. 흔들리는 세상과 사라질 인생 속에서, 변하지 않는 영원한 거처가 되시는 하나님께로 피하는 것. 그리고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날들을 지혜롭게 계수하며, 그 하루하루를 하나님의 은총으로 채워가는 것. 이것이야말로 덧없는 인생을 가장 가치 있게 사는 비결입니다.
90:1 (하나님의 사람 모세의 기도) 여호와여, 주는 항상 우리의 안식처가 되셨습니다.
90:2 산이 생기기 전, 땅과 세계가 만들어지기 전부터 주는 영원히 우리의 하나님이십니다.
90:3 주께서는 사람을 티끌로 돌아가게 하시며 너희 인생들아, 흙으로 돌아가거라 하고 말씀하십니다.
90:4 주가 보시기에는 천 년이 지나간 어제 같고 밤의 한 순간과도 같습니다.
:5 주께서 생명을 거두어 가시면 사람은 한바탕 꿈과 같고 아침에 돋는 풀과도 같습니다.
90:6 풀은 아침에 돋아나 꽃을 피우다가도 저녁이 되면 시들어 마릅니다.
90:7 우리는 주의 노여움에 소멸되며 주의 분노에 놀랍니다.
90:8 주께서 우리의 죄를 주 앞에 드러내시며 우리의 은밀한 죄를 주의 얼굴 빛 가운데 두셨으므로
90:9 우리의 모든 날이 주의 분노 중에 지나가며 우리의 평생이 한순간에 끝났습니다.
90:10 우리의 일생이 70이요 건강하면 80이라도 그 세월은 슬픔과 수고뿐이며 꿈같이 지나가니 우리가 날아가 버립니다.
90:11 누가 주의 노여움의 능력을 알며 누가 주의 진노의 두려움을 알겠습니까?
90:12 우리에게 우리 날을 세는 법을 가르치셔서 지혜로운 마음을 얻게 하소서.
90:13 여호와여, 돌아오소서! 언제까지니이까? 주의 종들을 불쌍히 여기소서.
90:14 아침에 주의 한결같은 사랑으로 우리를 만족하게 하셔서 우리가 평생토록 기뻐하고 즐거워하게 하소서. 90:15 주께서 우리를 괴롭게 하신 날수대로, 우리가 재난을 당한 햇수대로 우리에게 기쁨을 주소서.
90:16 주의 종들에게 주께서 행하신 일을 보여 주시고 주의 영광을 그 자손들에게 나타내소서.
90:17 주 우리 하나님의 은총을 우리에게 내리셔서 우리가 하는 일이 잘 되게 하소서. 우리 손이 하는 일이 잘 되게 하소서.
시편 90편은 시편 150편 중 유일하게 표제어에 하나님의 사람 모세의 기도라고 기록된 시입니다. 이 시는 시편 제4권(90-106편)의 서문을 여는 시로,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에서 겪은 유랑 생활과 죽음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모세는 인간의 유한함과 죄성, 그리고 하나님의 영원하심과 거룩하심을 대조하며, 덧없는 인생이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어떻게 의미를 찾을 수 있는지를 노래합니다.
영원한 거처이신 하나님 (1-2절)- 모세는 광야에서 40년 동안 정착할 곳 없이 떠돌아다녔습니다. 그러나 그는 천막이 아닌 하나님 자신이 그들의 진정한 거처(안식처)였음을 고백합니다. 세상의 모든 것이 변하고 사라져도, 창조 이전부터 계셨던 영원하신 하나님만이 우리가 돌아가 쉴 수 있는 영원한 집입니다.
인생의 허무함과 죄의 현실 (3-11절)- 영원하신 하나님 앞에 선 인간은 티끌과 같고, 잠깐 자다 깬 꿈과 같으며, 아침에 피었다 지는 풀과 같습니다. 모세는 인생이 짧은 이유가 단순히 자연적인 섭리 때문만이 아니라, 인간의 죄에 대한 하나님의 진노와 연관되어 있음을 통찰합니다. 우리의 은밀한 죄까지도 다 아시는 하나님 앞에서, 자랑할 것이라곤 슬픔과 수고뿐인 인생이 바로 우리의 실존입니다.
지혜로운 삶을 위한 간구 (12-17절)- 이 허무함 속에서 모세는 절망으로 끝맺지 않습니다. 그는 하나님께 지혜를 구합니다. 그것은 우리 날을 계수하는 지혜입니다. 인생의 한계를 아는 자만이 오늘 하루를 겸손하고 가치 있게 살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는 하나님의 인자하심(헤세드)으로 우리를 만족하게 해달라고 구합니다. 하나님의 사랑만이 텅 빈 인생을 채울 수 있으며, 하나님의 은총만이 우리 손으로 하는 허무한 노동을 영원히 가치 있는 것으로 견고하게 세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첫째, 당신의 거처를 확인하십시오. 불안한 세상, 변하는 상황 속에 마음을 두면 우리는 늘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모세처럼 하나님을 당신의 영원한 안식처로 삼으십시오. 상황은 광야 같아도, 하나님 안에 거하는 자는 안전합니다.
둘째, 인생의 남은 날을 계수하십시오. 죽음을 기억하는 것은 삶을 가장 진지하게 사는 방법입니다.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일 수도 있음을 기억하며, 낭비되는 시간 없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들로 하루를 채우는 지혜를 구하십시오.
셋째, 당신의 손이 하는 일을 위해 기도하십시오. 우리의 노력만으로는 인생의 수고가 헛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은총을 베푸셔서, 우리가 땀 흘려 하는 일들이 무의미한 수고로 끝나지 않고 하나님 나라를 위한 견고한 열매가 되도록 기도하십시오. 우리 손이 하는 일이 잘 되게 하소서라는 기도는 욕심이 아니라, 허무를 이기는 거룩한 소명입니다.
영원부터 영원까지 계시는 하나님,
아침에 피었다 지는 풀과 같은 저희 인생이 영원하신 주님을 피난처로 삼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짧고 덧없는 인생을 살아가지만,
저희에게 남은 날을 계수하는 지혜를 주셔서 헛된 욕망이 아닌 주님의 뜻을 구하며 살게 하옵소서.
오늘 아침, 주님의 인자하심으로 저희 영혼을 만족하게 하시고,
저희 손이 하는 모든 일이 주님의 은총 안에서 아름다운 열매를 맺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