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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시야 서새이 Jul 11. 2024

 엄마

엄마, 엄마 우리 엄마. 

"엄마"하면 다 된다. 먹는 것도, 입는 것도, 자는 것도 다 된다. 


나는 추위에 많이 취약하다. 초등학교 오가는 길은 들판이다. 겨울에 그곳을 지나가려면 떨떨 뜬다.  추운 겨울 엄마는 아빠 외투를 들고 나를 마중 나와 아빠 외투로 나를 덮어 감싸 안은 채 집에 와 밥을 차려 따뜻한 숭늉과 함께 주시며 밥 위에  김치를 찢어 올려주신다. 


그렇게 자란 나는 엄마가 되었다. 우리 딸 초등학교 시절 비 온다고 우산 갖다 달란다. "엄마, 바빠 알아서 와"라고 전화를 끊었다. 그 후 우리 딸만 생각할 수도 없었다. 우리 반 아이들 점심 챙겨 먹이고 이 닦이고 낮잠을 재우기에 바빴다.  

집에 돌아와 "우산 없이 어떻게 왔어?" 울 딸 "친구 엄마가 우산 씌워져서 비 안 맞고 왔어."라고  한 후 우리 딸은 매일 우산을 챙겨 다녔다. 것이다. 비가 와도 우산을 갖다 사람이 없다는 것을. 


그렇게 내가 낳은 우리 딸을 두고 내가 맡은 우리 반 아이를 돌보는 엄마가 되었다. 

우리 아아들이 제 이름을 불러줄 때 "선생님 엄마" "소시야 서새미"라고 한다. 엄마는  아니지만 엄마라고 말하는 우리 아이들과 함께 지낸다. 


그들의 엄마도 나처럼 아이가 아프면 돌볼 수 없고 일해야 한다. 그 아이의 엄마지만 돌볼 수 없어 그들은  출근하여하는 말이 "잘 부탁드립니다. "라고 한다. 


엄마는 요양 시설에 계신다.  손발에 피멍이 들어있다. 링거 자국이다. 혈관이 잘 잡히지 않고 터져 생긴 멍자국이고 쭈굴쭈굴하며 얼굴에는 검은 버섯이 피어 있다.  "엄마" 부르면 언제나 "향이 왔나"라고 반갑게 맞이해 준다. 도란도란 얘기 나누고 가려고 하면 "니 가면 섭섭해서 어쩌누"하신다. 


엄마는  누구보다 강한 분이셨다. 징조할머니, 할머니 시집살이 다 견디시고 우리 오 남매를 키우고 농사일까지 하신 분이다.  늘 보리밥에 된장국, 나물국에 밥 말아 드시거나 김치 얹어 맛있게 드셨다. 우리 자녀들 한 명 한 명 사랑으로 보살피는 참 언약하지만 뚝심 가득한 우리 엄마. 


엄마는 하루 종일 침상에 누워 계신다. 매일 동생이 와서 휠체어에 태워 모시고 나가 햇빛을 째는 것이 유일한 낙이다. 그런 엄마를 생각하면 나의 미래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하루를 살면서 나는 어떻게 사는지......  외로움과의 전쟁에서 나는 어떻게 견딜지..... 엄마를 보며 생각하게 된다. 


나의 사랑하는 엄마.......  

엄마 존재 자체로만 든든한 우리 엄마.......  

누구나 엄마라고 부르기만 해도 좋은 엄마.......  

살아계셔서 좋고 엄마라고 부를 수 있어 행복한 우리 엄마 즐겁게 하루하루 지내시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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