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척 오늘

6화-느리게 흘러가는 나

by 송필경

삶의 의미는 도대체 무엇일까.

그 답 하나
찾지 못한 내가
문득 안쓰러워졌다.


어느 날,
커다란 캔버스 위에
실수처럼 떨어진
붉은 물감 한 점을 바라보았다.


나는 그 점처럼,

그림 밖 어딘가에
스스로를 밀어두고 있었다.


빛이 될 수도 있었고,
꿈을 꿀 수도 있었는데,

나는
멀찍이 물러선 채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은 채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마주한 거울 속 내 얼굴엔
말 없이

깊은 근심만 가득했다.


그 표정을 안고
오늘도 하루를 버텼다.


세상은
참 빠르게 흘러가는데,

나에겐
모든 것이
너무 느리게만 느껴졌다.


마치
멈춰 있는 나를 두고
모두가 앞질러 가는 기분.

나는 조용히 뒤처지고 있었고,

그 사실을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