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처럼 안보여도 시니까 8

사소한 진심, 묵직한 삶

by 송필경

금요일밤의 생존기


졸립다.
아직 초저녁인데
눈꺼풀이 자꾸 무너져 내린다.
의자에 앉아 있는데,
몸이 먼저 꿈속으로 기울어진다.

그래서 버텨본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유튜브—
화려한 썸네일 속을 떠돌아다녀도
정작 나를 붙잡아줄 건 보이지 않는다.

창문을 연다.
한줄기 별빛쯤은 기대했는데
먼지 낀 도시의 가로등만
희뿌연 숨결처럼 창틀에 걸려 있다.

게다가 바람마저 덥다.
피곤한 숨이 다시 내 어깨를 짓누른다.

안 돼.
자면 안 돼.
이대로 무너지긴 싫다.

버텨야 해.
오늘은 금요일이란 말이야.
내가 평일 내내 기다려온,
그 이름뿐인 자유의 밤이잖아.



작가의 말

- 피로에 눌려도 놓지 못하는 자유라, 어쩌면 스스로를 가두는 굴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