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60 허전한 당신을 위한 책
그림동화 「아무리 놀려도 괜찮은 척」은 친구에게 놀림을 당하는 아이의 마음을 담고 있다. 친구가 “달 돼지 같다”고 놀리자, 엄마는 “너는 달이고 해이고 나무처럼 소중한 존재”라고 말해준다. 이 책은 단순한 위로를 넘어, 아이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일깨워 준다.
그렇다면 아이들이 “달 돼지”, “냄새 난다”와 같은 말을 하는 것은 괜찮은 일일까?
나는 학원에서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여름철, 에어컨을 틀어 공기가 잘 순환되지 않자 한 학생에게서 냄새가 났다. 무슨 냄새인지 찾는 과정에서, 한 수강생의 겨드랑이에서 나는 냄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냄새로 인해 머리가 아프다는 수강생도 있었고, 그 학생이 결석하는 날에는 마스크를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편안하다고 말하는 수강생도 있었다. 다른 사람에게 본의 아니게 힘들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셨고, 원장님께 상담을 요청해 “냄새가 나니 깨끗하게 씻고 다니자”고 이야기하면서 조금씩 상황이 달라졌다. 우리도 그 냄새에 차츰 적응하게 되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실제로 냄새가 나는 상황이 아니라 외모를 이유로 “꿀돼지”와 같은 말을 하는 경우다. 이런 상황은 두 가지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나의 외모는 쉽게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놀린다고 해서 모두가 날씬해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이는 분명히 놀리는 쪽의 문제다.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런 친구에게는 “미안하다”고 사과를 요구하고, 계속해서 놀린다면 거리를 두는 것이 좋다. 인격적인 존중이 없다면 단호함이 필요하다. 우리는 종종 “조금만 참아라”, “친하게 지내라”고 말하지만, 때로는 “우리 아이 근처에 오지 마라”라고 말할 필요도 있다. 인격적으로 존중하지 않는 친구는 함께 어울릴 자격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더 마음이 쓰였던 것은 놀리는 아이가 아니라, 놀림을 받은 아이였다. 그 아이는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참고 있었다. 겉으로는 괜찮은 척하지만, 그 속에서는 얼마나 힘들고 외로울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우리는 그런 아이에게 쉽게 말한다. “너만 참으면 된다”, “네가 먼저 다가가면 된다.” 하지만 그것은 해결이 아니다. 그저 참고 있는 것뿐이다. 그럴 때는 ‘괜찮은 척’하지 말고, 아프다고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그림책 속 엄마의 말은 그래서 더 마음에 와닿는다. 하지만 현실의 부모님들은 어떨까? 일에 바쁘고, “공부해라”라는 말이 먼저인 경우가 많다. 아이는 무슨 말을 꺼내기도 전에 문을 ‘꽝’ 닫고 들어가기 바쁘다.
부모님이 바쁘더라도, 우리 아이에게 마음 한 켠을 내어 줄 수는 없을까? 해결해 주려 하지 않아도 된다. 그저 들어주기만 해도 된다.
“그랬구나.”
“힘들었구나.”
이 한마디가 아이에게는 큰 힘이 된다. 자존감을 잃지 않고 자라기 위해서는 ‘쿠션’이 필요하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 말이다.
그러므로 이 책 속 엄마의 말이 더욱 마음에 와닿는다.
“너는 달이고 해이고 나무처럼 소중한 존재야.”
이 말은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상처받은 아이의 마음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힘이 있다.
상처받은 아이에게는 위로가, 상처를 준 아이에게는 단호함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