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살아야 했다. 아니 살아 지고 있다.
돌이킬 수 없었다.
이미 지나가버린 것들 앞에서
나는 아무런 감정도 느낄 수 없었다.
앞에 놓인 인생의 질문들에도 선뜻 답을 낼 수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묻는 걸 멈출 수는 없었다.
왜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묻고, 또 묻는 사이
어딘가엔
작은 답이 놓여 있기를
조용히 바랐다.
그래서 살아야 했다.
아니,
살아졌다고 말하는 편이 더 솔직했다.
의지가 있어서가 아니라,
버티다 보니 하루가 또 지나 있었고,
그 하루가 내게 다시 내일을 안겨주었다.
죽음을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그 생각이
머릿속을 잠시 스치고 지나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오늘도
괜찮은 척을 했다.
그날처럼.
무너진 마음을 숨기고,
아무렇지 않은 척.
세상과 마주하기엔
너무 얇은 껍질이었지만,
그래도
그 껍질 하나라도 있어야
나는 부서지지 않을 것 같았다.
그렇게
나는 또 하루를 살아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