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의 발음법, 권2
※ 창언창안의 영어 발음 단막극에서는 영국식 발음 (잉글랜드 남부 발음)을 기준으로 삼습니다. 이유는 권1의 2부 2악장을 참고해 주세요.
저번 장에서는 파닉스, 즉 글자를 보고 소리를 연결하는 학습법이 왜 중요한지, 그리고 영어 발음의 전반적인 특징을 알아봤습니다. 왜 잉글랜드 남부 발음을 사용하는지도 정리했고요. 이번 장에서는 본격적으로 영어 발음을 알아보기 위해 영어가 사용하는 문자인 로마자, 흔히 알파벳이라고 부르는 문자를 알아보겠습니다!
아, 그전에 개념 하나만 정리하고 가보죠. '알파벳alphabet'은 문자 체계의 한 종류로, 자음과 모음을 각자 독립된 글자로 적는 문자들을 일컫는 말입니다. 한글, 로마자, 그리스 문자, 키릴 문자 등이 대표적인 알파벳이죠. '로마자latin alphabet'는 abcdefghijklmnopqrstuvwxyz로, 로마에서 만들어져 로마자라는 이름으로 불린답니다.
A, a, 이름: 에이 [ㅔj], 대표음 [ㅏ]
이 글자는 모음 글자입니다. 모음이라는 말은 입에서 어떠한 방해도 없이 나는 소리를 말하죠. 영어에서는 모음이 다양하게 변화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각 모음자의 소리가 어떻게 변하는지 그 규칙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죠.
B, b, 이름: 비 [ㅂㅣj], 대표음 [ㅂ]
이 글자는 자음 글자입니다. 자음이라는 말은 입에서 방해를 거쳐 나는 소리를 말하죠. 대표음을 [ㅂ]이라고 하긴 했지만, 실제 한국어의 [ㅂ] 소리와는 약간 다릅니다. 나중에 다루죠¹.
C, c, 이름: 시 [ㅅㅣj], 대표음 [ㅋ], [ㅅ]
자음자, 대표음은 [ㅋ], [ㅅ]이지만 한국어의 [ㅋ], [ㅅ] 소리는 아님. 후술¹²³.
D, d, 이름: 디 [ㄷㅣj], 대표음 [ㄷ]
자음자, 대표음은 [ㄷ]이지만 한국어의 [ㄷ] 소리는 아님. 후술¹.
E, e, 이름: 이 [ㅣj], 대표음 [ㅔ]
모음자
F, f, 이름: 에프 [ㅔf], 대표음 [f]
자음자, 흔히 한글 [ㅍ]으로 옮겨지지만, 한글로는 정확히 적지 못합니다. 나중에 다루죠⁴.
G, g, 이름: 지 [ㅈㅣj], 대표음 [ㄱ], [ㅈ]
자음자, 대표음은 [ㄱ], [ㅈ]이지만 한국어의 [ㄱ], [ㅈ] 소리는 아님. 후술¹³⁵.
H, h, 이름: 에이치 [ㅔjㅊ], 대표음 [ㅎ]
자음자, 대표음은 [ㅎ]이지만 다른 글자와 만나 다양한 소리를 가진 이중글자들을 만듦.
I, i, 이름: 아이 [ㅏj], 대표음 [ㅣ]
모음자
J, j, 이름: 제이 [ㅈㅔj], 대표음 [ㅈ]
자음자, 대표음은 [ㅈ]이지만 한국어의 [ㅈ] 소리는 아님. 후술⁵.
K, k, 이름: 케이 [ㅋㅔj], 대표음 [ㅋ]
자음자, 대표음은 [ㅋ]이지만 한국어의 [ㅋ] 소리는 아님. 후술¹.
L, l, 이름: 엘 [ㅔl], 대표음 [l]
자음자, 흔히 한글 [ㄹ]로 옮겨지지만, 한글로는 정확하게 표기할 수 없음. 후술⁶.
M, m, 이름: 엠 [ㅔㅁ], 대표음 [ㅁ]
자음자, 대표음은 [ㅁ]이지만 한국어의 [ㅁ] 소리보다 약간 더 콧소리가 들어감.
N, n, 이름: 엠 [ㅔㄴ], 대표음 [ㄴ]
자음자, 대표음은 [ㅁ]이지만 한국어의 [ㄴ] 소리보다 약간 더 콧소리가 들어감.
O, o, 이름: 오 [ㅓw], 대표음 [ㅗ]
모음자
P, p, 이름: 피 [ㅍㅣj], 대표음 [ㅍ]
자음자, 대표음은 [ㅍ]이지만 한국어의 [ㅍ] 소리는 아님. 후술¹.
Q, q, 이름: 큐 [ㅋjㅜw], 대표음 [ㅋ]
자음자, 대표음은 [ㅋ]이지만 한국어의 [ㅋ] 소리는 아님. 후술¹. 외래어가 아니라면 언제나 qu 꼴로 u와 함께 다님.
R, r, 이름: 아르 [ㅏː], 대표음 [r]
자음자, 흔히 한글 [ㄹ]로 옮겨지지만, 한글로는 정확하게 표기할 수 없음. 후술⁶.
S, s, 이름: 에스 [ㅔㅅ], 대표음 [ㅅ]
자음자, 대표음은 [ㅅ]이지만 한국어의 [ㅅ] 소리는 아님. 후술².
T, t, 이름: 티 [ㅌㅣj], 대표음 [ㅌ]
자음자, 대표음은 [ㅌ]이지만 한국어의 [ㅌ] 소리는 아님. 후술¹.
U, u, 이름: 유 [jㅜw], 대표음 [ㅜ]
모음자
V, v, 이름: 브이 [vㅣj], 대표음 [v]
자음자, 흔히 한글 [ㅂ]으로 옮겨지지만, 한글로는 정확하게 표기할 수 없음. 후술⁴.
W, w, 이름: 더블유 [더ㅂㄹjㅜw], 대표음 [w]
자음자, 한글에서는 독립된 자음자로 표기하지 않음. 후술⁷.
X, x, 이름: 엑스 [ㅔㅋㅅ], 대표음 [ㅋㅅ]
자음자, k와 s를 한 글자로 줄인 것.
Y, y, 이름: 와이 [wㅏj], 대표음 [j]
자음자/모음자, 한글에서는 독립된 자음자로 표기하지 않음. 후술⁷. 모음자로도, i와 비슷하게 사용하기도 함.
Z, z, 이름: 제트 [zㅔㄷ], 대표음 [z]
자음자, 흔히 한글 [ㅈ]로 옮겨지지만, 한글로는 정확하게 표기할 수 없음. 후술⁴. 여담으로, 한국어 이름 "제트"는 영어가 아니라 네덜란드어에서 유래했습니다. 영어를 옮기면 "제드" 정도가 되며, "지"라고 발음하기도 하죠.
아니 세상에, 이름과 대표음만 적는데도 뭐 이리 각주가 많으며, 이름 뒤에 붙은 저 이상한 표기는 또 뭘까요? 차근차근 알아가 봅시다.
각주1은 모두 한국어의 [ㄱㄷㅂ]/[ㅋㅌㅍ] 구분이 영어의 [gdb]/[ktp] 구분과 다르다는 점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한국어의 [ㄱㄷㅂ]/[ㅋㅌㅍ] 구분은 단순하게 기식이 있냐 없냐, 즉 숨소리가 거치냐 안 거치냐를 두고 구분한답니다. 직접 소리내 보며 차이를 느껴보세요!
그러나 영어의 구분은 약간 다르답니다. 이 차이를 느끼기 위해서는 먼저 한국어 [기기], [도도], [부부]를 발음해 봐야 하죠. 각 단어의 첫 번째 [ㄱㄷㅂ]와 두 번째 [ㄱㄷㅂ]가 다른 것이 느껴지시나요?
[ㅎ] 소리를 내보세요. 그리고 계속 이어서 내보세요. "하아아"처럼요. 하지만 [아아] 소리는 나지 않게 말이죠. 성대가 안 떨리죠? 하지만 [아], 그리고 길게 [아아아]를 발음하면 성대가 떨리는 것이 느껴지실 겁니다.
[기기], [도도], [부부]의 첫 번째 자음을 발음할 때는 성대가 떨리지 않았으나, 두 번째 발음을 발음할 때는 성대가 떨린답니다. 그래서 앞의 소리를 무성음, 뒤의 소리를 유성음이라고 하죠. 원칙적으로, 영어의 [gdb]/[ktp] 구분은 유성음/무성음 구분이랍니다.
하지만, 차이가 잘 느껴지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영어에서는 강세가 있는 모음의 앞에 오는 [ktp]을 한국어 [ㅋㅌㅍ]처럼 기식을 넣어 발음하거든요. 무슨 의미인지 지금은 잘 모르셔도 괜찮습니다. 이 단막극을 차근차근 밟아 나가며 알게 되실 거거든요. 그러니 한국어처럼 발음하더라도 지금 당장은 괜찮습니다.
어쨌든, 중요한 점은 영어의 [gdb]/[ktp] 구분과 한국어의 [ㄱㄷㅂ]/[ㅋㅌㅍ]이 다르다는 점, 그리고 최대한 이 차이를 느끼고 몸에 익혀야 한다는 점입니다.
여담으로, 각주2는 영어의 [ㅅ] 소리가 한국어의 [ㅅ] 소리와 다르다는 점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뭐가 다르냐고요? 한국어에서는 긴장도에 따라 [ㅅ]와 [ㅆ]을 구분하지만, 영어에서는 구분하지 않는다는 점이 다르죠. 그래서 때에 따라 영어의 [ㅅ] 소리가 [ㅅ]로도, [ㅆ]로도 들리는 것이랍니다.
각주3은 로마자 c와 g의 특징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모음자는 그대로지만 자음자의 소리가 주로 변하는 한글과는 달리, 로마자에서는 대체로 모음자의 소리가 변하고 자음자의 소리가 그대로죠. 하지만, c와 g는 꽤 규칙적으로 소리가 변한답니다.
이 규칙은 [ㅔ]나 [ㅣ]처럼 혀가 앞으로 나오는 소리 앞에서는 [ㅅ], [ㅈ]처럼, [ㅗ]나 [ㅜ]처럼 혀가 뒤로 빠지는 소리 앞에서는 [ㅋ], [ㄱ]처럼 소리난다는 규칙이죠. 물론 항상 지켜지는 것은 아니지만, 꽤나 중요한 규칙이기에 따로 각주로 다뤄봤습니다.
각주4는 한국어, 한글에 없는 소리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이 소리들은 어쩔 수 없이 로마자를 그대로 빌려 사용해야 하는데요, 여기서는 위에서 등장한 [f], [v], [z]만 다뤄보도록 하죠.
[z]는 한국어 [ㅅ]의 유성음 형태입니다. [ㅅ]을 발음하면서 성대를 떨어보세요. [ㅈ]과 비슷한 소리가 나면 성공입니다. 다만, [ㅈ] 소리가 나면 안 됩니다.
[f]는 윗니와 아랫입술을 붙이고 그 사이로 숨을 통과시키면서 내는 소리입니다. [ㅍ]과 비슷한 소리가 나면 성공입니다. 다만, [ㅍ] 소리가 나면 안 됩니다.
[v]는 [f]의 유성음 형태입니다. [ㅂ]과 비슷한 소리가 나면 성공입니다. 다만, [ㅂ] 소리가 나면 안 됩니다.
각주5는 영어의 [ㅈ], [ㅊ] 소리가 한국어의 [ㅈ], [ㅊ] 소리와 다르다는 점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물론, 각주1과 마찬가지로 한국어는 기식의 유무 차이이지만 영어는 유성음/무성음 차이인 점도 있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차이점은 영어의 [ㅈ], [ㅊ]이 한국어의 [ㅈ], [ㅊ]보다 더 앞에서 소리난다는 것이죠. 정확한 차이를 보면 한국어는 혀를 이에서 입천장까지 붙여 소리내는 데에 비해, 영어는 혀끝만 잇몸의 뒤쪽에 대고 소리내죠.
물론, 둘 사이의 차이가 워낙 작기에 한국어식으로 소리내도 큰 문제는 없답니다. 각주1의 주의사항만 잘 지킨다면 말이죠. 덤으로, 영어의 [ㅈ], [ㅊ]는 뒤에 [w]를 끌고 다닌다는 점이 있지만, 이건 단막극을 차근차근 밟아 나가며 나중에 알아봅시다.
각주6은 영어에서는 [l]과 [r]로 나누는 두 소리를 한국어에서는 한 소리, [ㄹ]로만 인식한다는 점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그러면 두 소리의 차이점을 알아봐야겠죠?
한국어에서 [ㄹ]은 받침에서 [l] 소리가 난답니다. [말], [솔], [굴] 같은 단어를 소리내 보세요. 또한, 한국어에서 [ㄹ]은 모음 사이에서 [r] 소리가 납니다. [아리], [소라], [마라] 같은 단어를 소리내 보세요.
다만, 영어의 [r]은 한국어의 [r] 소리와는 약간 다르답니다. 먼저, 입천장을 한 번 '탁' 치고 내려오는 한국어의 [r]과는 다르게 영어의 [r] 소리는 입천장에 닿지 않고, 혀가 입 한가운데에서 떠 있죠. '혀 꼬는 소리'의 그 소리와 비슷하답니다.
이 소리는 영어를 여러 번 들으면 금방 익힐 수 있죠. 아, 그리고 [r]은 뒤에 [w]를 끌고 다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도 단막극을 차근차근 밟아 나가며 나중에 알아봅시다.
진짜 문제는 [l]과 [r]을 한국어의 규칙에 맞지 않는 경우에도 발음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즉, 단어에 어디에 [l]과 [r]이 오든 또렷하게 [l]과 [r]로 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하죠.
한 가지 다행인 점은 우리가 영어의 기준을 잉글랜드 남부 방언으로 정했기 때문에, 받침에는 [r]이 오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참 다행이죠?
각주7은 한글에서는 독립된 글자로 표현하지 않는 소리를 로마자에서는 독립된 글자로 표현한다는 점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ㅘ], [ㅝ], [ㅞ]를 발음해 보세요. 모두 [ㅜ]과 비슷한 소리로 시작한다는 게 느껴지시죠? 이게 바로 [w] 소리입니다. [ㅑ], [ㅛ], [ㅠ]을 발음해 보세요. 모두 [ㅣ]과 비슷한 소리로 시작한다는 게 느껴지시죠? 이게 바로 [j] 소리입니다.
이 두 소리를 한국어 교육에서는 "반모음"이라 부르며 모음의 한 종류인 것처럼 대충 넘어가지만, 사실 이 두 소리는 자음입니다. 소리낼 때 입에서 방해가 느껴지잖아요. 물론, 혀가 접근만 하고 완전히 막지는 않기 때문에 이 두 소리를 "접근음"이라고 부른답니다. 위에서 다룬 영어의 [r]도 마찬가지예요.
어쨌든, 접근음을 한국어에서는 모음처럼 다루지만, 영어에서는 자음처럼 다룬답니다. 그러면 우리도 접근음을 자음처럼 다루는 거에 익숙해져야겠죠.
가장 중요한 건, 접근음을 받침에 넣어 소리내기입니다. 접근음이 절대 받침에 안 가는 한국어와 달리, 영어에서는 접근음이 받침에 정말 자주 가거든요.
자, 따라해보세요. [ㅏj], [ㅔj], [ㅗw], [ㅓw]. [ㅏㅣ], [ㅔㅣ], [ㅗㅜ], [ㅓㅜ]와 비슷한 소리가 나면 성공입니다. 다만, 실제로 저렇게 소리가 나면 안 됩니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건 [jㅣ], [wㅜ], [ㅣj], [ㅜw]를 소리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j]과 [ㅣ], [w]과 [ㅜ]이 비슷하긴 하지만 똑같은 건 아니거든요. 그러니 영어를 잘 발음하기 위해서는 이 비슷해 보이는 두 소리를 잘 구분하셔야 한답니다.
그러니, 앞으로는 [j]과 [w]을 한글처럼 모음자에 붙여 표기하지 않고, 자음자처럼 따로 떨어뜨려 표기해야겠죠. 마침 그러는 김에 모음자와 자음자를 전부 분리해 표기하면 좀 더 정확하게 표기할 수 있겠어요!
세상에, 로마자만 다뤄봤는데도 벌써 이렇게나 길어졌네요! 이번 장에서 익힌 것을 바탕으로, 다음 장에서는 로마자가 아닌, 영어 자체의 기초적 소리를 알아볼 거랍니다! 그러니 이번 장에서 본 것이 눈과 입에 익어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