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처럼 안보여도 시니까 5

하루 웃음으로 흐른다.

by 송필경

시간의 이중성


약속에 늦지 않으려
조금 일찍 나왔다.
신호는 한 번에 열리고
주차장은 비어 있었다.
참 평온한 아침이었다.

다른 날,
그보다 더 서둘렀는데
신호는 죄다 빨갛고
주차장은 꽉 막혀 있다.
전화는 재촉하고
나는 익숙한 길에서 길을 잃는다.

그 순간 문득,
이 모든 걸
누가 조율하고 있는 건 아닐까
싶은 생각이 스친다.

시간은 항상
같은 얼굴로 지나가지만
나를 대하는
표정은 매번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