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크드인을 보다 보면 종종 15년, 20년이 넘는 경력을 가진 분들이 공개적으로 이직을 선언하는 글을 보게 된다.
꽤 솔직하고 담백하게 새로운 자리를 찾고 있다고 말하기도 하고, 상황에 따라서는 이직이 잘 풀리지 않고 있음을 털어놓기도 한다.
그분들은 나보다 스펙도 좋고, 경력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길다.
아마 연봉도 내 세 배쯤은 될 것이다.
그런데 그분들의 이력서를 보며 가끔 이상한 감정을 느낀다.
이력서가, 조금 안쓰러울 정도로 구식이고 읽기 어렵다는 생각.
분명 나보다 훨씬 똑똑하고, 훨씬 많은 것을 알고 있는 분들일 텐데
왜 이력서는 그 시간을 따라가지 못했을까.
문득 예전에 봤던 한 사람이 떠오른다.
어느 날 대기업에서 ‘금의환향’하듯 나타나
부장, 혹은 임원 직함을 달고 나타난 사람.
그는 스스로 무언가를 하기보다
사람을 붙여달라고 요구하는 데 더 익숙해 보였다.
또 다른 장면도 떠오른다.
키오스크 앞에서 한참을 서 계시던 어르신.
사용법을 몰라 난감해하시던 그분을 도와드리며
나는 묘한 감정을 느꼈다.
우리나라의 어른들은 늘 배움을 강조했다.
공부해야 한다, 책을 읽어야 한다, 계속 배워야 살아남는다고.
그 말은 틀리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너무나도 맞는 말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정작 새로운 문물과 새로운 방식 앞에서
배움을 멈추는 모습 또한 자주 보게 된다.
왜 우리에게는 그토록 배움을 강조하면서
정작 자신은 새로운 것을 배우려 하지 않을까.
물론 이런 생각은 어리석고 오만할지도 모른다.
생물학적으로도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것을 배우는 능력은 느려진다.
익숙함을 벗어나는 일은 점점 더 큰 에너지를 요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배워야만 하는 것 같다.
나이가 많든 적든 상관없이
지금의 방식이 아니라,
앞으로의 방식을.
어쩌면 이 글은
어른들에 대한 질문이 아니라
미래의 나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일지도 모른다.
나는,
계속 배우려 하는 어른이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