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1- #친구

외톨이로는 만들지 말아 줘.

by 카테난조



# 친구



“효상아, 놀면 뭐해?

뭐라도 해야지?”



1. 공술[1]이나 먹으러 왔건만, 세상에 공짜는 없던가? 보자마자 잔소리다. 좁고 갸름한 이마와 턱을 가진 앞에 앉아 있는 녀석은 15년 지기 친구다. 자기주장이 강하고 비판적이라 타인의 상황을 이해하는 공감 능력이 부족하다. 하고 싶은 말을 꼭 하는 성격이기에 잔소리가 심하다. 그래서 그런지 주위에 사람이 없다. 한마디로 지랄 맞은 성격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십중팔구 고집이 센 냉정한 이 친구와 어울리는 내가 착하다고 느낄지 모르겠다. 그래, 그게 의도일지도 모르겠다.



“승기야, 그만해.

볼 때마다 그 소리냐?

오늘은 즐겁게 좀 마시자, 응?”



2. 핀잔당하는 내가 불쌍한지 항상 편을 들어주는 이 녀석의 별명은 판다(panda)다. 워낙 살집이 많아 얼굴에 각이 없이 포동포동하다. 늘 긍정적이고 쾌활한 성격이라서 주위에 사람이 많다. 이 녀석은 나와 25년을 함께 했다. 가끔은 낯설다. 나와 접점이 없어서다. 이 녀석은 매사에 여유가 넘치고 느긋하다. 인상이 좋아서 그런가? 술자리에서 승기의 볼멘소리[2]에 넌더리를 치며 떠난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그러한 순간에도 끝까지 자리에 남아 승기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유일한 녀석이다. 하지만 이러는 이유가 다 있다.



“그래, 우현이 말대로

오늘은 즐거운 이야기만 하자

잔소리 그만.”



3. 나를 소개하자면, ‘투명인간’이다. 얼굴에도 큰 특징이 없는 작은 타원형이다. 10명 중에서 9명은 나와 비슷한 얼굴 모양을 지니고 있다. 술자리에서 이야기를 주도하지 않고 들어주는 편이다. 들어주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라 할 말이 없어서다. 가끔, 우현이와 승기를 보노라면 신기하다. 세상 돌아가는 소식에 그리 관심이 많은지 할 이야기가 많은가 보다. 두 친구의 논쟁은 어느 드라마를 시청하는 것보다 즐겁다.



“그래서, 효상이 넌?

어느 쪽인데?”



4. 우현이와 승기가 항상 건네는 말이다. 둘이서만 떠드는 게 미안해서인지 내 생각을 궁금해한다. 내 생각을 궁금해하는 유일한 녀석들이다. 난 눈에는 보이지만 손대지 않는 반찬 같은 존재다. 살면서 대화에 참여하려 몇 번 시도한 적은 있다. 하지만 다른 이의 목소리에 묻혀 비 맞은 중처럼 혼잣말하는 게 전부다. 그래서 대화의 참여를 포기했다. 날 끼워주는 것도 고맙다고 생각해서다. 그래서 그런지 내 의견을 궁금해하는 두 녀석이 고맙다.



“또 무슨 주제로? 그리들 날이 서 있어? 

다른 사람이 보면 둘이 싸우는지 알겠다.”



to be continued...




[1] 공술 (空―): 거저 얻어먹는 술

[2] 불만스럽거나 성이 나서 퉁명스럽게 하는 말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