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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시작 두달의 마음

서툴지만 한 걸음, 새로운 마음으로

by 필경 송현준

브런치 작가로 선정되었다는 말을
천천히 여러 번 곱씹었습니다.

기쁨이라기보다,
마음 가장자리 조용히 내려앉은 작은 떨림이었어요.


‘내가 이 길을 걸어도 될까’

어스름한 저녁빛처럼 아련하게 퍼져나간 설렘.

처음 쓴 글에 ‘라이킷’이라는

낯선 이름이 달리고,
첫 구독자를 맞이했을 때,
마치 먼 별이 반짝이는 듯

신비로웠습니다.

50명이 되었을 때는
감사함이 조용히 마음에 스며들었고,

100명을 넘자,
내 작은 이야기 속에 누군가

숨 쉬고 있다는 기쁨이 가득했지요.

댓글이 달릴 때마다
가슴 속에 파문이 일었습니다.
그 온기와 위로를 조심스레 품으며,
내 글이 누군가의 밤하늘에 닿기를 바랐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내 안에 낯선 두려움이 스며들었어요.
‘내가 잘하고 있을까?’
‘내 글이 진짜 좋은 글일까?’
확신 없이 흔들리는 마음이
깊은 어둠처럼 내려앉았습니다.

그중 가장 아팠던 건,
소중한 누군가가
구독을 멈추는 순간이었습니다.

아무 말 없이 조용히 사라지는 그 발걸음이
내 가슴 한켠을 조용히 저며왔죠.

그때 도전한 공모전에서 탈락하며
나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걸 배웠고,
잠시 멈추어 돌아섰습니다.

글을 다시 다듬고,
전자책으로도 내며
(부크크와 이퍼플이라는 새로운 창구를 통해),
나의 이야기를 더 깊이 들여다보는 시간이었어요.

그리고 오늘,
171명의 구독자가 내 글을 읽고 있습니다.

숫자 너머에 담긴 무게를 생각하면,
말로 다 할 수 없는 감사함이 가슴에 차오릅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결국 나를 견디고, 이해하는 일이며,
누군가가 조용히 내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는 것만큼
큰 위로가 없음을 알았습니다.

두 달이라는 시간,
작지만 나를 부드럽게 바꾸어 놓았습니다.
흔들리고 멈추고, 다시 걷는 그 모든 순간에
당신이 함께 있어주었기에
이 길을 계속 걸어갑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아주 천천히,

진심을 담아 써 내려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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