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철학
비가 오기 전,
하늘은 이미 꽉 차 있었다.
곧 울 것처럼 우중충한 기색.
가방 속을 더듬는다.
고장난 우산 하나 나온다.
분명 자주 샀다.
그런데 왜
매번 없을까, 우산은.
편의점 앞에서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눈치만 본다.
바람이 확, 분다.
비를 몰고 온다.
결정했다.
사지 말자.
잊고 싶은 기억들
이 빗물에 떠내려가라고.
한참을 걷다,
비는 예상보다 훨씬
많이 내렸다.
속으로 중얼거렸다.
“어차피 샀어도
다 젖었겠네…”
집에 도착해
샤워하고, TV를 켰다.
날씨 소식이 들려온다.
“내일도 전국에 많은 비가 내리겠습니다.”
아.
우산이 없는데.
망했다.