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막 3장 — 실전 음운론의 적용
전 장에서 정했듯이, 창창어는 독일어가 모델입니다. 그러면 창창어의 단어를 만들기 위해선 다양한 독일어 예시를 봐야겠죠?
창언창안은 문자 매체로 적혔기에 제가 독일어 샘플들을 듣고 창창어의 소리를 정하는 걸 보여드리긴 까다로울 테니, 독일어로 되어 있는 여러 글들을 가지고 와서 한글로 그 소리를 대충이나마 베껴 적어 보겠습니다.
아, 창언창안에서 대괄호[]는 이 안의 소리만을 보라는 뜻입니다. 한글로 다른 언어의 소리를 적어야 되니 모양이 좀 이상하더라도 이해해 주세요!
Alle Menschen sind frei und gleich an Würde und Rechten geboren.
Sie sind mit Vernunft und Gewissen begabt und sollen einander im Geist der Brüderlichkeit begegnen.
[알러 멘션 진ㅌ ㅍ하이 운ㅌ 글라이히 안 뷔ㅎ더 운ㅌ 헤히턴 거보헌.
지 진ㅌ 미ㅌ 페아눈ㅍㅌ 운ㅌ 거비선 버갑ㅌ 운ㅌ 졸런 아이난다 임 가이ㅅㅌ 데아 ㅂ휘다리히카이ㅌ 버기ㅋ넌.]
― 세계인권선언 제1조
Vater unser im Himmel
Geheiligt werde dein Name.
Dein Reich komme.
Dein Wille geschehe,
wie im Himmel, so auf Erden.
Unser tägliches Brot gib uns heute.
Und vergib uns unsere Schuld,
wie auch wir vergeben unsern Schuldigern.
Und führe uns nicht in Versuchung,
sondern erlöse uns von dem Bösen.
Denn dein ist das Reich
und die Kraft und die Herrlichkeit
in Ewigkeit. Amen.
[파타 운자 임 힘멀
거하일리히ㅌ 비아더 다인 나머.
다인 하이히 콤머.
다인 빌러 게쉬어,
비 임 힘멀, 조 아우ㅍ 에아던.
운자 태클리혀ㅈ ㅂ호ㅌ 기ㅍ 운ㅅ 호위터.
운ㅌ 페아기ㅍ 운ㅅ 운저허 슐ㅌ,
비 아우흐 비아 페아기번 운잔 슐디간.
운ㅌ 퓌허 운ㅅ 니히ㅌ 인 페아주훙,
존단 에아뢰저 운ㅅ 폰 뎀 뵈전.
덴 다인 이ㅅㅌ 다ㅅ 하이히
운ㅌ 디 ㅋ하ㅍㅌ 운ㅌ 디 헤아리히카이ㅌ
인 이비히카이ㅌ. 아먼.]
― 주기도문
Konrad Hermann Joseph Adenauer
Martin Luther
Karl Heinrich Marx
Hans Fritz Scholl, Sophia Magdalena Scholl
Willy Brand(Herbert Ernst Karl Frahm)
Johann Sebastian Bach
Johann Wolfgang von Goethe
Johannes Gensfleisch zur Laden zum Gutenberg
Otto Eduard Leopold von Bismarck
Albert Einstein
[콘하ㅌ 헤ㅎ만 요제ㅍ 아더나우아
마ㅎ틴 루타
카흘 하인리히 마ㅎㅋㅅ
한ㅅ ㅍ히ㅊ 숄, 죠피아 마ㅋ달리나 숄
빌리 ㅂ한ㅌ
요한 제바ㅅ티안 바ㅎ
요한 볼ㅍ강 폰 괴터
요하네ㅅ 겐ㅅ플라이시 추아 라던 춤 구턴베ㅎㅋ
오토 이두아ㅎㅌ 리오폴ㅌ 폰 비ㅅ마ㅎㅋ
알베ㅎㅌ 아인슈타인]
— ZDF 선정 위대한 독일인 1위~10위
Bayern
München
Sachsen
Dresden
Thüringen
Erfurt
Baden-Württemberg
Stuttgart
Bradenburg
Potsdam
Hessen
Wiesbaden
Mecklenburg-Vorpommern
Schwerin
Niedersachsen
Hannover
Nordrhein-Westfalen
Düsseldorf
Rheinland-Pfalz
Mainz
Sachsen-Anhalt
Magdeburg
Schleswig-Holstein
Kiel
Saarland
Saarbrücken
Hamburg
Bremen
Berlin
[바이안
뮌션
작선
ㄷ리ㅅ던
튀힝언
에ㅎ푸ㅎㅌ
바던-뷔ㅎ텀베ㅎㅋ
슈투ㅌ가ㅎㅌ
ㅂ한던부ㅎㅋ
포ㅊ담
헤선
비ㅅ바던
미클런부ㅎㅋ포아포만
슈베힌
니다작선
하노파
노ㅎㅌ하인베ㅅㅌ팔런
뒤설도ㅎㅍ
하인란ㅌ-팔ㅊ
마인ㅊ
작선-안할ㅌ
마ㅋ더부ㅎㅋ
슐레ㅅ비히-홀슈타인
킬
자ㅎ란ㅌ
자ㅂ휘컨
함부ㅎㅋ
ㅂ히먼
베흘린]
— 독일의 각 주와 주도
우와! 뭔가 엄청 많았네요. 갑자기 정보가 이렇게 쏟아져 들어오면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는걸요? 일단은 많이 보이는 특징들을 정리해봅시다.
1. [ㅋ, ㅌ, ㅍ, ㅊ, ㅎ]로 끝나는 단어가 많다
이 특징은 독일어를 향한 고정관념 중 하나인 "세다, 공격적이다"와 연관되는 특징인 거 같네요. 앞으로 단어를 만들 때 저런 소리로 끝나는 단어를 많이 넣어야겠네요.
2. [ㅎ]이 많다
왜 이렇게 [ㅎ] 소리가 많은지 모르겠네요. 특히나 철자와 발음을 맞춰 보면 〈r〉이라고 적고 [ㅎ]로 읽는데, 독일어가 〈r〉을 특이하게 읽는 걸까요?
3. [ㅏ, ㅓ]가 많다
특히 단어 맨 끝에 [ㅏ]나 [ㅓ]가 올 때가 많은 것 같은데, 혹시 사람들이 대충 발음하고 넘겨서 이렇게 발음하는 걸까요? 어쨌든 단어 마지막에는 이런 소리를 많이 넣어야겠네요.
4. [ㅟ, ㅚ]가 있다
이건 별거 아닌 것 같아 보이지만, 세계에서 가장 기본적인 모음인 [ㅣ, ㅔ, ㅏ, ㅗ, ㅜ]가 아닌 모음이니 일단 적어 둡시다.
그냥 쓱 보면 이 정도만 보이지만, 조금 더 들여다보면 새로운 규칙도 찾을 수 있습니다. 찾으셨나요? 바로...
5. [ㄱ, ㄷ, ㅂ, ㅈ]로 끝나는 단어가 없다
이 사실을 찾으셨나요? 아니, 근데 그냥 여기서 든 예시 중에서 [ㄱ, ㄷ, ㅂ, ㅈ]로 끝나는 단어가 없는 거뿐이지, 혹시 있으면 어떡하냐고요?
먼저, 왜 독일어에는 [ㄱ, ㄷ, ㅂ, ㅈ]로 끝나는 단어가 없는지 이유를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철자와 발음을 잘 맞춰보시면, [ㄱ, ㄷ, ㅂ, ㅈ]를 나타내는 글자인 〈g, d, b, z〉가 단어 끝이나, 그런 비슷한 자리에 올 때 [ㅋ, ㅌ, ㅍ, ㅅ] 소리를 내는 것을 알 수 있죠. 이런 철자법이 있으니 [ㄱ, ㄷ, ㅂ, ㅈ]로 끝나는 단어가 없는 거 아닐까요?
두 번째로, 혹시 독일어에 [ㄱ, ㄷ, ㅂ, ㅈ]로 끝나는 단어가 있어도 무슨 상관이겠어요? 지금 하는 일은 모델이 될 언어의 특징을 찾아보는 거지, 한 언어의 모든 소리 규칙을 정리하는 게 아니니까, 틀려도 괜찮답니다. 오히려 이런 면에서 독창성이나 창의성이 발휘되는 거죠. 그러니 틀릴까 봐 걱정하지 마시고, 최대한 많은 규칙을 찾아보려고 해보세요!
그럼 이렇게 다섯 규칙을 찾았으니 이걸 바탕으로 여러 단어를 만들기 전에... 규칙 하나만 더 정리하고 가봅시다.
6. [ㄱ, ㄴ, ㄷ, ㄹ, ㅁ, ㅂ, ㅅ, ㅇ(초성도, 받침도), ㅈ, ㅊ, ㅋ, ㅌ, ㅍ, ㅎ, ㅏ, ㅐ, ㅓ, ㅔ, ㅗ, ㅚ, ㅜ, ㅟ, ㅣ, 반모음ㅣ(ㅑ, ㅕ, ㅛ, ㅠ 등에서 공통으로 나는 소리)]가 등장한다.
이 규칙은 별로 도움이 되진 않겠지만, 그래도 없으면 안 되는 규칙이죠. 혹시라도 그 언어에 아예 없는 소리를 쓰면 안 되잖아요?
예를 들어, 하와이어처럼 받침의 ㅇ소리가 없는 언어를 모델로 했는데, 그 소리를 넣으면 안 되겠죠. 마찬가지로, 스페인어처럼 모음이 [ㅣ, ㅔ, ㅏ, ㅗ, ㅜ]밖에 없는 언어를 모델로 했는데, [ㅢ]같은 모음이 등장하면 안 되겠죠. 그러니 이 규칙은 최소한의 한계를 정하기 위한 규칙이랍니다.
자, 이제 이렇게 얻어낸 규칙을 적용해 단어를 만들 일만 남았습니다. 위의 규칙들을 읽고 [파ㅎ니히ㅌ], “파흐니히트”란 단어를 만들고 {서로에게 꼭 필요한 것이지만 굳이 스스로 하고 싶지는 않은 일에 대해서 상대방이 자원하여 해 주기를 바라는, 두 사람 사이에서 조용하면서도 긴급하게 오가는 미묘한 눈빛}이라는, 던전을 탐험하는 모험가 사이의 은어로 등장시켜도 되긴 하겠지만, 이렇게 하나하나 만들어서 언제 다 단어를 만들겠어요. 한 번 해볼까요?
[페ㅎ] "페흐" {물}
[거ㅍ라건] "거프라건" {마시다}
[에오] "에오" {나}
...
아니, 무슨 소리를 넣어야 할지 생각도 안 나고 겨우겨우 만든 단어에도 무슨 뜻을 붙여야 할지 고민이 잔뜩 되네요. 100개면 1시간 동안 어떻게 해보겠는데, 몇 개나 만들어야 하죠?
한 언어로 일상생활을 하는데 필수적인 단어의 수는 대략 3000개 정도라고 합니다. 1시간에 100개씩 만들어도 30시간이나 걸리죠. 물론, 우리는 언어를 통째로 만들려는 것이 아니라, 고유명사나 관용구 같은, 한 언어의 일부분만을 만드는 것이니 3000단어는 필요 없겠죠.
대신, 20단어나 30단어만 가지고 200단어, 300단어를 만드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고 효과적일 겁니다. 어떻게 하면 이럴 수 있냐고요? 물론 제가 바로 알려드릴 수도 있겠지만, 다양한 예시를 보며 어떤 단어가 필요할지 미리 직접 정리해보시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아서, 다음 장에서부터는 현실의 예시를 나눠보고자 합니다. 다음 장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