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13: #카테피아, 7화

외톨이로는 만들지 말아 줘.

by 카테난조






Episode 13:

#카테피아, 7화






25. 짙푸른 슈트 차림과 포마드 스타일로 한껏 클래식한 멋을 뽐낸, 한 남자가 임 대표에게 다가간다. 정호 님인가? 아니다, 처음 보는 사람이다. 연령대는 우리와 비슷해 보인다. 훤칠한 키에 떡 벌어진 어깨를 자랑하는 그에게서 정호 님과 비슷한 향기가 난다. 매력적인 중저음의 목소리로 그는 인사한다.



“안녕하십니까, 처음 뵙겠습니다. 블루 고스트, 아시아 헤드 정호입니다. 임 대표가 운영하는 카테난조는 블루 고스트의 자회사입니다. 현재 블루 고스트는 한국을 포함해, 여러 나라에 지사를 두고 있습니다. 저희는 사모투자 전문회사로서 선진국에서 일어난 굵직한 금융 사건을 분석 후, 앞으로 일어날 나라를 예측해 공격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합니다. 세계화로 묶인 각 나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일정한 법칙으로 경제발전을 이루고 있습니다. 일정한 법칙은 단 한 번도 어긋난 적은 없습니다. 각 나라가 지닌 경제발전 의지에 따른 속도의 차이만 있을 뿐입니다. 그렇기에 자연스레 후진국, 개발도상국, 그리고 중진국에서 일어날 금융 사건을 예측합니다. 우리는 앞으로 일어날 사건을 ‘에러’라 칭합니다. 물론, 관련한 이야기는 임 대표에게서 들었을 거로 생각합니다.”



스스로 정호님이라 칭하는 자는 정호님에게 교육을 잘 받은 듯하다. 하지만, 어딘가 조금은 어색하다. 무언가 수상하기도 하다. 하지만, 카쿠르터의 눈빛은 그의 언변 능력에 빠져 열정의 레이저를 쏘아 댄다.



“오늘은, 임 대표에게 그동안 들었던 이야기는 잠시 제쳐 두고, 카테피아 성전의 건설이 여러분에게 앞으로 어떠한 의미인지를 말하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여러분은 행운아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그 어떤 사람도 여러분께 이러한 이야기를 감히 전할 자가 없다고 확신합니다. 그리고 오늘 들은 이야기를 널리 공유하세요. 그래야 완벽한 성전에서 완전한 행복을 누릴 수 있습니다. 임 대표에게 들었습니다. 여러분끼리 단톡방에서 외치는 구호가 있다지요?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구호를 다 같이 외쳐봅시다.


하나, 둘, 셋!


카테피아가 실패하면 내가 잃게 될 것은 삶 그 자체이며,

카테피아가 성공하면 얻게 될 것은 모든 것이다!!”






26. 정호 님이라 칭하는 이 자는 사람을 흥분하게 하는 방법을 잘 안다. 카쿠르터는 수박의 색이 겉은 빨갛고 안은 파랗다고 이야기해도 믿을 판이다. 이곳은 너무나 뜨겁다. 뜨거운 열기가 잘못된 방향으로 치우치면 많은 사람이 다칠지도 모른다. 무섭다. 그리고 두렵다. 일이 틀어져 이들의 희망을 짓밟을까 봐. 그렇기에 나와 승기 그리고 임 대표의 역할은 중요하다. 대한민국에서 획기적인 업적을 남기는, 높은 순도의 긍정적인 열정으로 무장된 집단으로 만들기 위해서. 정신 바짝 차리자.



“여러분, 힘드시죠? 하루하루 일어나는 게 고통스럽지요? 열심히 살아도 삶의 나아짐이 없으시죠? 왜 그럴까요? 도대체 무엇이 문제이길래 우리의 삶만 이토록 처참하게 밑바닥을 벗어나지 못할까요? 우리의 잘못인가요? 정말로 그런가요? 아닙니다. 그렇지 않아요.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일까요?


이러한 질문을 던지며, 선량한 우리를 꾀어내 그들의 배를 불리는 사기꾼은 세상에 널려있습니다. 그러한 사기꾼 중, 가장 악질적인 부류가 있습니다. 누구일까요? 누구보다 구린내가 진동하지만, 우리를 미혹[182]해 그들의 배를 불리며, 선량한 가면으로 그들의 추악함[183]을 가리는, 그리고 그들의 똑똑함으로 마치 모든 게 우리의 잘못인 것처럼, 그러한 악질적인 자가 누구일까요?


부자요? 아닙니다.

대기업이요? 아닙니다.

미국이요? 아닙니다.

중국이요? 아닙니다.

일본이요? 아닙니다.


잘 생각해 보세요. 우리는 왜 이들을 혐오하게 되었을까요? 이들이 극악무도한 행동 때문에요? 맞아요, 맞습니다. 하지만 말이에요, 그러한 극악무도한 행동을 활용하는 자가 누구일까요? 그들은 표면적으로 항상 선을 추구합니다. 그리고 그 선이라는 가면 안에서 우리를 비웃으며 원하는 바를 오늘도 편하게 얻고 있습니다. 도대체 어떠한 집단이 이를 활용해 이를 취하려고 할까요? 도대체 누구일까요?


그래요,

그들은 집단에서 정치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제 이야기를 오해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단순하게 정치인만 여기에 속하는 게 아닙니다. 수많은 이가 집단에서 정치를 통해 그들의 배를 불리고 있습니다. 우리 역시 그중 하나일 수도 있고요. 그러니 우리는 배워야 합니다. 그들의 배를 어떻게 불리는지를. 이를 모르면, 우리는 늘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늘 가난하게 살아야 합니다. 우리는 늘 자책해야 합니다.


우리는 더는 속지 않아야 합니다.


오늘은 각 집단에서 정치하는 수많은 사람 중, 국민을 상대로 정치하는 부류에 관해서 이야기할까 합니다.


정치하는 자들은 정치가 바로 서야 나라가 평안하다고, 경제가 바로 선다고 항상 강조합니다. 정치에 관심이 없는 자들은 대한민국을 사랑하지 않는 자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한국인처럼 정치에 관심이 많은 세계인도 없습니다. 우리는 정말로 정치에 관심이 많습니다. 셋이 모이면 정치 이야기로 시작해 정치 이야기로 끝이 납니다. 그런데요, 그렇게나 정치에 관심이 많은데도, 왜 대한민국의 경제는, 그리고 우리의 삶은 여전히 퍽퍽할까요?


누군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투표를 잘못해, 엉뚱한 사람을 뽑았으니, 나라가 이 모양 이 꼴이지. 누구를 탓해? 투표 잘못한 너희를 탓해야지. 안 그래?”


저는 이러한 무책임하고 무식한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피가 거꾸로 솟습니다. 입에 단내가 나도록 정치에 관심을 가지라고 독려한 후에, 나라가 엉망인 이유는 투표한 국민의 잘못이라니, 이게 말입니까? 방귀입니까? 그런데요, 착하디 착한 우리는 그 말을 또 그대로 믿습니다. 이게 바로 정치입니다. 이게 바로 정치질입니다.


모두가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합심해 앞으로 나가는 게 정치의 본질입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정치의 현주소는 다음과 같아요. 세력을 항상 갈라치기로 나눕니다. 그래야 비난받을 대상을 선정해 좌표를 찍어 공격할 수 있어서입니다. 공격할 대상이 없다면, 그러한 평화로운 세상이 정말로 도래하면, 그것을 제일 두려워하는 게 누구일까요? 그래요, 정치질로 밥을 먹고사는 자입니다.


정말로 화가 나지요? 그들이 너무나 밉지요? 나는 정의로운 사람인데, 다른 이가 정의롭지 못해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 같지요?


아닙니다.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그것!


‘나는 정의로운데, 다른 사람이 문제다.’라는 그 마음!

그것을 가장 잘 활용하는 부류가 정치하는 사람입니다.


우리는 모두 정의롭지 않습니다.

우리는 모두 악합니다.

우리는 모두 이기적입니다.


정치하는 자들은 이를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그들의 세를 확장하려 이를 유감없이 오늘도 활용 중입니다. 여러분 또한 이를 인정해야 합니다. 그래야 지긋지긋한 오늘을 벗어나 찬란한 미래를 꿈꿀 수 있습니다. 행복한 삶을 꿈꾸고 싶지 않은 자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오늘부터 그들로부터 세뇌당한 모든 것을 거부해야 합니다.


재미있는 질문을 던져 볼게요.


좌파, 우파 가릴 것 없이, 국회의원 3선을 지낸 자의 재산은 12년 동안 줄었을까요? 불었을까요? 국회의원을 3번이나 지내는 동안, 지지하는 정권이 세를 잡지 못했을 때, 재산이 늘어난다면 그게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그들의 말처럼 정말로 정치로 세상이 어수선[184]해진 거라면, 그들의 말대로 잘못된 사람을 뽑아서 정권이 바뀌었다면, 각자 진영에 있는 국회의원들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우리처럼 재산의 규모가 줄었다가 늘었다가 해야 합니다. 그게 상식적이지요? 2023년 대한민국의 경제는 우울합니다. 그들 역시 우리처럼 우울할까요?


그래서, 찾아보았습니다.

정말로 그들의 재산의 규모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들쑥날쑥한지를.


진보 정당에 몸을 담은 국회의원 중 3선을 지낸 자 중, 다섯 명의 재산 내역을 공개합니다.


김○○ 서울특별시 ○○구 의원

2012년 29억 6,600만 원

2016년 34억 4,300만 원

2020년 43억 9,400만 원


이○○ 서울특별시 ○○구 의원

2012년 20억 3,000만 원

2016년 26억 7,000만 원

2020년 33억 7,000만 원


박○○ 경기도 ○○시 ○○구 의원

2012년 24억 2,000만 원

2016년 30억 4,000만 원

2020년 37억 5,000만 원


송○○ 경기도 ○○시 ○○구 의원

2012년 23억 5,000만 원

2016년 29억 3,000만 원

2020년 36억 2,000만 원


한○○ 경기도 ○○시 ○○구 의원

2012년 20억 2,000만 원

2016년 26억 1,000만 원

2020년 33억 1,000만 원


보수 정당에 몸을 담은 국회의원 중 3선을 지낸 자 중, 다섯 명의 재산 내역을 공개합니다.


김○○ 서울특별시 ○○구 의원

2012년 31억 7,800만 원

2016년 38억 8,700만 원

2020년 47억 1,300만 원


김○○ 서울특별시 ○○구 의원

2012년 25억 7,400만 원

2016년 31억 7,800만 원

2020년 38억 8,700만 원


이○○ 경상남도 ○○시 ○○구 의원

2012년 30억 3,000만 원

2016년 36억 7,000만 원

2020년 44억 1,000만 원


이○○ 충청남도 ○○시 의원

2012년 29억 6,600만 원

2016년 35억 4,300만 원

2020년 43억 9,400만 원


박○○ 경기도 ○○시 ○○구 의원

2012년 28억 2,000만 원

2016년 34억 4,000만 원

2020년 41억 5,000만 원”[185]






27. 정호 님을 사칭한 자가 나누어준 자료를 본다. 그리고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자료를 통해 한 가지는 확실하게 깨닫는다. 진보 정당의 국회의원이던지, 보수 정당의 국회의원이던지, 이들은 모두 부자다. 가난한 사람은 없다. 너무나 신기하다. 정권이 바뀌어서, 사람을 잘못 뽑아서, 그래서 경제가 엉망이라고, 그래서 통장 잔액은 0에 수렴하고 있다고. 그렇게 믿었다. 죽을힘을 다해 일해도, 삶이 나아지지 않는 이유를 정치가 문제라고 그들이 늘 강조해서다. 정치가 바로 서야, 우리도 바로 선다고, 그래야 행복한 생활을 누릴 수 있다고 그들은 늘 강조한다. 주위 사람의 주머니 사정이 나아지지 않는다고 투덜댄다. 그럴 때마다 내 손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행여라도 내 손으로 잘못된 사람을 투표해서 이들이 어려움을 겪느냐는, 그러한 죄책감이 머릿속에 맴돌아서다. 그런데 국회의원이라는 작자들은, 정권의 변화와 관계없이, 정당 출신과 관계없이, 이들은 꾸준하게 자기의 배를 불린다.



무언가 잘못된 것 아닌가?

왜 이들은 가능한데 우리는 불가능한 것인가?



to be continued....




[182] 미혹 (迷惑): 무엇에 홀려 정신을 차리지 못함. 정신이 헷갈려서 갈팡질팡 헤맴.

[183] 추악(醜惡): 더럽고 흉악하다.

[184] 어수선: 사물이 얽히고 뒤섞여 어지럽게 헝클어져 있다.

[185] 국회의원 재산내역공개를 바탕으로 작성한 자료입니다. 다만, 국회의원 이름, 지역구, 재산공개내역을 공개하면 상당한 오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렇기에 국회의원 이름, 지역명, 재산 정도는 모두 임의로 작성한 허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