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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문산의 위에 독수리

불꽃은 다시 날아오른다

by 송필경

보문산의 품을 타고
독수리의 날갯짓이 다시 그라운드를 가른다.


마운드 위,
응원의 숨결이 잦아드는 순간
문동주의 직구 하나가
정적을 찢듯 날아든다.


긴 기다림 끝에,
단 한순간이
모든 것을 바꾼다.


대전의 새로운 야구장,
김서현의 마지막 투구에
경기를 끝내고자 하는 절박한 마음이 담긴다.


"우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다가올 십 년,
더 이상 '꼴찌'라는 말을
듣지 않으리라.


문현빈의 전력질주에
이기고자 하는 심장이 뛰고,

노시환의 한 방에서는
1999년의 기억이 다시 타오른다.


그 불꽃처럼,
우리는 더 넓은 하늘로 날아오른다.


달 뜬 밤,
그해의 함성을 품고,
새로운 역사를 쓰려 한다.


흐릿했던 과거를 덮고,
우리는 더 큰 페이지를 펼친다.


대전 신 야구장 너머,
축제의 불빛 아래,
하늘 위로 퍼지는 독수리의 고공행진.


불꽃처럼 타오르는 그 순간,
우리의 꿈도 하늘 가득 피어오른다.


그리고,
모든 날개짓을 바라보며,
보문산은 오늘도 고요히 우리를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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