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텅빈마음에 스며드는 하루
텅 빈 마음에 무엇이든 채우고 싶었다.
따뜻한 햇살이든,
차가운 비든,
무엇이든 내 안에
스며들기를 바랐다.
가만히 스쳐가는 것들.
그게 무엇이든 괜찮았다.
살아 있다는 걸
잠시라도 느낄 수 있다면.
온기든,
냉기든.
무감각한 하루보다는
아프더라도,
느껴지는 하루가 차라리 나았다.
지나가는 바람결에
그리움이 묻어 있다면,
잠시 눈을 감고
그 자리에 머물러도 좋았다.
스치는 향기 속에
어떤 이름이 떠오른다면,
그것 또한
오늘 내가 살아 있다는
증거였으니까.
넉넉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조금 부족해도 괜찮았다.
그 하루 속에서—
누군가의 마음에
작은 빛 하나쯤
남길 수 있는 나이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