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처럼 안보여도 시니까 19

씁쓸 달콤한 자화상

by 송필경

로또는 언제나 안맞는다.


여섯 개의 숫자는
늘 나를 피해간다.

복권을 사러 가는 길,
1등 당첨 몇 회!
현수막이 펄럭인다.
내 마음이 두근거린다.

몇십억을 받으면
아파트 대출 갚고,
카드빚도 싹 갚고,
은행 빚까지 마무리.
적어도 마이너스는 면하겠지.

34평 아파트로 이사하고
차는 고급 세단으로.
부모님께 얼마 드리고,
착한 일도 해야 하니까
기부도 살짝 하고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오른다.

드디어 당첨 번호 발표.
숨을 고르며 번호를 맞춰본다.

역시 꽝이다.
역시나.

로또는,
아내와의 대화 같다.
자꾸 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