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풀코스 완주 도전기 53
야호!!
드디어 '2025 서울마라톤 겸 제95회 동아마라톤 완주에 성공했다!!'
서울 시내를 아무런 제재도 없이 4시간 넘게 달릴 수 있도록 허락받은 날이다. 풀코스(42.195km) 참가자가 2만 명, 10km 참가자가 2만 명, 총 4만 명이 오늘 행사에 참여했다. 외국인도 7천 명이나 참가했다고 하니, 정말 대단한 국제대회가 아닐 수 없다.
광화문 광장은 2만 명의 건각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고 오세훈 시장을 비롯한 내빈들도 많이 왔다.
8시에 엘리트 선수를 시작으로 A, B, C 등 그룹별로 순서대로 출발했다. 나는 F조로 뒤에서 두 번째였다.
출발 구호와 함께 달리기 시작했다.
광화문 이순신 장군 옆을 출발한 레이스는 숭례문을 지나 청계천을 따라 한참을 달렸다. 또 을지로와 종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돌아 흥인지문으로 향했는데, 비가 바닥에 고여있고 하늘이 흐려서 주변경관을 즐기며 달리기에는 여력이 부족했다.
가지고 간 에너지젤과 후배가 준 식염포도당을 6~7km마다 챙겨 먹고, 주최 측에서 제공한 물과 포카리스웨트 그리고 바나나의 도움으로 끝까지 달릴 수 있었다(약물 과다복용은 아니다..). 이렇게 도심을 달리는 대회는 처음이라, 거리의 응원단이 이렇게 큰 힘이 되는 줄 몰랐다. 정말, 포기하지 않고 달릴 수 있는 동력이 되었다.
하지만, 날이 춥고, 바람이 많이 불어서 달리기에 썩 좋은 컨디션은 아니었다. 결국 40km쯤에서 다리에 경련이 나서 대열에서 이탈해 잠시 정비를 해야 했다(이일만 아니었으면 1분 이상 앞당길 수 있었는데..).
잠실대교를 넘어 이어지는 마지막 2km는 마의 구간이었다. "야 **! 이 길 언제 끝나!!" 힘들고 지친 런너들의 악에 바친 하소연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왔다. 그렇게 42.195km를 완주했다.
원래 이렇게 도착하면, 메달을 챙기고 간식을 먹으며 몸을 추스르곤 한다. 여기저기서 사진도 찍으며 수고한 시간에 대해 보상을 받는다
그런데, 오늘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차가운 날씨에 몸을 옴짝달싹 할 수가 없어서 서둘러 짐을 찾아 패딩을 챙겨 입었다. 그래도 추위가 해소되지 않아서 (사진이고 뭐고 없이) 서둘러 식당으로 가서 따끈한 국물로 몸을 녹이는 데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그러고 나니 좀 살 것 같았다~)
쉽지 않은 달리기였다. 고관절 통증 등으로 겨우내 연습이 부족했고, 아침에 일어났는데 고관절 통증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달리는 내내 이 통증을 신경 쓰느라 근육에 과한 부하가 가해졌고, 결국 경련이 일어났던 것 같다.
암튼 2024-2025 겨울을 깨우는 마라톤을 무사히 마쳤다. 이번에는 대학교 후배 2명과 함께 달렸는데, 한 녀석은 3시간 44분을 찍었고, 다른 하나는 무릎이 아파서 중도에 포기했다. 이래저래 나에게는 사연과 우여곡절이 많은 2025년 첫, 큰 대회가 마무리되었다.(속이 너무너무 시원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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