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2세 아이 고민이 있다. 무슨 고민일까? 울고 떼를 써도 되지 않은 아이가 있는가? 하면 말로 표현하고 그때그때 풀 수 있도록 도와주는 부모님이 계신다. 그것 참으로 축복이다
상황은 이랬다.
한글이 어머님의 카톡 내용이다.(아이들의 이름은 가명이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한글이가 오늘 어린이집 안 간다고 하고, 아이스크림 먹고 싶다고 해서요~~ 밖에서 아이스크림 먹고 어린이집까지 같이 걸어가자고 하니 알겠다고 하네요..~~ 오늘은 차 안 타고 제가 데려다 줄게요!
주말에도 오늘 어린이집 가냐 안 가냐 묻더라고요. 요즘 좀 어린이집을 안 간다고 해요 ~^^
교사 답장
네 ~~ 데려다주는 줄 알게요.
한글이 어머님 카톡
선생님 한글이 아이스크림(수박바) 하나 동글이 주고 싶다고 해서 들고 갑니다. ㅎㅎ
교사 답장
한 숟가락씩 잘 나눠 먹었어요.
한글이가 어린이집 차량 타고 가지 않겠다고 하여 떼를 쓴다는 것이다. 그래서 엄마와 함께 걸어서 등원을 하겠다고 하시고 잘 달래서 원으로 오겠다고 하셨다.
교사인 저는 왜 갑자기 그런가? 여러 가지로 생각하게 되었다. 생각하며 우리 한글이를 기다리고 있을 때
한글이가 왔다. ㅋㅋ
검은색 비닐봉지에 수박바 하나 사 들고 기분 좋게 온 것이다.
가을이 된 이 시점에서 말이다. 한글이는 동글이와 수박바를 지금 나눠 먹고 싶다는 것이다.
오늘따라 동글이가 차량에서 구토하여 수박바를 먹을 수 없는 것이다. 어쩔 수가 없다. 동글이는 포크에 묻는 정도로 수박바 맛만 보고 다른 아이들은 한 숟가락씩 나눠 먹기로 했다.
수박바를 잘라 소분하여 간식 그릇에 담아 주었더니 먹으며 "한글아 고마워 잘 먹을게" 말하고 아이스크림을 입안에 넣으며 행복한 미소가 가득하다.
한글이와 동글이는 트럭 탑차에 작은 기중기를 넣고 둘이 서로 한 대씩 갖고 부릉부릉 하며 달리고 달린다. 기중기를 싣고 달리는 탑차는 친구들이 삼삼오오 모여 책상에 앉아 놀이에 집중하는 아이들 사이로 지나면서 "비커 비커라고" 말한다. 아이들이 어리둥절하게 쳐다보고 있을 때 요리조리 지나가고 있다.
이 때는 내가 나 설 차례다. "친구들 놀고 있는 곳으로 차는 갈 수가 없어요. " 했더니 저를 쳐다보고는 씩 웃으며 다른 곳으로 방향을 전환하여 달리고 있는다.
한글이와 저랑 눈이 마주치고 꼭 안으며 "내일은 어린이집 차 타고 와요." 했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까지 받았다.
한글이 어머님과 또래 관계에서 조절과 조율 중이다고 말씀드리며 함께 노는 방법을 터득하고 배우는 중이라고 전화 통화하며 아울러 오늘따라 밥과 간식을 조금 적게 먹었다고 말씀을 드렸다
퇴근 후에 한글이 어머님으로부터 카톡이 왔다.
선생님 한글이 하원해서도 기분 좋게 잘 있습니다. 빙글이가 안 와서 송신향 선생님이 내 옆에 앉았어. 자동차를 기다리다가 못 만졌는데 노랑 자동차를 만졌어 등등 어린이집에서 있었던 얘기도 하고 밥도 많이 먹었습니다. ~^^
교사의 답장
기분 좋았다고 하고 밥도 많이 먹었다니 다행이에요.
점심식간에 한글이 옆에서 밥 먹었다는 얘기도 하고 못 만진 자동차도 얘기하고 ㅎㅎ
말 잘하고 상황 파악 잘하는 우리 한글이 멋져요. 못 만진 자동차도 있었구나 하고 싶은 것 있는지 물어볼게요. ~^^
한글이 어머니
네 ~ 감사합니다. ㅎㅎ 푹 쉬세요.~^^
높고 푸른 가을 날 만 2세 우리 아이의 고민이다. 우리 아이들이 자라면서 고민을 할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고민을 한다. 그 고민을 어떻게 잘 풀 수 있는지 그 고민을 어떻게 푸는지를 배우고 있다. 잘 배워서 스스로 고민과 감정을 잘 조절할 수 있다면 그 아이는 반드시 멋진 사람이 될 것이고 확신한다.
우리 아이들의 작은 말에 귀 기울일 수 있는 부모는 멋진 사람임에 분명하다. 보육교사인 나를 더 멋진 교사로 만드는 것은 작은 일에 귀 기울일 수 있도록 부모님이 계시다는 것이 귀한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