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부서진 모래성
겉보기엔 단단해 보였지만,
속은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위태로운 모래성 같았다.
바람은 스칠 때마다
모래성을 조금씩 깎아냈고,
내 안의 상처도
서서히 곪아갔다.
직사광선이 내리쬐면
균열은 더 뚜렷해졌고,
그 틈새로
내 안의 흠까지 드러났다.
차라리 파도에 무너졌다면,
그래서 모두가 알게 되었더라면
조금은 덜 아팠을까.
핑계를 댈 수도 있었고,
다시 시작할 용기도
금세 낼 수 있었을 텐데.
하지만 시간은
아무 말 없이
천천히 나를 갉아먹었고,
나는 무너지는 자신을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
그렇게
조용히,
천천히
무너져갔다.
말하고 싶었지만,
입술 끝에서 늘 망설여졌다.
무너진 만큼 회복은 더뎠고,
오늘도 나는
또 다른 사람 앞에서
웃는 얼굴로 하루를 보냈다.
그 웃음 속에 숨어 있는 불안함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