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60 허전한 당신을 위한 추억
노지명 작가가 쓴 그림 동화 (해 보길 잘했어?) 글을 읽다가 문득 생각에 잠겼다.
어떤 이는 몸으로, 어떤 이는 손으로, 어떤 이는 머리를 써서 살아간다.
돌이켜보면 나는 늘 배우는 사람이었다.
공부에 한이 맺힌 사람이다. 공부는 하고 싶었으나 머리는 좋지 않아 많이 배울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배우는 시간이 좋았다.
무언가를 하고가 아님 배우다 “아—하” 하고 깨닫는 그 순간 그 전율이 너무 좋았다.
그 경험 하나가 배움의 길로 나를 인도했다.
일과 배움을 함께 하면서 나는 감기를 달고 사는 사람이 되었다.
몸이 아프면 누구나 귀찮고 아무것도 하기 싫어진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아플 때조차 나는 배우는 일이 싫지 않았다.
몸은 쉬고 싶어 했지만 마음은 늘 무언가를 알고 싶어했다.
퇴직 후, 내가 선택한 삶도 다르지 않았다.
역시 배움이었다.
왜 그럴까?
힘든 육체노동을 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가만히 앉아 컴퓨터를 배우는 시간이 마냥 좋다.
이제 남은 시간은 한 달 남짓 남았다.
하지만 내게 그 시간은 안식년이다.
1년 동안, 말 그대로 배우는 일만 했다.
그전까지는 늘 일과 배움을 함께 하여 몸살이 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사람들은 “그런데 왜 명절만 되면 더 아파요?”
추석이나 설날처럼 평소보다 잠을 더 자고 쉬게 되면 나는 꼭 몸살이 난다.
말이 안 된다고들 하지만 내 몸은 그랬다. 루틴이 깨지면 오히려 더 아프고,
하루를 거의 죽은 듯 자고 나면 몸이 회복이 되고 제자리로 돌아왔다.
아마 내 몸은 루틴에 더 익숙한 사람이었는지 모른다.
그래도 나는 좋다. 그리고 앞으로도 여전히 배우며 살고 싶다.
문득 이런 말이 떠오른다.
“인생은 생각한 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결국 해 본 만큼만 남는다.”
— 알베르 카뮈
생각만 해서는 내 것이 되지 않는다.
직접 해 보고, 몸으로 겪고, 어느 순간 스스로 깨닫게 될 때 비로소 내 안에 남는다.
세상에는 여러 사람이 있다.
어떤 이는 “안 하길 잘했어.”
어떤 이는 “그냥 사는 게 좋아”
그리고 어떤 이는 “아무래도 해 보길 잘했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인생.
나그네처럼 지나가는 여행 같은 삶 속에서 나는 해 본 사람으로 남고 싶다.
당신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