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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쉬는 기억

오래된 도서관

by 필경 송현준

먼지 낀 벽돌 사이,
숨죽인 시간이 조용히 숨 쉰다.


책들은 살아 숨 쉬는 심장,
내 손끝에 닿는 삶의 혈관이다.


잉크마다 흐르는 것은
아버지의 고된 하루,
스승의 무거운 침묵,
그리고 희미한 친구들의 꿈
그 꿈들은 맥박이 되어 내 안을 적신다.


도서관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시간이 켜켜이 쌓인 뿌리,
기억이 피어나는 촘촘한 그물망.


손길 닿지 않은 페이지는

떨어지는 낙엽처럼 바스락,
서서히 흔들리며,
잊힌 시간을 깨운다.


저작권은 숨결을 잇는 혈관,
작가의 맥박 담긴 생명의 줄기,
누구도 끊을 수 없는 이야기.


우리는 그 혈관 따라
삶과 시간을 엮는 수호자,
끝내 꺾이지 않는 깊은 뿌리
잊히지 않는 이름의 나무가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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