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똥꼬 어디 있어? (그림동화)

5060 허전한 당신을 위한 추억 편지

by 소시야 서새이

도서관에서 그림동화책을 고르다가 (내 똥꼬 어디 있어?) 본 순간 "똥꼬가 어디 있나니 말도 안 되는 제목도 다 있어?"라고 생각했다.

여러분 똥꼬는 어디에 있나요?

똥꼬는 내 몸에 있는 것 아닌가?

그림동화의 시작은 이랬다. 동물들은 식당에 가서 음식을 먹기 전에 똥꼬를 식당에 걸어두었다. 음식을 먹든 식당에 불이나 식당에 걸어둔 똥꼬를 꺼내 왔는데 잘못 넣은 똥꼬도 있었다는 이야기다.


'무슨 동화가 이래'라는 생각과 함께 '동화잖아, 동화니까 그렇지'. 나는 동화를 좋아한다. 재미있다. 그것도 옛날옛날에 왕자님과 공주님이 서로 사랑에 빠졌다는 동화, 새어머니가 고약하게 굴었다는 동화, 못난이가 공부를 잘했어 훌륭한 사람이 되었다는 얘기들이 재미있다.


동화는 뭐랄까? 아주 간단한 스토리를 아이들이 쉽고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점이 좋다.

"얘들아, 밥은 앉아서 먹어야 해"라고 한다면 아이들은 힘들어한다. 왜? 왜? 묻고 또 묻는 아이들이다. 호기심 가득한 아이들에게 알려줘야 한다. 그런데 옛날에 개똥이는 밥을 서서 먹다가 그만 체했대 가슴이 너무 아파서 바늘로 실을 묶어서 찔렀다. 피가 많이 났대. 그걸 우리는 급체라고 해. 급체 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밥을 먹어야 할까? 밥은 앉아서 먹어야 급체하지 않아. 누워 먹거나 급하게 서서 먹으면 그럴 수 있단다. 앉아서 꼭꼭 씹어서 먹어야 한단다. 이런 얘기를 하면서 밥을 먹으면 아이들은 밥을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잘 알게 된다. 그리고 아이들은 동화를 좋아하지 잘 듣는다.


그런데 오늘의 동화는 ‘똥꼬’를 이야기한다.
왜 하필 냄새나는 똥꼬일까?
가방을 걸어 두는 장면을 빗대어 표현한 것일까?

동물이라는 존재를 통해 더 신비한 세계를 만든 걸까?

작가는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작가는 평범한 일상에서 쉽게 할 수 없는 사람들이다.

동물은 동화 속에서 참 특별한 존재다. 요술을 부리기도 하고, 인간의 욕심이나 어리석음을 대신 보여 주기도 한다. 이 동화는 동물의 ‘신체 기관’, 그것도 가장 더럽다고 여겨지는 똥꼬 이야기를 한 것이다. 그래서 더 낯설고, 더 기억에 남는다.

나는 여러 번 생각해 봤다. 이 이야기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솔직히 말하면 아직도 정확히는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건, 이 동화가 나를 익숙한 세계에서 나를 밀어 새로운 세계로 데려왔다는 사실이다.

이 글을 쓰면서도 묻는다.
‘나는 왜 이 글을 쓰고 있을까?’
아직 답은 모르겠다. 다만 동화의 제목이 참 재미있었다는 것, 그리고 똥꼬라는 가장 하찮고 더럽다고 여겨지는 신체 기관으로 이야기를 만든 그 발상이 신비롭고 재미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동화를 좋아한다.
아주 단순한 것으로부터 엉뚱한 질문을 던져 우리의 일상을 잠시 멈춰 쉬어가게 만드는 것이 재미있는지 모르겠다.
“똥꼬는 어디에 있나요?”
이 말도 안 되는 질문이, 이상하게도 오래 마음에 남는다.

"당신의 똥꼬는 어디에 있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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