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의 관점

by Geami

매미는 7년 동안 땅속에서 지내다 땅 위로 나와선 한 달 정도 살고 죽는다

7년이면 여타 소동물 중에서도 꽤나 오랜 기간인데,

허물을 벗고 나와 하늘을 날고 짝을 짓는 건 고작 한 달여..

땅속 그 긴 시간 동안 매미는 무슨 생각을 할까?

성충이 되기 위해 그 긴 시간 있던 땅속에서 나올 때 매미는 무슨 생각을 할까?

'아, 이제 때가 됐구나' 하며 각오하고 나올까 아니면

'와, 드디어 성충이 되고 짝을 만날 수 있어!' 하고 기뻐하며 나올까?


사람들은 땅 위에선 겨우 짧은 생애를 가진 매미를 안타깝게 여기기도 한다

'7년간이나 힘들게 있다가 고작 한 달 살고 죽다니' 하고 말이다

하지만 이건 땅 위에서만 살고 있는 인간의 관점이 아닐까

땅속에서의 삶이 그들의 진짜 삶이며, 죽음을 알고도 날아오르려 나와 우렁찬 소리를 내뱉는 거 아니냐고

그들은 이미 삶의 끝-정점 그 순간에 있는 것이라고.


오동통한 몸매에 어떤 무기도 없이, 큰 소리를 내어 천적에 쉽게 눈에 띄어 잡아먹히고,

우리 인간들에게도 쉽게 손으로 잡혀 아등바등하는 반격 밖에 못하는 가여운 매미.


굉장히 안쓰러워 보이지만, 이미 그들은 삶을 모두 깨우치고 나와

자신과 그리고 세상과 사투하는 찬란한 순간인지도 모른다

안타깝기보다는 그들의 생애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미.jpg 관찰한 귀여운 매미들 잡고 바로 날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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