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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드업'을 이해한 자만, 팔을 안으로 굽힌다.

영작의 끝판왕 외전.

by 카테난조






'빌드업'을 이해한 자만,

팔을 안으로 굽힌다.




그래, 이 아이에게 수백 번도 더한 이야기가 떠오른다.



"가짜라는 사실이 드러날까 봐 두렵지 않니?

쌤은 너무나 무서운데,

정녕 그날이 오지 않을 거라 생각하는 거니?"



이러한 경고는, 말하는 이가 누구든지,

기분은 안 좋아진다.


누가 누구에게 감히

각자의 삶을 가짜라 말할 수 있겠느냐?


단연코, 그러한 자격을 부여받은 자는

아무도 없다.


나 또한 가짜다.


나 역시 허구로 만들어진

매트릭스 안에서 탈출구를 찾는 중이다.


가짜로 이루어진 얽히고설킨

불편한 관계를 끊어내는 중이다.

덧없는 관계를 하나둘 훌훌 털어버린다.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를

무엇을 버려야 하는지를

정말로 정말로 아주 조금은 알게 된다.


고독을 통한 생각의 사유와

생각의 사유를 실행할 수 있는 용기와

실행할 수 있는 용기를 지속할 수 있는 끈기와

지속할 수 있는 끈기가 튼실한 열매가 되기 위한 올바른 방향과

올바른 방향이 쌓일 때 비로소 자존감을 만날 수 있다.

자존감을 만나야, 우리는 행복하다.


우리는 그것을 '빌드업'이라고 한다.


고독, 생각의 사유, 용기, 끈기, 방향

5개의 조건을 반드시 충족해야 '빌드업'은 가능하다.


5개의 조건을 충족하지 않은

'빌드업'은 반드시 무너진다.


물론, 5개의 조건을 스스로 충족하는 자는 드물다.

인생을 같이 걸어갈 동역자가 필요한 이유다.


하지만,

'빌드업'을 미끼로 수많은 사기가 난무한다.

우리가 없는 조건을 판단할 능력이 없어서다.


나 역시 이러한 시정잡배가 될 여지가 충분한 악한 자다.

그래서 늘 경계한다. 나의 악함이 이들을 망칠지 몰라서다.


'빌드업'을 위한 5개의 조건을 설파하는 게

하나님이 내게 주신 인생의 미션이라 생각한다.




영어를 잘하고 싶다고 나를 찾아온다.

이 녀석도 그렇게 나와 시작했다.


영어를 앞서 공부한 선배로서

알고 있는 게 있다.

영어를 잘하려면, 긴 여정을 버터야 한다.


대부분 중도에 포기한다.

기준이 모호해서다.


그렇기에

그들의 땀으로 빚어진 소중한 수강료를

받을 때마다, 난 괴롭다.


'빌드업'의 중요성을 가르치지 못하면

이들의 돈은 그저 나의 삶을 즐길 수 있게

조력하는 용돈에 불과해서다.


몇 문장 외워서 조잘거린다고

영어를 잘하는 게 아니다.

번역기를 돌려서 이메일을 작성한다고

영어를 잘하는 게 아니다.


'빌드업'을 깨닫지 못하면, 어쩔 수 없다.

가짜로 살아가야 한다.


난 영어라는 도구로 '빌드업'을 가르친다.

영어는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좋은 도구여서다.

그게 비원어민이 영어를 잘하는 방향이다.


이 녀석과 함께하면서, 많은 것을 목격했다.


영어논문 작성으로

당시에 유일하게 재심사 없이 통과한 대학원생이다.


그리고 업계 탑인 회사에 컨설턴트로

단번에 합격했다.


그리고 입사한 지 1년도 되지 않아서

현재 회사에서 승진한 유일한 직원이다.


어떠한가? 이 녀석이 천재로 보일 거다.


그래, 다른 방면에서는 천재일지도 모른다.

그렇게나 욕을 먹고도 지금까지 버틴 것을 보면.


당근을 준 기억은 없다.

채찍을 든 기억뿐이다.


그래서 늘 미안하다.

그래서 늘 기특하다.

그래서 늘 감사하다.


'빌드업'을 이해한 자만,

"팔은 원래 안으로 굽는다."라는

너무나 당연한 진리를 따른다.


쌓이는 경험은 삶에서 축복 중 하나다.

쌓이는 게 있어야 지킬 게 생긴다.

지킬 게 생겨야 현재 처지를 감사할 수 있다.


그래야, 타인의 아픔, 고통,

그리고 노력이 보인다.

그것이 '빌드업'의 축복이다.


쌓인 게 없어 지킬 게 없는 자는

자신의 팔을 밖으로 꺾어 부러뜨린다.


마치 처음부터 그게 가능한 사람처럼.

마치 그게 새로운 길인 것처럼.

하지만, 그건 결국 허구이다.


난 아직까지 팔을 밖으로 꺾어

부러진 팔로 '빌드업'한 자를 본 적이 없다.


부러진 팔로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다는 말인가?


이두근과 삼두근을 키워 멋진 팔을 만들고 싶다면

반드시 안으로 굽혀야 한다.


이 녀석에게서 하나씩 쌓이는 게 생긴다.

이 녀석에게서 하나씩 지킬 게 생긴다.

이 녀석에게서 조금은 자기만의 향이 느껴진다.


다가올 이 녀석의 성장을 상상하니

너무나 행복하다.

너무나 즐겁다.

너무나 고맙구나.


너의 '빌드업'을

곁에서 늘 응원하마.

넌 언제나 잘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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